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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방귀 뀌어야 잘 먹은 것으로 보는 캐나다 원주민

중앙일보 2020.12.06 12:00

[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38)

외국에 나가 음식을 먹다 보면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다. 우리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해외에서는 크게 예절에 어긋나는 실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음식을 먹을 때는 가급적 “쩝쩝”, “후루룩” 등의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하고,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든 다음에 식사를 시작해야 한다.
 
입안에 음식물을 많이 넣고 이야기를 하면서 음식을 먹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고 입을 다문 채 음식을 씹어야 하고, 음식을 모두 삼킨 다음에 말을 하는 것이 좋다. 반찬을 뒤적거리거나 젓가락으로 콕콕 찍고, 음식에 대해 맛이 있다, 없다는 등의 평가를 하는 것은 예의 없는 행동으로 여겨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식사할 때 어떤 예절을 중요시할까? 외국인 친구와 식사를 하거나 해외 출장 시 공식 석상의 만찬을 즐길 때 실수하지 않으려면 다른 나라의 식사예절을 꼭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영국
영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음식을 제공받기 전까지 혼자 먼저 식사를 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다. 팔꿈치를 식탁 위에 올려놓거나 턱을 괴고 있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사진 piqsels]

영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음식을 제공받기 전까지 혼자 먼저 식사를 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다. 팔꿈치를 식탁 위에 올려놓거나 턱을 괴고 있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사진 piqsels]

 
영국은 신사의 나라답게 식사예절이나 테이블 매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모든 사람이 음식을 받기 전까지 혼자 먼저 식사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다. 음식은 입을 벌리지 않고 씹는 것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다.
 
어릴 때부터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올바르게 식사하는 방법을 배운다. 식사하는 동안 팔꿈치를 식탁 위에 올려놓거나 턱을 괴고 있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식탁 위 멀리 있는 음식은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집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좋다. 식사 중에 나이프를 입에 넣거나 핥지 말아야 하며 냅킨은 입을 닦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에게서 먼 쪽으로 수프 그릇을 기울여야 하고 숟가락도 바깥 방향으로 저어야 한다.
 
프랑스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식사를 오랫동안 음미하면서 먹는다. 특히 저녁 식사는 약 3~4시간 정도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곤 한다.
 
‘식사는 왕처럼 즐겨라’라는 격언처럼 까다롭고 복잡한 프랑스의 식사 예절은 식당에서 자리를 잡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식당에서 웨이터의 안내로 자리를 잡고 냅킨은 앞쪽이 아닌 뒷면을 사용한다. 영국에서는 두손이 모두 테이블 위에 있으면 실례라고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식사 내내 테이블 위에서 두 손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나이프와 포크는 바깥쪽에 놓인 것부터 순서대로 사용하고 칼날은 항상 안쪽을 향해 놓는다.
 
수프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스푼으로 떠먹고 생선 요리는 포크로 생선의 머리를 누르고 포를 뜨듯이 잘라 먹는 것이 좋다. 생선이 통째로 나왔을 경우 윗면을 먹고 난 후 뼈를 발라 옆쪽에 놓은 후 아랫면을 먹어야 하며 뒤집거나 하면 안 된다. 육류 요리는 미리 자르지 말고 조금씩 잘라서 먹어야 하고 닭 다리도 들고 먹으면 안 된다. 참 복잡하고도 까다롭지만 하나하나 몸에 식사예절을 익히다 보면 어느새 진정한 프랑스의 미식의 세계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독일
독일에서는 술이나 물을 따를 때 잔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음식이나 술 등을 권할 때에는 한 번 "No"라는 대답을 들으면 거듭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사진 pxhere]

독일에서는 술이나 물을 따를 때 잔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음식이나 술 등을 권할 때에는 한 번 "No"라는 대답을 들으면 거듭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사진 pxhere]

 
독일에서도 식사 예절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날씨가 음산하고 비가 많이 오는 독일 날씨 때문인지 감기에 걸리는 일이 흔하다 보니 식탁에서 코를 푸는 행위는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다. 술이나 물을 따를 때 잔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음식이나 술 등을 권할 때는 한번 ‘No’라는 대답을 들으면 거듭 강요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술잔을 대신 채워주는 행위는 우리에게는 흔한 일이지만 독일에서는 상대방을 어린애 취급하며 무시하는 듯한 태도이므로 삼가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감자를 많이 먹고 있는데 요리된 감자는 칼로 잘라서 먹는 것이 아니라 포크로 으깨서 먹는다.
 
헝가리
헝가리에서는 맥주를 마실 때 ‘치어스(Cheers)!’라고 외치며 건배를 하는 것은 엄청난 결례이다. 1848년 헝가리혁명을 진압한 오스트리아인이 맥주잔으로 축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헝가리인은 무려 170년이 넘도록 맥주잔으로 건배를 외치지 않았다고 한다. 맥주 이외의 주류를 마실 때는 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외쳐도 좋다.
 
스페인
스페인은 일반적으로 점심은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먹고, 저녁은 9시에서 11시 사이에 먹는다. 또한 식사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좋다. 단 스페인 사람들은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신상정보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금기다. 식사할 때는 두 손 모두 식탁 위에 올려놓고, 머리를 숙이지 않고 먹는 것이 매너라고 한다. 한 손을 무릎 위에 두고 한 손으로 식사하면 예의 바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멕시코
멕시코의 대표 음식 타코를 먹을 때는 나이프나 포크를 이용하지 않고 엄지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을 이용해 타코를 먹는다. 또한 아침은 가볍게, 점심은 충분히, 저녁은 다시 가볍게 먹는다. 그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을 때 쩝쩝대거나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식사할 경우 식사 후 팁은 음식값의 10~15% 정도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나가는 것이 예의다. 초대한 사람이 “Buen provecho(맛있게 드세요)” 할 때까지 기다려야지, 먼저 음식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한다. 또한 초대장소에 30분 정도 늦게 도착하는 것이 주인에 대한 예의라고 한다.
 
일본
일본에서는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젓가락만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국을 먹을 때도 국그릇을 손에 들고 젓가락을 이용해 건더기를 먹은 후 국물을 마신다. [사진 pixabay]

일본에서는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젓가락만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국을 먹을 때도 국그릇을 손에 들고 젓가락을 이용해 건더기를 먹은 후 국물을 마신다. [사진 pixabay]

 
일본의 젓가락은 생선과 해산물을 많이 먹어서인지 끝이 아주 뾰족하다. 왼손으로 밥그릇을 들고 오른손으로 젓가락을 사용해 음식을 먹는다. 이때 입이 음식으로 향하는 것은 짐승만 하는 행동이라 여겨 식사할 때 상반신을 앞으로 숙이지 않는다.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젓가락만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국을 먹을 때도 국그릇을 손에 들고 젓가락을 이용해 건더기를 먹은 후 국물을 마신다. 또한 일본에서는 음식을 젓가락으로 절대로 전달을 해서는 안 된다. 일본인은 장례식에서 화장하고 남은 뼈를 긴 젓가락으로 모으기 때문에 자칫 무례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
 
중국
식사할 때 젓가락을 식탁에 세게 내려놓거나 젓가락으로 음식을 찌르는 등의 행위를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또한 중국인은 음식을 모두 먹으면 준비했던 음식이 부족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 때문에 식사하고 음식을 조금 남기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단 개인용 접시에 담은 음식은 남기지 않는 것이 예의이며, 개인용 접시에 음식을 담을 때에는 공용 수저를 이용해야 한다.


태국
태국에서는 그릇 위에 젓가락을 올려두는 행위가 죽음을 의미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식사할 때 그릇 위에 젓가락을 남겨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포크로 음식을 찍어서 먹지 말고 포크는 숟가락 위에 음식을 얹을 때만 사용한다. 아울러 음식을 먹을 때는 천천히 소리 내지 않고 입술을 오므린 채 먹어야 하며, 국물이 있는 음식은 손으로 그릇을 들지 않고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야 한다. 어느 자리에서든 음식값은 가장 부자인 사람이 모두 내는 전통이 있다.
 
인도
인도에서는 식사를 할 때 오른손을 사용해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식사 중 이야기를 하는 것을 무례한 행동이라고 여기므로 오롯이 식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사진 pxhere]

인도에서는 식사를 할 때 오른손을 사용해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식사 중 이야기를 하는 것을 무례한 행동이라고 여기므로 오롯이 식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사진 pxhere]

 
인도는 주로 손으로 음식을 먹기 때문에 식사 전후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식사할 때는 오른손을 사용해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인도인이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식사 중 술은 멀리하는 것이 좋으며, 식사 중 이야기를 하는 것을 무례한 행동이라고 여기므로 오롯이 식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잠비아
식사를 완전히 마칠 때까지 계속 먹어야지, 먹다가 쉬다가 또 먹으면 모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음식 재료를 물어보는 것은 주인이 독살하려 한다고 의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칠레에서는 손에 나이프 등 날붙이를 들고 얘기하는 것이 엄청난 결례라고 생각하고 음식을 입으로 불어가며 먹는 것을 무례하다고 여긴다. 이집트에선 차를 따라줄 때 받침 접시로 넘쳐흐르도록 따라야 하고, 다른 사람 식사를 엿보는 것은 무례한 것으로 여긴다.
 
남아공에선 식사 중에 눈길이 마주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아프가니스탄에선 빵이 바닥에 떨어졌을 경우 주운 다음 반드시 키스를 해야 한다고 한다. 캐나다 북부 원주민 이누이트 족은 식사 후엔 꼭 방귀를 뀌어야 식사를 잘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밖에도 나라별로 식사예절도 참 다양하다. 많은 것이 다르지만, 상대방을 배려하고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음식을 즐겨야 한다는 공통적인 규범이 밑바탕에 깔렸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못하고 외국인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가끔은 해외의 식사예절을 돌아가면서 체험해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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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 전지영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필진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 모두 꿈꾸는 세계여행.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음식이다. 전 세계의 음식을 통해 지구촌 생활상을 엿보고자 한다. 우리 생활 전반에 찾아온 수입식품과 세계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더해 맛으로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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