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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 국민대, 창업강좌 400개 가천대 ‘도약’…열쇠는 선택과 집중

중앙선데이 2020.12.05 00:20 714호 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 상승

2020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지난 10년간 누적된 평가 빅데이터 분석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개별 대학평가의 한계도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한 템포 쉬면서 기존의 평가틀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10년 평가를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27년간 공신력을 유지한 것은 시대 변화에 따른 요구와 대학의 시대적 사명과 역할을 제시하는 지표를 적극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번 분석 대상 대학은 2019년 평가 참여 대학 56곳을 기준으로 했다.
 

UNIST ‘연구의 질’에 승부수
코리아텍, 취업률 최상위 수준

숙대, 교환학생 프로그램 활발
순천향대, VR 스튜디오 보유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지난해 기준으로 4개 부문 33개 지표를 활용했다. 이처럼 많은 지표를 사용하는 이유는 어느 한 분야만 우수한 대학보다 종합적으로 우수한 대학이 높은 순위에 오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평가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이기도 했다. 많은 지표의 활용으로 급격히 순위가 오르거나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순위가 꾸준히 상승하거나 급등하는 대학들이 나타난다. 이들 대학의 경쟁력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본다.  
 
국민대 학생들이 만든 전기차. [사진 국민대]

국민대 학생들이 만든 전기차. [사진 국민대]

지난 10년간 가장 놀라운 성과를 낸 대학으로는 국민대와 가천대가 꼽힌다. 국민대는 56개대 기준으로 2010년 34위에서 2019년 16위로 올랐다. 국민대는 2012년 교육부 평가를 통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되는 불명예를 당하기도 했다. 서울 소재 대학이 ‘부실대학’의 꼬리표를 달게 된 것이다. 한데 국민대는 이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반전시켰다. 위기극복 전략은 ‘산학협력’이었다.  
 
박찬량 국민대 산학연구부총장은 “교육부터 연구까지 대학의 총력을 산학협력에 집중했다”며 “논문으로만 평가하던 교수 업적을 산학협력으로 평가했고 자동차, 바이오헬스 같은 특성화 분야를 집중 육성했다”고 말했다.
 
또 창업 활성화를 위해 서울 소재 종합대 최초로 창업대학원을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국민대는 기술이전수입 1위, 산학협력수익 2위, 창업교육 1위 등의 성과를 거뒀다.
 
가천대는 2010년 48위로 하위권이었지만 2019년 29위, 사립대 중에선 19위에 올랐다. 중앙일보 평가 대상 대학 중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한 대학이다. 비법은 교육 여건에 대한 과감한 투자였다. 이 대학은 2011년까지 경원대라는 이름으로 운영됐지만 2012년 경원대, 경원전문대, 가천의대, 가천길대 4개 대학이 가천대로 통합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통합 과정에서 학과와 정원이 줄었지만 오히려 교수 500여 명을 새로 채용하는 등 교육 여건 정비에 나섰다. 학생 취업과 창업을 돕기 위해 3학년에 ‘취창업 진로세미나’를 개설하는 등 405개 창업 강좌를 개설한 가천대는 창업 강좌 수가 가장 많은 대학이기도 하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벤처의 산실인 강남 테헤란밸리와 판교 테크노밸리와 가까운 이점을 활용해 산학협력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대학 서열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은영 기자 lee.eunyoung4@joins.com

그래픽=이은영 기자 lee.eunyoung4@joins.com

#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2015년 평가틀을 바꾸면서 공학·자연과학·사회·인문 4개 계열별 계열평가를 도입했다. 대학마다 전공 구성이 다양한 상황에서 보다 세밀하게 대학의 계열별 경쟁력을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이공계는 연구 환경에 대한 투자로 세계 수준의 연구자를 키워낸 대학들이 상위에 올랐다. 지난 5년간 공학과 자연과학 계열은 국내 대표적 이공계 중점 대학인 KAIST와 포스텍이 최상위를 두고 경쟁했다. 5년간 평가 중 KAIST는 자연과학 계열에서 3년간 1위를 기록했고, 포스텍은 공학 계열에서 4년간 1위였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학은 2009년 개교한 신생 대학인 UNIST(울산과학기술원)다. 이 대학은 2016년 중앙일보 평가에 처음 참여하자마자 자연과학 4위, 공학 7위에 올라 주목받았다. 불과 10여 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대학이 이공계 신흥 명문으로 떠오른 이유는 연구의 질이 높기 때문이다. 영향력 상위 7% 이내 학술지에 실린 논문만 인정하는 등 교수 평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작은 대학이지만 로드니 루오프, 김광수 자연과학부 교수와 석상일, 조재필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등 세계적인 연구자들이 포진해 있다.
 
인문, 사회 계열에서는 5년간 서울대가 1위를 유지했다. 2~3위는 성균관대와 고려대, 한양대가 경쟁해왔다. 인문사회계 청년 취업이 침체된 가운데 취업난 극복에 적극적인 대학들이 주로 상위에 오르는 경향이 나타난다. 인문 계열에서는 이화여대와 건국대·서강대·동국대가 강세를 보인다. 사회계열에서는 이화여대·경희대·중앙대·한국외대가 매년 10위 안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학평가팀은 ‘잘 가르치는 대학’을 꼽기 위한 교육중심대학 평가도 매년 진행했다. 대학 운영 방향이 ‘연구보다 교육’이라고 밝힌 대학을 대상으로 교수 연구 관련 지표를 제외하고, 학생 교육 지표 위주로 평가한다. 실제로 교육중심대 평가 우수 대학들은 취업과 창업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는 교육중심대학 평가에서 11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학은 지난 5년간 평가 중 3년간 취업률이 교육중심대 가운데 1위였다. 이승재 코리아텍 입학홍보처장은 “재학생 1인당 장학금 수혜율이 등록금의 90%가 넘는다. 올해 1월 취업률도 약 80%로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교육중심대학 평가에서 매년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대로서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특히 지난 2015년 공대를 신설하면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교육 여건 개선에 힘쓰는 대학들도 주목된다. 순천향대는 3D프린터와 각종 공구 등이 마련된 시제품 제작 공간을 마련하고 VR(가상현실) 수업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보유했다. 충남대는 기숙사 확보와 등록금 대비 장학금 혜택 등 교육 여건을 개선해 순위를 높였다.
 
교사 선호, 서울·고려·연세·성균관대 순 고착화…“비대면 교육 등 변수될 것”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은 고려대와 연세대가 최상위를 다툰다. ‘신입사원으로 선발하고 싶은 대학’10년 평균 순위는 두 대학이 2.3위로 가장 높았고, 서울대(3.1위), 성균관대(3.3위), 한양대(5.2위), 중앙대·서강대(7위)가 뒤를 이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평판도 조사를 위해 매년 기업 인사담당자, 고교 교사와 학부모(2019년)를 대상으로 조사전문기업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해마다 설문 문항 등에 차이가 있으나 ‘신입사원으로 선발하고 싶은 대학’, ‘진학 추천 대학’, ‘발전 가능성이 높은 대학’을 공통적으로 묻는다.
 
기업에서 본 평판도가 매년 달라지는 반면, 고교 교사 응답은 고착화된 양상을 보인다. 교사들이 응답한 ‘진학 추천 대학’ 순위는 10년째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순이다. 그만큼 고교 교육 현장에서 바라보는 대학의 위상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진학 추천 대학 5위 이하도 역시 순위 변화가 적다. 10년간 평균 순위로 보면 한양대(5.7위), 서강대(6.2위), KAIST(7.7위), 중앙대(8.2위) 등이 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상대적으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중앙대·경희대를 높게 평가한 반면, 고교 교사들은 서강대·KAIST·서울시립대 등을 높게 평가했다는 차이가 나타난다.
 
특히 지역 국립대는 기업과 교사의 시각 차이가 두드러진다. 기업에서 본 ‘신입사원으로 선발하고 싶은 대학’ 문항에서 지난 10년간 평균 순위가 부산대는 10.1위, 경북대 11.6위로 높은 편이었지만, 교사들의 진학 추천 대학 순위에서는 부산대 17.1위, 경북대 19.5위로 떨어진다. 교사들이 ‘인서울’ 대학 선호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여대에 대한 평가는 기업에서 매우 낮은 편이다. 교사들의 입학 추천 대학 10년간 평균 순위에서는 이화여대 12.2위, 숙명여대 22.8위였다. 그러나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답한 신입사원으로 선발하고 싶은 대학 순위에서는 이화여대 18.2위, 숙명여대 36.8위로 훨씬 낮았다. 이러한 시각차는 실제 취업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대졸 취업률에 따르면 남성은 69.6%, 여성은 66%로 성별 취업률 격차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취업 후 1년간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유지취업률도 남성 82.3%, 여성 75.6%로 격차가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학이 처한 외부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거의 고착화되다시피한 대학 서열에 대한 사회적 의식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종원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로 대학의 비대면 교육 서비스, 차별화된 학사 관리가 향후 대학 평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학이 능동적으로 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대학평가원=남윤서(팀장), 최은혜, 문상덕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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