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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 “시월드? ‘산후조리원’ ‘며느라기’서 해답 찾을 수 있어”

중앙일보 2020.12.06 08:00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사랑이 엄마 조은정 역할로 호평받은 박하선. [사진 키이스트]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사랑이 엄마 조은정 역할로 호평받은 박하선. [사진 키이스트]

‘풀메이크업에 진주 귀걸이를 한 산모’.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 대본에 적혀있던 지문이다. 쌍둥이 아들에 이어 셋째 아들을 출산한 사랑이 엄마 조은정의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대목. 4일 서면으로 만난 배우 박하선(33)은 “비현실적이지만 데뷔 이래 처음으로 꾸밀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 신났다. 조리원 복장 안에서 최대한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명품 스카프, 개인 소장 헤어밴드, 제가 썼던 아대와수면 양말까지 총동원해 ‘나는 여왕벌이다’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산후조리원’서 우아하면서도 짠한 완벽맘
초보 ‘며느라기’로 변신해 고부갈등 다뤄
“조리원 동기가 추천, 먼저 러브콜 보내
결혼 여부, 자녀 유무가 핸디캡 되지 않길”

 
겉보기엔 프로 골프 선수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육아도 완벽한 프로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독박 육아에 지쳐 자신을 잃어가는 캐릭터에 대해 그는 “우아하고 도도하면서도 웃기고 짠하고 귀엽고 슬픈 정말 복합적이고 버라이어티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 ‘얄밉다’는 반응에 쾌재를 불렀어요. 그리고 점점 후반으로 갈수록 ‘짠하다’ ‘공감 가서 미워할 수 없다’며 지지하는 댓글을 보며 즐겁고 감사했죠.”
 

“엄마는 이기적이어야만 해요” 대사 공감

박하선은 “데뷔 후 처음으로 꾸밀 수 있는 역을 맡아 마음껏 꾸며봤다”고 말했다. [사진 tvN]

박하선은 “데뷔 후 처음으로 꾸밀 수 있는 역을 맡아 마음껏 꾸며봤다”고 말했다. [사진 tvN]

2017년 배우 류수영과 결혼해 딸을 얻은 그는 출산과 육아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예전엔 체력이 정말 좋았는데 출산 이후부터 급격히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나부터 살아야겠다 싶어 이기적인 생각들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엄마는 이기적이어야만 해요’라는 대사가 나와서 큰 위로가 됐어요. 사실 모유 수유를 원해도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계속 고집하면 모두가 힘들거든요. 결국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는 건데. 어린이집 등 그 다음 이야기를 다룬 시즌 2도 했으면 좋겠어요.”
 
‘SNL 코리아’ 등 코미디 프로그램 출신인 김지수 작가와 박수원 PD 덕에 한층 농익은 코믹 연기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2012)과 ‘혼술남녀’(2016) 등에서 다져온 연기다. “그동안 코믹 연기가 많이 고팠어요. 정극을 하면 코미디가 그립고, 코미디를 하면 정극이 그립더라고요. ‘하이킥’ 때는 좀 힘들었는데 ‘혼술남녀’ 때부터는 즐기기 시작했고, 이번엔 완전히 빠져들었죠. 다들 제가 힘들어할수록 더 재밌어 하는 것 같더라고요. 좋아하고 즐기는 데는 당할 재간이 없는 걸까 싶기도 하고. 한국의 짐 캐리를 목표로 해볼까 봐요. 하하.”
 

“코믹 연기 고팠다…평소 춤 연습도 준비”

극 중 베이비시터를 두고 경쟁한 오현진(엄지원)을 향해 바주카포를 쏘는 장면. [사진 tvN]

극 중 베이비시터를 두고 경쟁한 오현진(엄지원)을 향해 바주카포를 쏘는 장면. [사진 tvN]

그는 명장면으로 베이비시터를 두고 경쟁하던 오현진(엄지원)을 향해 바주카포를 쏘는 신을 꼽았다. 평소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어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과 ‘홀리데이’의 최민수,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등 다양한 배우를 떠올리며 표정 연기를 했다. “감독님을 웃기는 게 목표였어요. 원래 잘 웃지 않는 분인데 웃느라 ‘컷’도 못 외치는 걸 보고 성공했다 싶었죠.” 극 중 선보인 비의 ‘깡’, 동방신기의 ‘미로틱’에 대해서는 “혹시 예능 같은 데서 춤출 기회가 있을까 봐 준비해둔 것”이라며 “뮤직비디오를 30~50번쯤 돌려보면 사나흘 후엔 따라 출 수 있게 된다”고 비결을 밝혔다.  
 
지난달 21일 시작한 카카오TV 드라마 ‘며느라기’에서는 초보 며느리 민사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실제 조리원에 있을 때 ‘조동(조리원 동기)’ 친구들의 추천으로 수신지 작가의 원작 웹툰을 보고 팬이 됐다는 그는 “과하지 않게 깔끔하고 적당히 고부갈등이나 가족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점이 좋아서 먼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을 정도”라고 밝혔다. “원작의 민사린 캐릭터는 답답할 정도로 착하고 고구마스러운 부분이 있잖아요. 저는 요즘 며느리처럼 연기하고 싶었는데 사린이 머리를 장착한 순간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그 머리를 하니까 연기가 저절로 나오던데요.”
 

“남편과 시댁은 남, 인정하면 덜 서운해”

수신지 작가 원작 웹툰 ‘며느라기’와 드라마에서 민사린 역을 맡은 박하선. [사진 귤프레스·카카오TV]

수신지 작가 원작 웹툰 ‘며느라기’와 드라마에서 민사린 역을 맡은 박하선. [사진 귤프레스·카카오TV]

본인도 결혼 후 “시댁 식구들에게 예쁨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던” 시기를 지나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사실 남편과 시댁은 피가 하나도 섞이지 않은 남이잖아요. 원래 같이 살던 가족들과도 안 맞기도하고 싸우기도 하는데 어떻게 갈등이 없겠어요. ‘남인데 나한테 되게 잘해주네?’라고 생각하면 항상 고맙고, ‘남이니까 이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면 덜 서운해지더라고요. 저에게는 이런 생각들이 그 시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산후조리원’과 ‘며느라기’를 보면 그 해답을 더 명확히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시어머니도 남편도 잘 몰라서 그런 거니까요.”
 
그는 공개 연애와 결혼 이후 상대역으로 미혼을 고집하는 일부 배우들 때문에 작품 활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기혼인지 미혼인지, 애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사람의 능력을 봐줬으면 좋겠어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그게 핸디캡이 되어선 안 되잖아요. 이제 ‘경력 단절’ 같은 말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20대 때는 부담스러워서 예능 출연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도 고정 출연 중이고 SBS 라디오 ‘박하선의 씨네타운’도 진행 중이에요. 너무 많이 소비되지 않는 선에서 뭐든 열심히 해보려고요.”
 

“부부·육아 예능? 사생활 노출 원치 않아”

박하선은 “영화 ‘청년경찰’(2017)부터 재미있다고 느껴지면 조연이든, 카메오든 상관 없이 출연하게 됐다”며 “박하선이 하는 작품은 다 재미있다는 평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키이스트]

박하선은 “영화 ‘청년경찰’(2017)부터 재미있다고 느껴지면 조연이든, 카메오든 상관 없이 출연하게 됐다”며 “박하선이 하는 작품은 다 재미있다는 평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키이스트]

다만 지난 몇 년간 범람하고 있는 연예인 부부의 결혼 및 육아 생활을 다루는 관찰 예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남편이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 중이긴 한데 가족 노출은 하지 않고 있어요. 배우로서 사생활이 모두 노출되는 건 원치 않아서 서로 존중해 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아이가 살면서 여러 선입견에 부딪혀야 할 수도 있는데 이름이나 얼굴을 공개하게 되면 본인이 원치 않아도 공개돼 버린 삶을 살아야 하잖아요. 너무 예뻐서 담아두고 싶긴 하지만 저희 눈에만 담는 걸로 하겠습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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