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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급 부족에 ‘미니 아파트’까지 뜬다는데…

중앙일보 2020.12.07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미니 아파트’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늘고 있다.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방 2개까지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세운지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평면도.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미니 아파트’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늘고 있다.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방 2개까지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세운지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평면도.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서울 강남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로 꼽힌 역삼동 스포월드가 주거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시행사인 지웰스포월드PFV가 스포월드를 250여 가구가 살 수 있는 26~82㎡(이하 전용면적) 주거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등을 갖춘 원에디션으로 다시 짓는다. 주거시설은 대부분 50㎡ 이하 소형 도시형생활주택과 일부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정한영 미드미네트웍스 전무는 “집값이 뛰고 전세난 등이 극심한 상황에 강남에 주택 공급이 부족해 주거시설로 재건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9년 도입된 도시형생활주택
올해 7만 가구 가까이 인허가 예상
전매제한 짧고 청약가점 상관 없어
임대주택 세제혜택 없는 건 단점

집값 급등과 전세난으로 몸살을 앓는 주택시장에 ‘미니 아파트’가 주택 공급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건설 인허가를 받은 도시형생활주택은 5만여 가구다. 연말까지는 6만8000여 가구로 예상된다. 지난해(3만5000여 가구)의 2배 가깝다. 반면 올해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의 70%선인 14만여 가구로 급감할 전망이다.
 
서울에서도 아파트가 3만6000여 가구에서 2만3000가구로 줄어드는 사이 도시형생활주택은 1만7000가구에서 1만9000여 가구로 늘어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완화한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다. 집 크기와 건물 유형에 따라 아파트에 들어서는 50㎡ 이하 원룸형과 85㎡ 이하 단지형 다세대·연립으로 나뉜다.
 
아파트 줄고 도시형생활주택 크게 늘어

아파트 줄고 도시형생활주택 크게 늘어

도시형생활주택에는 원룸형 수요가 많다. 그래서 초소형 아파트값도 강세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의 주택형별 3.3㎡당 시세가 59㎡ 7500만원, 84㎡ 7000만원 정도인데 27㎡는 9000만원 선이다. 27㎡(12평형)가 10억9000만원까지 거래됐다.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의 방 하나짜리 49㎡ 전셋값은 13억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크기 매매 최고가는 17억4000만원이다.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말만 원룸형일 뿐 방을 2개까지 만들 수 있다.
 
주택업체도 도시형생활주택 건설에 적극적이다. 분양가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아 사업성이 낫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상업·업무시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기존 빌딩 등의 변신도 활발하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아파트 대단지를 짓기는 어려운 소규모 빌딩·상가·음식점 등이 단지 규모가 크지 않은 도시형생활주택 부지로 적당하다”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동에 고깃집으로 유명한 사리원 자리에도 주거용 오피스텔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강남구 논현동에서 분양한 펜트힐캐스케이드 도시형생활주택도 음식점 자리에 들어선다.
 
가격은 규제가 없는 탓에 상한제 등의 적용을 받는 일반 아파트보다 다소 비싸지만 주변 시세보다는 저렴하다. 강남에서 대개 3.3㎡당 6000만~7000만원이다.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50㎡ 이하 시세가 3.3㎡당 8000만~9000만원이다. 2억~4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분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에 비하면 ‘로또’라고 할 만큼 시세차익 액수가 많지 않지만 전매제한 기간이 입주 때까지로 짧고 청약가점제와 상관없이 청약 문턱이 낮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있다. 그동안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임대수익용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정부의 규제 강화로 세금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7·10대책을 발표하며 아파트 등록임대주택의 세제 혜택을 없앴다.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보유세·양도세 등에서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 중과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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