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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방어권 보장한다더니…기사스크랩·법령 등만 건네”

중앙일보 2020.12.08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이용구 법무부 차관(왼쪽 둘째)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용구 법무부 차관(왼쪽 둘째)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법무부와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징계위 관련 감찰 정보 등의 제공 문제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법무부 측은 “개최 일자를 두 차례 연기하면서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을 보장했다”고 주장하지만 윤 총장 측은 “방어를 위한 필수 정보마저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며 반발한다.
 

윤석열 측 “필수정보 비공개” 반발
“징계위 명단도 전례없다며 안 줘”

이용구, 박상기에 사무실 제공 논란
법조계 “대가성 있다면 뇌물죄”

윤 총장 측은 7일 오전 징계위 간사인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에게 감찰 기록 목록과 누락된 기록, 징계위 위원 명단과 징계위 절차 매뉴얼 등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3일 징계위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전달받은 감찰 기록이 부실한 데다 징계위원 명단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윤 총장 측이 받은 2000쪽 분량의 감찰 기록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언론 기사 스크랩과 법조인 대관 내용, 관련 법령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고 한다. 왜곡·삭제 논란이 불거진 ‘판사 사찰 의혹’ 관련 감찰보고서도 포함되지 않았다.
 
윤 총장 측에 따르면 김 과장은 위원 기피권 행사를 위해 징계위 명단을 달라는 요청에 대해 “전례가 없다”며 “내일(8일)까지 명확한 입장을 주겠다”고 답했다. 누락된 감찰 기록 요청에 대해서는 “(감찰 조사에 참여한)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징계위 절차 매뉴얼을 달라고 하자 “없다”며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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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지난 2일에도 윤 총장 측에 퇴근시간 직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감찰 기록을 받아 가라고 연락해 하루 지나 자료를 수령토록 했다. 이 기록마저 부실해 4일 추가 자료 요청을 하려 했으나 김 과장은 연가를 쓰고 나오지 않았다. 윤 총장 측 관계자는 “주말 동안 대응할 시간을 날렸다”며 “자료 공개를 촉구하는 공문을 다시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징계위원 기피 신청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며 “법무부가 불공평한 징계위를 강행한다면 징계위 결정 이후 행정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을 둘러싼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이 차관은 오는 10일 징계위에 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지난달 중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윤 총장과 관련한 조사를 한 곳이 이 차관의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며 불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조사 당시는 이 차관이 월성 원전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시기라 부절적하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이 차관은 “사무실 방 세 칸 중 한 칸을 8월부터 박 전 장관이 사용했다”며 “법무부 법무실장 재직 시절부터 박 전 장관에게 퇴임 이후 연구실을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고, 제가 모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사무실 무상 제공에 대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이 차관은 “사무실 전체 임차료가 월 3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4개월간 400만원 정도의 혜택을 본 셈이다.
 
한 검찰 간부는 “약속 당시 박 전 장관은 당시 법무실장인 이 차관의 직근상급자(인사 및 감독권자)였다”며 “대가성이 있다면 뇌물죄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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