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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앞 1000명 "건배"…'랜선 송년회' 행사업체도 등장

중앙일보 2020.12.07 05:00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울시 등에서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문을 열 수 없다. 이에 따라 직장인 송년회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중앙포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울시 등에서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문을 열 수 없다. 이에 따라 직장인 송년회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중앙포토

#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랜선 송년회를 계획 중이다. 직원 1000여명이 온라인 공간에 모여 2020년을 보내는 것이다. 변연배 우아한형제들 인사총괄 이사는 “올해 송년회는 온택트(Ontact·온라인으로 만나다) 송년회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각자의 집에서 송년회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딥톡46]코로나 시대의 송년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이 시작되면서 직장인 사이에선 송년회 고민이 한창이다. 일찌감치 송년회를 취소한 곳도 적지 않다. 점심을 먹으며 조촐하게 대신하는 곳도 있다. 반면 우아한형제들처럼 랜선 송년회를 마련하는 기업도 있다. 네이버 클라우드 내 일부 팀도 이달 초 랜선 송년회를 열었다. 재택근무를 1시간 일찍 마치고 화상회의를 통해 송년회를 치렀다.
코로나19로 직장인 회식과 송년회 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30대 직장인 사이에선 랜선주점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중앙포토

코로나19로 직장인 회식과 송년회 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30대 직장인 사이에선 랜선주점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중앙포토

 

20~30대 직장인 사이 '랜선주점' 인기 

랜선 송년회는 오프라인 송년회를 대체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직장인 사이에선 온라인 만남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랜선주점'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집에서 각자 안주와 술을 준비해 화상회의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나 한 잔 걸친다. 재계 20대 그룹사에서 일하는 30대 박모(34) 과장은 “미혼인 친구들과 종종 불금이 아닌 불택트 만남을 가지고 있다”며 “통닭, 맥주 등을 주문해 놓고 얘기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고 말했다. IT 회사에 일하는 입사 3년 차 김모(29) 대리는 “맥주 한 잔 놓고 친구들과 줌(Zoom) 앱으로 수다 떠는 게 어색하지 않게 됐다”며 “앱의 무료회의 시간인 40분 동안 떠들다 깔끔하게 헤어진다”고 말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30대 성인남녀 2275명에게 ’2020년 송년회 계획'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도 이런 트렌드를 일부 반영한다. ‘올해 송년회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33.3%에 불과했다.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88.5%)와 비교해 55%p가 떨어진 것이다. 올해 송년 모임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겠냐는 질문에는 조용하게(46.1%) 와 적은 인원만 모여 단출하게(41.5%) 다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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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송년회 행사대행 업체도 등장 

랜선 송년회가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송년회를 주관하는 행사대행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A 행사대행사 대표는 “랜선 송년회는 프로그램을 잘 짜놓지 않으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A4 용지 등에 새해계획을 적어보라는 등 직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업 인사 담당자 사이에선 랜선 송년회 대행업체 수소문에 나서는 진풍경까지 펼쳐지고 있다. 한 대기업 유통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송년회를 대신할 수 있는 랜선 송년회를 고민 중”이라며 “랜선 송년회가 많아지다 보니 적당한 대행업체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랜선 송년회에서 나아가 언택트 종무식과 시무식을 준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언택트 행사가 기업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 사이에선 “불필요한 보고와 회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많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IT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에 따른 직장인 인식변화로 비대면 업무방식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 “기업도 비대면 업무방식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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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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