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년중앙] “핵전쟁급 기후위기 막자”···‘1.5℃’ 지키려는 노력 지금 당장 함께해요

중앙일보 2020.12.07 08:20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제 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공식적으로 밝힌 거예요. 지금까지 전 세계 120여 개국이 탄소중립과 기후 관련 선언을 했습니다.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은 각각 2060년, 2050년 탄소중립을 표명한 바 있죠.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이미 구체적인 탄소중립 계획서를 유엔에 제출했고요. 대체 왜 세계 각국이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나선 걸까요. 그 배경부터 차근차근 알아봤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이원용(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나원(서울 봉현초 4)·나율(서울 월정초 4)·한채연(경기도 불곡중 1) 학생기자

탄소중립과 저탄소 생활

  
올해 여름 장마는 1973년 관측 시작 이래 최장 기간인 54일(중부 기준)을 기록했습니다. 태풍도 더 강력해지고 잦아졌죠. 인명·재산 피해도 큰데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농업의 경우 낱알이 제대로 익지 못해 올해 쌀 수확량은 1968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적었어요. 해외로 눈을 돌리면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 산불이 잇따랐죠. 지난해 8만 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던 브라질에서는 올해도 아마존 열대우림을 비롯해 세계 최대 늪지 판타나우에서 계속 불이 나 피해가 컸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올해 약 830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고 밝혔고요. 화재뿐 아닙니다.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6월부터 2달 넘게 쏟아진 폭우로 550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고, 인도·네팔·방글라데시 등에선 몬순 우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이어졌어요.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의 60%가 분포한 브라질에서 지난해 보고된 산불은 2018년보다 84% 급증했다. 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공개한 아마존 일대 화재 현황(2019년 8월 15~22일) 위성사진으로 주황색이 화재 현장을 나타낸다. [NASA]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의 60%가 분포한 브라질에서 지난해 보고된 산불은 2018년보다 84% 급증했다. 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공개한 아마존 일대 화재 현황(2019년 8월 15~22일) 위성사진으로 주황색이 화재 현장을 나타낸다. [NASA]

세계적으로 태풍과 폭우, 대형 화재가 늘어나는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입니다. 곳곳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며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 사하(야쿠티야)공화국 베르호얀스크는 지난여름 기온이 40℃ 가까이 올랐는데요. 예년 평균보다 18도 이상 높고, 1885년 이후 최고 기록이죠. 북극권 시베리아 지역에 위치한 베르호얀스크는 겨울엔 보통 영하 50℃ 밑으로 떨어져요. 세계기상기구(WMO)는 올겨울에도 북극 기온이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죠. 북극권은 지구 다른 곳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간 평균온도가 2~3도가량 올랐고, 최근 10년 사이엔 0.75도가량 상승했죠.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다.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다.

북극뿐 아니라 지구의 평균 기온은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계속 높아지고 있어요.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광범위하게 지표기온 관측에 나선 1850년을 기준으로 보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현재 산업혁명 전보다 1℃ 이상 상승했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IPCC)의 제36차 총회(2013년)에서 최종 승인·채택된 보고서에 따르면 만약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현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배출한다면 2100년에 이르러 지구 평균 표면온도가 4~5도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20세기 중반 이후 관측된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라고 평가했죠.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기후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기온·강수량·바람 등 기후가 변화하는 것인데요. 문제는 앞서 살펴봤듯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 급격하게,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자연적인 변화를 넘어 인간 활동이 일으킨 변화인 거죠. 소중 친구 여러분도 해수면이 높아지며 태평양의 섬나라가 가라앉고 있다는 뉴스 등을 본 적 있을 텐데요. 지난해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앞으로 30년, 핵전쟁에 버금가는 기후변화라는 대재앙이 올 것이다”라는 경고가 나와요. 이를 기후위기라고도 표현합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부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방법까지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출동했습니다. 먼저 찾아간 곳은 국립과천과학관이에요. 이곳에선 12월 31일까지 ‘기후위기, 당장 행동하라’라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죠. 김나원·나율·한채연 학생기자는 전시를 기획한 양회정 연구사를 만나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부터 살펴봤습니다.  
이산화탄소·메탄·프레온가스·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의 화학식 모형을 만들어본 소중 학생기자단.

이산화탄소·메탄·프레온가스·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의 화학식 모형을 만들어본 소중 학생기자단.

온실가스 중에서도 이산화탄소·메탄·오존·아산화질소·프레온가스를 5대 온실가스라고 합니다. 이게 많아지면 낮에 지표면에 흡수된 적외선이 온실에 갇히듯 지구 밖으로 방출되지 못해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죠. 양 연구사는 지구가 뜨거워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했어요. “지구 온도가 1℃ 올라가면 동물들이 살 곳이 없어져요. 2℃ 오르면 산호 같은 해양생물은 전부 멸종하고, 3℃ 오르면 홍콩·상하이가 물에 잠기죠. 5℃ 오르면 극지방 빙하가 다 녹아 내륙지방까지 잠기며 사람들이 살 곳이 적어집니다. 6℃ 오르면요. 생물의 95%가 전멸하고, 인류도 멸망하게 될 거예요.”
 
무시무시한 전망에 저절로 몸이 떨렸습니다. 여름에 평소보다 5~6도 올라 더운 것과는 차원이 달랐죠. 나원 학생기자가 “지구 생명체 95%가 멸종한다니 무섭다”며 “지금도 기후위기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죠. “지금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1℃ 증가했어요. 지난 50년간 전 세계 야생동물의 70%가 사라졌고 100만 종이 멸종위기에 처했죠. 백악기 공룡의 대멸종 이후 처음 벌어지는 이러한 사태를 과학자들은 6번째 대멸종이라고도 합니다. 지질학자들은 대멸종으로 지구에 서식하는 생물종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을 때 지구의 지질시대를 다른 시대와 구분하는데요. 대규모 멸종이 진행 중인 현재 시대를 홀로세와 구분해 인류세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동물의 멸종은 생물 다양성의 파괴로 이어지고, 결국 인간의 생존도 위협받죠. 1.1℃ 증가해도 대멸종을 부를 만큼 생태계가 큰 위협을 받는데 5~6℃ 증가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양회정(맨 오른쪽) 연구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19세기 산업화 시작 이래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로 증가하며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해 설명했다.

양회정(맨 오른쪽) 연구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19세기 산업화 시작 이래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로 증가하며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해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공기가 더워지면 흐름이 정체돼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집니다. 지역에 따라 극심한 가뭄이 들거나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죠. 바닷물 온도도 올라 슈퍼 태풍이 발생하고요. 그뿐만 아니죠. 바닷물이 따뜻해져 우리가 즐겨 먹는 해산물이 사라질 수도 있고, 물 부족으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생산이 줄어들 수 있어요. 옥수수의 경우 지구 표면 평균온도가 1℃ 오를 때마다 생산량이 7%씩 감소하죠. 학생기자단은 전시물을 통해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실감했어요.  
생물의 멸종은 우리나라에서도 진행 중입니다. 환경부는 2017년 우리 국민이 관찰하기 쉽고 기후변화 예측에 유리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100종 및 후보종 30종을 선정했죠. 계절에 따른 생물의 활동, 분포 지역, 개체군 크기 변화 등이 기후변화에 따라 뚜렷하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한 생물종을 국가에서 조사·관리하는 거죠. 소중 친구들이 잘 아는 청개구리를 비롯해 우리나라에만 사는 금강모치와 제비·동백나무 등이 포함됐어요. 나율 학생기자는 “돌처럼 생겼다”며 검은큰따개비 표본을 유심히 살폈죠.
 

기후위기, 당장 행동하라 

기후위기를 두고 여러 예측을 한 인류는 지금까지 크게 세 번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합의를 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이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줄이기로 한 교토의정서(1997년), 참가국이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표면 평균온도가 2℃ 이상 오르지 않도록 단계적 감축하기로 한 파리기후협약(2015년), 전 세계 각국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2010년 대비 45% 줄이고 2050년까지 ‘Net Zero(넷제로)'를 만들어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제48차 IPCC 총회(2018년)가 그것이죠. 최근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선언도 이에 따른 겁니다.
‘기후위기, 당장 행동하라’ 전시에선 우리 국민이 관찰하기 쉽고 기후변화 예측에 유리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환경부 지정)도 살펴볼 수 있다.

‘기후위기, 당장 행동하라’ 전시에선 우리 국민이 관찰하기 쉽고 기후변화 예측에 유리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환경부 지정)도 살펴볼 수 있다.

넷제로는 인간이 활동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입니다. 탄소중립(carbon neutral)·탄소제로라고도 하죠. 이때 양 연구사가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왜 1.5℃일까요?” 생소한 개념을 만난 학생기자단의 얼굴에도 물음표가 떠올랐죠. “간단히 말하면 전부 멸종하지 않기 위해 1.5℃에서 멈추자는 의미예요.”
지구 표면 평균온도가 1850년 이전보다 1.5℃ 올라가는 것과 2℃ 올라가는 것에는 당장 30년 후 미래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폭염에 노출되는 사람이 세계 인구의 9%(7억 명) 수준에 그칠 수도 있고, 28%(22억 명)에 달할 수도 있죠. 영향을 받는 생물종 또한 곤충 6%, 식물 8%, 척추동물 4%일 수도 있지만, 곤충 18%, 식물 16%, 척추동물 8%로 배 이상 늘어날 수 있어요. 그렇게 많은 생물이 사라지면 원래 기후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살펴보기 위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을 찾은 김나원·한채연·나율(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전시를 기획한 양회정(맨 오른쪽) 연구사와 ‘마이너스 에미션’ 관련 체험을 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살펴보기 위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을 찾은 김나원·한채연·나율(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전시를 기획한 양회정(맨 오른쪽) 연구사와 ‘마이너스 에미션’ 관련 체험을 했다.

“지금부터 1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 줄여도, 지구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아예 막을 순 없어요. 적어도 1.5℃ 이내로 억제해 보자는 거죠.” 양 연구사는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기자단을 한 전시물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탄소가스 수집기로 공기 중의 탄소가스를 빨아들이고, 일정량이 차면 흡입기로 배출하는 거였죠. 신나게 탄소가스를 빨아들인 학생기자단이 탄소가스를 흡입기로 가져가자, 화면에 지하의 검은 돌 사이에 탄소가스가 갇히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를 본 채연 학생기자가 “이게 마이너스 에미션이군요. 원리를 자세히 알고 싶어요”라고 말했죠.
“2018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IPCC 총회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각국은 의무적으로 탄소 배출 순(純)제로(Net Zero), 즉 내보낸 탄소만큼 흡수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로 했죠. 그러나 이미 많은 양의 탄소가스가 배출되었으므로 순제로만으로는 전체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 수 없어요. 대기 중의 탄소가스를 모아 액체·고체 상태로 만들어 깊은 바다나 땅속에 강제로 묻어 마이너스 상태로 만들어 나가야만 탄소 농도를 낮출 수 있죠. 탄소 농도를 마이너스 상태로 낮추는 이런 방법을 마이너스 에미션이라 합니다. 방금 탄소가스를 가둔 검은 돌은 현무암이에요. 실제 쓰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온실가스 배출량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는 화석연료 사용이 꼽히는데요. 이를 대신할 신재생에너지도 살펴봤습니다. 태양광·풍력 발전 체험을 해본 학생기자단은 질문을 쏟아냈죠. “신재생에너지는 언제부터 생겼고, 우리나라는 현재 얼마나 많은 신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나요?” 나율 학생기자의 질문에 양 연구사는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지열·풍력 등 자연에서 언제든지 재생 가능한 에너지”라며 설명을 시작했어요. “1980년대 석유 파동으로 환경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하면서 유럽에서 관심을 갖고 장려했죠. 태양광에너지는 집광판으로 태양광을 모아 전기로 변환하고, 지열은 땅속 높은 온도를 모아 전기로 바꾸고, 풍력은 바람의 세기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죠. 우리나라는 현재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의 7% 정도인데, 정부가 2017년 발표한 에너지전환 로드맵에 따르면 2030년까지 20%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채연 학생기자는 “태양광발전은 수명을 다한 패널을 교체·폐기해야 하는데 올바르게 폐기 처분되지 않아 오히려 환경에 위협적이라고 들었다”고 지적하며 “풍력발전도 소음 등 문제가 많은데,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발전기를 만들 수 있을지” 물었죠. “태양광발전에 쓰이는 패널(모듈) 폐기물은 폐기물 감량-재활용(순환 골재 유통)-적정 처리의 과정으로 폐기됩니다. 2030년 2만톤, 2040년엔 8만톤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폐모듈은 유리·구리·실리콘·플라스틱·은 등으로 구성돼 80%는 해체·재활용돼요. 정부는 태양광모듈 재활용센터를 만들고(21년 완공 예정) 있죠. 채연 학생기자가 말한 대로 풍력발전은 친환경이지만 소음·진동 때문에 주변 주민들이 수면장애·어지럼증을 호소하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풍력발전기의 프로펠러를 기둥과 평행하게 세로로 길쭉하게 만들고 높이도 기존의 1/10, 즉 9m로 줄였어요. 발전기 배치 방법을 바꾸는 등 계속 연구하면 더 효율적이고 피해가 작은 풍력발전이 가능해질 겁니다.”
중견 건설사인 (주)한양이 한국남부발전, KB자산운용 및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등과 함께 전남 해남군 구성지구 일대에 준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한양]

중견 건설사인 (주)한양이 한국남부발전, KB자산운용 및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등과 함께 전남 해남군 구성지구 일대에 준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한양]

나원 학생기자는 “전기를 만들 때도 화석연료를 쓰는데, 전기차로 바꾸면 환경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질문했어요. 양 연구사는 “화석연료인 석탄·석유는 사용(연소)하는 과정에서 탄소가스가 많이 발생하지만 전기차는 전기로 이동하므로 탄소가스가 발생하지 않아요. 기후위기의 주범은 탄소가스이니 탄소가스가 나오지 않는 전기차를 사용하는 건 당연히 도움되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소년중앙 독자 또래 어린이·청소년이 실천할 만한 방법을 궁금해하는 학생기자단을 양 연구사가 터치스크린 앞으로 안내했죠. 평소 얼마나 탄소를 배출하는지 알아보는 미니게임이었습니다. 머리 감을 때 뭘 쓰는지, 아침밥을 뭘 먹고 어떤 옷을 입고 뭘 타고 학교에 갈지 고르자 일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 계산돼 나왔죠. 청바지를 즐겨 입는 나원 학생기자가 “청바지 탄소 배출량이 30kg이나 된다”며 놀랐어요.  
‘청바지는 되도록 안 입기’‘걸어서 등교’‘집에서 식물 키우기’ 등 나만의 환경협약서를 만든 소중 학생기자단.

‘청바지는 되도록 안 입기’‘걸어서 등교’‘집에서 식물 키우기’ 등 나만의 환경협약서를 만든 소중 학생기자단.

“학교 갈 때 차를 타는 대신 걸어가면 탄소 배출량이 0이죠.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하고 만들 때 7억5000만 톤의 탄소가스가 발생하는 폴리에스테르 옷이나 청바지는 사지 않고, 필요한 옷만 사서 고쳐 입는 습관이 필요해요. 또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구입하고 가전제품의 플러그는 뽑아 두는 등 실천거리가 많죠.”
설명을 들은 채연 학생기자가 “코로나19로 나타난 지나친 소비주의와 성장주의, 감염을 막기 위한 일회용품 사용 증가 등은 기후위기와 큰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시사점을 염두에 두고 전시를 기획하셨고,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쉽게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고 말했죠. 양 연구사는 “기후위기가 문제다, 몇 도 오르면 어떻게 된다는 말, 전에도 들어봤죠?” 되물었어요. 학생기자단이 고개를 끄덕였죠.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기후위기, 당장 행동하라’를 찾은 김나원·나율·한채연(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청소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처럼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고 지구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기후위기, 당장 행동하라’를 찾은 김나원·나율·한채연(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청소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처럼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고 지구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기후위기 관련 내용을 접하긴 해도 사람들이 실제로 경각심을 느끼는 데는 소홀한 것 같았어요. 지금 당장 탄소 감축 활동을 하지 않으면 30년 후 인류에게 닥칠 핵전쟁급의 대멸망을 모른 채 살아가는 거죠.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전시가 기획됐어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쉽고 비용이 덜 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약간의 비용으로 놀라운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나타내는 마법 같은 방법, 바로 나무를 심는 거예요. 광합성에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나무를 심는 건 탄소가스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생활 속 온실가스 줄이기

청소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영상을 보며 그의 메시지를 가슴에 담은 소중 학생기자단은 각자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방법을 담은 나만의 환경협약서를 작성했죠. 그리고 지금 당장 떠오른 것 외에 더 다양한 탄소 배출 저감 방법을 찾아 나섰습니다. 세 사람이 방문한 곳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였죠. 환경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57개 민간단체 등과 함께 저탄소 친환경 생활양식을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에요. “비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캠페인, 온실가스 진단·컨설팅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종민 팀장의 설명에 모두 눈을 빛냈죠.
나원 학생기자가 먼저 질문했습니다. “한 사람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배출하나요?” 오 팀장이 “통계를 보면 1년에 1인당 14톤 정도 배출한다”고 답하자 모두 깜짝 놀랐죠. “여러분이 여기 올 때 차로 이동했다면 석유 같은 연료를 사용해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여러분 앞에 놓인 책상이나 전기를 만들 때, 밥 먹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생활하는 모든 부분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죠. 그걸 합친 겁니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오종민(맨 왼쪽) 팀장을 인터뷰하며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등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오종민(맨 왼쪽) 팀장을 인터뷰하며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등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잘 조절해서 활용할 수도 있나요?” 채연 학생기자가 뒤이어 질문했죠. “정부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업체에 매년 할당량을 주고, 남거나 부족한 부분을 사고팔 수 있게 한 거죠. 예를 들어 채연학교의 올해 온실가스 할당량이 100kg인데, 학생이 늘어 급식과 냉·난방을 많이 해서 110kg을 썼어요. 근데 나율학교가 90kg만 쓴 거예요. 나율학교는 남은 10kg을 채연학교에 팔 수 있고, 채연학교는 초과한 10kg만큼 배출권을 사서 벌금을 내지 않을 수 있죠.”
온실가스는 공장을 가동하는 등 산업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산업에 규제를 많이 하면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죠. 오 팀장은 “그래서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 줄이기를 목표로 한다”며 “이를 위해 교통·냉난방·전기·자원 등 4개 분야로 나눠 실천수칙을 만들었다”고 소개했죠. 가까운 거리는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하고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 승용차요일제에 참여하는 식이죠. 물 과소비를 막기 위해 양치·세수할 땐 물을 틀어놓지 않고 받아서 쓰고요. 또 냉·난방기 사용을 줄이고 사용 시 적정온도를 유지하며, 가전제품 안 쓸 때 플러그를 뽑는 것으로도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생활 속 탄소 줄이기

생활 속 탄소 줄이기

설명을 듣던 나율 학생기자가 “전자제품 사용에 관해 폭염에도 에어컨을 틀지 말아야 하는 건지, TV 시청 시간을 줄이는 것이 나무를 살리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죠. “여름에 부채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많이 합니다. 물론 부채를 제작·폐기하는 데도 온실가스는 발생해요. 하지만 사용하는 동안에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죠. 이왕이면 덜 발생하는 쪽을 쓰는 거예요. 아예 못 하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에어컨도 부득이하게 써야 한다면 폭염주의보처럼 정말 더울 때, 온도를 18℃ 이렇게 내리는 게 아니라 정부 권고안인 26℃ 정도로 설정하고, 부채나 선풍기를 함께 사용해서 사용량을 줄이는 거예요. TV 역시 켜져 있는 동안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해요. TV를 덜 보는 만큼 온실가스가 줄죠. 온실가스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뭘까요?”
나율 학생기자가 “이산화탄소”라고 답하자 오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죠.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건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것과 거의 비슷해요. 우리가 TV를 보고 에어컨을 켜는 동안 이산화탄소가 나오죠.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해요.” 이때 나원 학생기자가 돌발 질문을 했습니다. “나무는 밤이 되면 산소를 먹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요. 그럼 소용없지 않나요?” 오 팀장은 “그 말도 맞다”며 “하지만 나무가 낮에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 훨씬 많아 괜찮다”고 덧붙였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오종민(왼쪽에서 둘째) 팀장을 만나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등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오종민(왼쪽에서 둘째) 팀장을 만나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등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로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던데요.” 채연 학생기자의 말에 오 팀장은 “경제적 보상의 경우 정부에서 탄소포인트제를 운영한다”고 설명했죠. 탄소포인트제는 전기·상수도·도시가스 등 항목별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따라 연 2회 포인트를 주는 것으로, 포인트는 상품권 등 인센티브로 교환할 수 있죠. “서울의 경우 에코마일리지라고 별도 기준을 시행하는 등 지자체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있어요. 인터넷이나 관할 시·군·구 담당 부서에 방문해서 신청할 수 있죠.”
 
학생기자단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온실가스 줄이기에 참여해야 하는지, 또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더 잘 실천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궁금해했죠. 오 팀장은 “온실가스 줄이기를 안 하기엔 이미 지구가 매우 아픈 상태”라고 강조했어요. “앞으로 살날이 훨씬 많은 어린이·청소년뿐 아니라 여러분의 부모님 같은 기성세대조차도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상황이에요. 지금 우리는 미래 세대가 살 지구를 잠깐 빌려 쓰고 있는 거죠. 이런 점을 알고 있다면 여러분을 위해, 여러분의 후손을 위해 함께 실천해야 하는 겁니다. 이번에 ‘기후행동1.5℃’라는 앱을 개발했어요. 저탄소 생활 실천 일기를 쓸 수 있고 인증샷을 올리거나 기후변화 상식 퀴즈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죠. 초등학생 4~6학년의 경우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고요. 다양한 실천방법도 나와 있으니 한번 찾아보세요. 오늘 학생기자단 여러분이 취재한 내용을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도 알고 실천할 수 있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생활 속 탄소 줄이기

생활 속 탄소 줄이기

인간 활동에 의해 온도가 1℃ 올랐을 뿐인데 지구 전체가 병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류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명백하죠. 한국은 2017년 기준 세계 11위이자 OECD 회원국 중 5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입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은 이제부터 가속할 테죠. 그렇다면 우리도 일상에서 최대한 탄소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뿐인 지구에서 다 함께 잘살 수 있도록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취재하며 제가 자주 입는 청바지가 다른 의류에 비해 5배 정도 높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또 많이 쓰고 있는 일회용품 때문에 계속 쓰레기 섬이 만들어지고 동물들이 고통받고 지구가 병들어 간다는 사실을 듣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지구 온도가 2°C만 올라가도 해양생물이 멸종되고 5°C쯤 올라가면 지구 생물의 95%가 멸종한다는 이야기는 조금 무서웠죠. 지금부터라도 지구를 지키려고 노력하면 후손의 후손들까지 잘살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앞으로 학용품과 옷도 아껴 쓰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니며, 작은 화분이라도 심기 등의 실천을 통해 지구를 지키는 노력을 해 나갈 것입니다. 
-김나원(서울 봉현초 4)학생기자 
 
기후위기 관련해 과천과학관에서 신기한 체험을 했습니다. 태양열로 기차를 움직이고, 바람으로 불을 켤 수 있었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현무암을 이용하는 것도 배웠어요. 연구사님이 말씀하시는 과학 이야기를 전부 알아듣진 못했지만, 지구 온도가 오르는 걸 1.5도로 막아야 한다는 것, 2도 오르면 연어·초콜릿 등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못 먹게 되고, 3도 오르면 홍콩이 물에 잠길 수도 있다고 하신 건 잊을 수 없어요. 앞으로 우리 지구가 위험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기 위해 기후환경네트워크에서 다양한 실천방법을 알아봤어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 등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죠. 
-나율(서울 월정초 4)학생기자
  
과천과학관 기후위기 전시를 보고 연구사님을 인터뷰하며 현재까지 70%의 야생동물이 멸종되었고 점점 멸종 속도가 높아진다는 걸 알고 조금 무서웠어요. 그래도 우리가 현재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노력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에 안심할 수 있었죠. 기후환경네트워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안 쓰는 플러그 뽑기, 이동 시 자전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이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배출해줄 수 있는 식물 키우기까지 조금씩 실천하면 곧 다시 깨끗한 지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은 분께서 일상생활에서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구에 사는 인간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녹색생활을 실천하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한채연(경기도 불곡중 1)학생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