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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명의냐 고령·장기공제냐...종부세, 매년 9월 선택한다

중앙일보 2020.12.07 15:53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도 매년 9월 과세 방식 변경을 신청하면 고령자ㆍ장기보유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독명의 1주택자와 같은 혜택이다. 부부 공동명의보다 고령자·장기보유 공제가 유리해지는 시점에 맞춰 과세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종부세법에 따르면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매년 9월 16~30일 관할 세무서에 고령자ㆍ장기보유 공제로 변경ㆍ신청이 가능하다.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지역 아파트.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지역 아파트. 연합뉴스

기존 종부세법에선 가족(세대주와 세대원) 중 1명이 혼자서 집을 갖고 있을 때만 1세대 1주택자로 간주해 고령자ㆍ장기보유 세액 공제 혜택을 줬다. 부부 공동명의면 고령자ㆍ장기보유 공제를 받지 못했다. 부부 공동명의일 경우 종부세를 계산할 때 각 6억원씩 총 12억원을 공제하는 혜택이 있어서다.
 
그런데 종부세ㆍ공시가격 인상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정부가 최대 70%인 고령ㆍ장기 보유 공제 한도를 내년에 80%로 올리기로 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일부 1주택자의 경우 부부 공동명의로 12억 기본공제를 받는 것보다 고령자ㆍ장기보유 세액 공제를 받는 게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정부 시책에 맞춰 부부 공동명의로 했는데 ‘오락가락’ 세제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정부와 국회가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도 고령자ㆍ장기보유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부랴부랴 종부세법을 개정한 이유다. 개정 종부세법에서는 매년 9월마다 종부세 공제 기준이 되는 명의를 사실상 ‘부부→단독’으로 바꿀 수 있게 길을 열어뒀다. 대신 고령자ㆍ장기보유 공제 신청을 하면 기본공제 금액은 12억원(부부 합산)이 아닌 기존 단독명의 1세대 1주택자처럼 9억원으로 낮아진다.
 
1주택자인 부부는 매년 9월 공동명의와 단독명의 중 유리한 방식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①현행처럼 부부가 각자 6억원씩 총 12억원의 기본공제(부부 공동명의 과세 방식)를 받거나 ②1세대 1주택자처럼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춰 그 초과분에 세금을 내되 대신 고령자ㆍ장기보유 세액 공제를 받는 방법(1세대 1주택 과세 방식)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이들이 내년 종부세 부담을 줄이려면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더라도 고령자ㆍ장기보유 공제 혜택을 챙기는 게 나을 수 있다. 내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적용되는 공제율은 연령에 따라 20~40%, 5년 이상 장기보유 공제율은 보유 기간에 따라 20~50%다. 두 가지 공제를 모두 받으면 공제 한도는 최대 80%에 이른다.
 
현행 종부세법상 부부 공동명의와 단독명의는 장단점이 있다. 부부 공동명의는 기본 공제(12억원)가 크고, 그에 따라 과표 구간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반면 주택 보유 기간이 길어지고, 주택 소유자의 연령이 높아지면 단독명의에 적용되는 고령자·장기보유 공제율이 높아져 공동명의가 불리해질 수 있다.
공동명의 1주택자가 ‘고령·장기보유’ 혜택 받으면 종합부동산세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공동명의 1주택자가 ‘고령·장기보유’ 혜택 받으면 종합부동산세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예컨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도곡렉슬(전용 84㎡) 한 채를 15년간 보유한 A(65)씨의 상황을 따져보자. A씨와 아내 공동명의인 이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은 15억4900만원이다. 기본공제(12억원)를 감안해도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 더 높아지는 내년에 부담해야 할 종부세는 385만원으로 올해(97만원)보다 4배 가까이 오른다.  
 
대신 A씨 부부가 1주택자처럼 종부세 고령자ㆍ장기보유 세액 공제를 택한다면 내년 종부세는 175만원으로 공동명의(385만원)의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다. 65세 고령자(공제율 30%)로 15년간 장기 보유(50%)한 만큼 총 80%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양경섭 세무사(온세그룹)가 내년 시세반영률을 78.1%로 높인 공시가격(20억3000만원)을 고려해 시뮬레이션(모의계산)한 결과다. 집값은 현재 수준에서 변동이 없고,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만 올라간다는 가정에 따른 수치다.
 
아파트값이 비쌀수록 종부세 세액공제 효과는 커진다. 1세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고령자ㆍ장기보유 공제를 받는 게 낫다.
 
시세 34억 상당(공시가 20억5300만원)의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전용 121㎡)을 갖고 있는B씨 부부가 내년에 부담해야 할 종부세는 357만원 정도다. 단독명의로 고령자·장기보유 세액 공제(80%)를 받아 세금 1200만원가량 아낀 결과다. 부부 공동명의를 선택(872만원)해 12억원의 기본공제를 받을 때보다도 세금을 515만원 줄일 수 있다.
 
양경섭 세무사는 “개인 사례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각각 잘 따져 비교해야 하지만, 공시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서면 공동명의 과세 방식보다 고령자ㆍ장기보유 세액 공제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사는 “주택 한 채를 살 때는 단독명의보다 공동명의가 유리할 수 있고, 공동명의로 12억원 기본 공제를 받다가 보유 기간이 10년 이상 늘고 나이가 많아지면 1세대 1주택 과세 방식(단독명의)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세종=조현숙ㆍ김도년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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