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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HIV 감염관리에 켜진 경고등 끌 ‘K방역’ 시급

중앙일보 2020.12.07 00:04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김상일 대한에이즈학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상일 대한에이즈학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생활방역 지침을 준수하느라 애쓰고 있는 시민과 검사·치료·예방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 방역 관계자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전문의 칼럼
김상일 대한에이즈학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12월 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는 것을 목적으로 1988년 제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에이즈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법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에이즈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 일부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체계가 파괴돼 다양한 감염 질환과 암 등의 증상이 나타난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HIV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조기에 진단·치료받아 면역 기능을 회복하면 에이즈라 부르지 않으며 정상인처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2015년 유엔에이즈(UNAIDS)는 2030년까지 에이즈 종식을 위해 HIV 검진과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강화하자고 결의했다. 올해까지 ‘90-90-90 캠페인’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HIV 감염인의 90%가 검사를 통해 감염 사실을 인지하고 확인된 감염자의 90%가 치료를 받고, 치료자의 90%가 치료 효과가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괄목할 만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UNAIDS에 따르면 전 세계 HIV·AIDS 신규 감염인은 97년 약 28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에 국내 HIV 감염관리는 ‘경고등’이 켜졌다. 신규 감염인이 오히려 10년간 증가한 것이다. 올해 발표된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2010년 837명이었던 신규 감염인 수가 2019년 1222명으로 늘었다. 20~40대가 전체의 80.3%를 차지한다.
 
HIV 감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신속 검사를 통해 결과가 20분 만에 나온다. 전국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익명 검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 기능이 약화한 상황이라 우려된다. 코로나 상황과는 별도로 사회안전망 유지 차원에서 보건소 기능이 회복될 필요가 있다. HIV 진단에 대한 접근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HIV 치료는 완치를 꿈꿀 만큼 효과와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과거에 한 움큼씩의 알약을 복용해야 했다면 이제는 작은 알약 한 알로도 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 치료만 받으면 일반인과 똑같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올해는 ‘세계 에이즈의 날’을 제정한 지 33년이 되는 해다. 이제는 에이즈가 혈압·당뇨병처럼 약만 꾸준히 먹으면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패러다임이 변했다. 코로나19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K방역’이 HIV 감염에도 적용돼 자발적인 검사와 함께 보건소의 HIV 조기 진단 및 전문가를 통한 빠른 치료로 국내 HIV 감염관리의 경고등을 ‘초록불’로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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