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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매력적인 인테리어, 공간 연출의 영원한 정답은 OO이다"

중앙일보 2020.12.07 04:53
Editor`s Note 2021 공간 트렌드로 '소규모', '로컬', '재생'이 꼽혔습니다. 이 중 '소규모'는 작더라도 안전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집 근처, '로컬'에 관심을 둡니다. 여행에서, 업무에서 로컬을 활용한 공간이 주목받습니다. 익숙한 새로움, 사람들은 '재생' 공간을 찾습니다. 단순 건물 재생이 아니라 지역의 콘텐츠를 담은 공간이 발길을 끕니다.
2021 폴인 트렌드북 인터뷰에 참여한 공간 전문가 7인

2021 폴인 트렌드북 인터뷰에 참여한 공간 전문가 7인

① 소규모: 피로한 공간은 이제 못 갑니다

 

"우리에게는 존재 이유와 역할이 명확하며, 일희일비하지 않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퍼셉션의 최소현 대표는 2021년 공간 트렌드로 '위로'를 꼽으며 이처럼 말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집 밖에 나가길 꺼리고, 그러면서도 외출을 통한 기분전환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공간이 묵묵히 공간의 일을 한다면, 사람들은 그 공간에 위로받을 수 있다고요.
 
이런 공간은 필연적으로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볼 것이 많고, 사람도 많아 북적이는 공간에서 위로받기는 어렵습니다. 대형서점보다 동네서점이, 미로처럼 얽힌 쇼핑몰보다 번화가에서 벗어난 소형 카페, 편집숍 등에 마음을 뺏깁니다.
 
‘스페이스클라우드’라는 공간 공유 서비스를 운영 중인 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는 폴인스토리 〈코로나 위기에도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사라지지 않는다〉에서 소규모에 대한 니즈는 지속될 것이라 말합니다. 

 

작은 공간의 수요는 앞으로 많아질 건데, 코로나19가 그 양상을 더 극명하게 보여준 거죠. 많은 사람이 함께 머무는 공간에 대한 공포가 생겼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와 만나기를 꺼리게 됐으니까요. 그 결과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공간에 대한 소비가 많아졌고요.

 
폴인 스토리북 〈박지호가 만난,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 1화에서 소개한 식스티세컨즈 라운지는 소규모를 콘셉트로 한 상업 시설의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100% 예약제로 운영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침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태원 구 레바논 대사관을 리뉴얼한 이곳은 고객이 ‘집과 같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라운지를 운영합니다. 나무로 된 천장과 창 밖으로 바라볼 수 있는 수목의 풍광 등이 날카롭고 딱딱한 백화점 침구 매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죠.
식스티세컨즈 라운지의 모든 창 밖으로 초록 풍경이 펼쳐진다. ⓒ 송승훈

식스티세컨즈 라운지의 모든 창 밖으로 초록 풍경이 펼쳐진다. ⓒ 송승훈

이렇게 ‘위로를 주는 공간’을 주거로 확대하면 어떤 모습일까요? 폴인스토리에서 소개한 소셜아파트먼트 테이블(t’able)이 좋은 사례입니다. 2018년에 시작된 프로젝트인데요. 코로나19 이후,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일반화될 전망입니다.
 
테이블은 먼저 ‘편리한 주거’, ‘좋은 주거’라는 본질을 고민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집’은 잠을 자는 역할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집의 고유한 목적, 내 취향을 반영한 공간이라는 점도 잊지 않았습니다. 테이블은 6개의 라이프스타일로 나누고, 시나리오에 맞게 공간을 설계해 입주자가 따로 또 같이 ‘좋은 집에서의 삶’을 누릴 수 있게 합니다.
테이블 내부 모습. 최소현 대표는 브랜드 살롱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서점에서 테이블 멤버를 위해 큐레이팅한 서가를 테이블의 가장 매력적인 서비스로 꼽는다.

테이블 내부 모습. 최소현 대표는 브랜드 살롱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서점에서 테이블 멤버를 위해 큐레이팅한 서가를 테이블의 가장 매력적인 서비스로 꼽는다.

퍼셉션 최소현 대표는 “우리를 피로하게 하거나 위안을 주지 못하는 공간은 더 이상 존재의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 같아요”라고 말했는데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집 밖은 위험하다’고 말하는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한 상업시설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 전략 중 하나가 작더라도 따뜻한 위로를 주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고립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상으로 어떻게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만들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집무실'에서는 좌석 형태를 다양하게 시험해보고 있습니다. 방역이 걱정되지 않을 정도의 '분리'는 가져가되, 고립감이 들지 않는 적정선을 찾아가고 있죠. 좌석에 붙은 파티션의 높이가 몇 cm 달라질 때마다 고객들이 느끼는 기분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죠." 

 
집무실 김성민 대표의 말입니다. 그의 말처럼 고립감이 느껴지지 않으면서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게 과제인 것 같습니다.
 
 

② 로컬 : '집근처'의 가치를 발견하다

 
크립톤 벤처스 민욱조 대표는 폴인스토리북 〈라이프스타일의 미래, 로컬에서 찾다〉 4화에서 로컬 크리에이터에 대해 말합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이 가진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공간 창업으로 로컬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스타트업도 여기에 포함합니다.
 
이번 폴인트렌드북 인터뷰에 참여한 7인의 대표 중 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 네오벨류 정종현 부사장, 지랩 공동대표이자 스테이폴리오 이상묵 대표, 그리고 집무실 김성민 대표 등 4인이 2021년 공간 트렌드로 '로컬'을 꼽았습니다.
 
정수현 대표는 “코로나19로 다수가 모이는 공간은 제한되고, 소수가 삼삼오오 모이는 공간이 늘면서, 동네 주변 생활편의시설에 대한 검색 니즈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상묵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다"며 "자기와 가까운 곳, 자기가 태어난 동네, 자기의 나라에 대한 궁금함이 커졌다"고 말합니다.
동네 가게와 콜라보로 서비스하는 동네호텔 로컬스티치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동네 가게와 콜라보로 서비스하는 동네호텔 로컬스티치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로컬이라고 하면 이렇듯 여행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집근처’의 가치는 여행에만 한정돼 있지 않습니다.
 
직장인에 일상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쏟는 일이 바로 업무입니다. 코로나19로 이 업무 환경에도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라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누구나 집에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런 간극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김성민 대표는 해답으로 로컬, 즉 ‘집근처 사무실’을 제시합니다.
 

"사람들의 행동 반경이 좁아지며 '집근처'의 가치에 보다 더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익숙한 근린생활시설들을 넘어 어떤 공간들이 우리 주변에 필요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집무실'이라는 브랜드는 코로나 이후 늘어난 재택근무, 원격근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입니다. 집에서 혹은 근처 카페에서 일하기에는 뭔가 아쉬웠던 점들을 해결해주는 업무 공간 서비스죠. 온라인 상에서 '집근처'의 가치에 주목한 당근마켓처럼 '집근처' 오프라인 업무 공간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새로운 시도입니다."

집무실은 2020년 안에 5개 지점을 내고 2021년까지 100개 지점을 내는 게 목표다. 위치는 모두 주거지다. ⓒ최지훈

집무실은 2020년 안에 5개 지점을 내고 2021년까지 100개 지점을 내는 게 목표다. 위치는 모두 주거지다. ⓒ최지훈

또한 불필요한 네트워킹 행사를 줄이고, 업무 집중에 최적화한 워크모듈의 개발로 오피스라는 본연의 공간 역할에 집중했다는 점은 앞서 트렌드로 제시한 ‘소규모’와도 결이 맞닿아 있습니다.
 
집무실의 탄생 과정은 폴인스토리 〈집에서 10분 거리, 내 '집무실'이 생긴다면?〉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③ 재생: '지속 가능한 공간'을 위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

 
‘공간의 재생’이란 무엇일까요? ‘다시 살아난다’는 뜻의 재생은 공간 뒤에서 다양한 뜻을 연출합니다. 친환경인 공간, 오리지널리티를 느낄 수 있는 공간, 숨은 히스토리를 끄집어낸 공간도 재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수동에 있는 루이스폴센 매장. 골판지 공장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서까래와 오래된 물탱크 등 공간의 원래 모습을 짐작하게하는 장치가 많다. ⓒ 루이스폴센

성수동에 있는 루이스폴센 매장. 골판지 공장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서까래와 오래된 물탱크 등 공간의 원래 모습을 짐작하게하는 장치가 많다. ⓒ 루이스폴센

이상묵 대표가 운영하는 지랩의 프로젝트는 재생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공간 디자인 그룹 지랩은 충청남도 서산을 시작으로 서울 창신동, 제주, 서촌 등 다양한 지역에서 스테이(호텔)를 운영합니다. 스테이를 하게 된 이유는 도시 재생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역 도시의 특색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하시지만, 사실 공적으로 그걸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그다지 없습니다. 땅이든 건물이든 개인 소유자가 있으니까요. 옛것에서 일부를 남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건축주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리노베이션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남기는 것'입니다. 그냥 모두 부수는 건 오히려 쉽죠. 해외에는 옛것을 보존한 공간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곳이 별로 없어서 항상 안타까웠어요. 저희는 후세에게 남겨주고 싶은 공간,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상묵 대표가 운영하는 스테이폴리오. 좋은 스테이를 큐레이션해 소개해주는 웹진이자 예약 플랫폼이다. 지랩이 만든 공간은 여기에서 예약할 수 있다. ⓒ스테이폴리오

이상묵 대표가 운영하는 스테이폴리오. 좋은 스테이를 큐레이션해 소개해주는 웹진이자 예약 플랫폼이다. 지랩이 만든 공간은 여기에서 예약할 수 있다. ⓒ스테이폴리오

특히 서촌에 있는 서촌유희의 경우 서촌이라는 마을을 하나의 호텔로 여기고, 서촌유희가 호텔 지배인이 되어 서촌 곳곳을 소개합니다. 로컬이라는 주제와도 맥을 함께 하죠. 이들이 생각하는 재생과 재생 공간에 관한 이야기는 폴인스토리 〈서촌유희, 마을은 호텔이 되고 골목은 엘리베이터가 된다〉에서 더 만나볼 수 있습니다.
 
최소현 대표는 재생을 ‘기록’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지금만 반짝거리는 공간은 점차 빛을 잃어갑니다. 하드웨어만 살린 재생공간은 이제 그만 만들어져도 되지 않을까요? 그 공간에서 새롭게 경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각자의 노트에, 그리고 공간이라는 커다란 노트에 기록되고 이후에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moments to memories'가 구현되는 공간을 기대합니다."

 
정종현 부사장은 이 재생을 '그린(Green)', 즉 자연으로 정의합니다.
 

"(자연은) 어떤 인테리어나 공간연출 요소보다 매력적이고, 영원한 정답입니다."

 
지금까지 소규모, 로컬, 재생 3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2021년을 전망해보았습니다.
 
3개의 키워드를 포함해, 공간 전문가가 주목하는 20개의 키워드를 아래에 소개합니다.
김성민(집무실 대표)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무인화를 통한 비용 효율화는 큰 흐름이 될 것입니다. '무인화의 결과물이 얼마나 상대적으로 차갑게 느껴지지 않게 사용자 경험을 설계할 것인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무실' 대표로서 우리가 고객의 성향과 사용 습관을 기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장치들을 연구 중입니다. 가령 전용 앱 QR 코드를 통해 출입하는 순간, 고객이 선호하는 조도와 온도가 자리에 미리 세팅되는 등의 일이죠. 매니저가 상주하지 않더라도 '나는 항상 케어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지혜(STS개발 상무)
"상가건물임차보호법으로 상권 지역에서 단기 대관이 늘어나면서 팝업 공간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내년에 눈여겨 볼 만한 부분입니다."
이상묵(스테이폴리오 대표)
"코로나19 이후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자기와 가까운 곳, 자기가 태어난 동네, 자기의 나라에 대한 궁금함이 커졌고 사람들은 작은 여행을 해가는 것 같습니다. 짧지만 지역 구석구석을 안전하게 스미는 여행을 즐기고 있어요. 스테이폴리오는 그 작은 여행을 위한 작은 숙소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정수현(앤스페이스 대표)
"건물주는 유휴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 오퍼레이터는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으로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실험하기 위해 팝업 형태를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프로젝트 렌트와 아모레퍼시픽의 실험이 이를 잘 보여주죠."

최소현(퍼셉션 대표)
"기술 구현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공간에 구현됩니다. 로봇, 인공지능, 수많은 데이터를 비롯한 여러 기술은 공간경험을 더 멋지게, 소외되었던 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또 물리적으로 그 공간과 떨어져 있더라도 늘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입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족의 증가로 각종 해외여행, 레저 비용 대신 집에 투자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인테리어O2O, SaaS 서비스 런칭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2021 공간 트렌드의 이야기와 더 많은 스토리는 폴인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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