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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깨진 文, 레임덕 전조? 역대 대통령들은 알고있다

중앙일보 2020.12.04 05:00
레임덕(권력 누수)은 대통령제의 숙명 같은 것으로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피하지 못했다. 40%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기반으로 레임덕과는 거리가 멀 것 같던 문재인 대통령도 결국 예외는 아닌 걸까.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6.4%포인트 하락한 37.4%로 40%의 벽이 깨졌다는 3일 여론조사 결과에 전문가들은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1월 30일~12월 2일 성인 1508명 조사,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5%p)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①“레임덕 전조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레임덕으로 가는 선행 지표다. 민심이 주는 마지막 경고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지지율은 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득표율(41.08%)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는 게 그 근거다. 더불어민주당(28.9%, 5.2%p↓)과의 동반하락, 지지기반인 진보(7.8%p↓)·중도층(5.5%p↓)과 광주·전라(13.9%p↓)에서 낙폭이 컸다는 점 등을 열거한 김 교수는 “지지층의 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레임덕으로 가는 길목에 섰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원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부동산 문제, 대북 정책 등에 불만은 있지만 참아왔던 이들까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폭주’에 다 같이 폭발한 것”이라며 “추미애·윤석열 이슈가 정리돼도 다른 이슈로 인해 지지율 하락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②“레임덕 아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 대통령 지지율 30%대 선이 무너져야 레임덕 징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9대 대선에서 77.2%의 유권자가 투표해 문 대통령이 41.08%를 득표했으므로, 총 유권자의 31%가 문 대통령을 선택한 것이라며 지지율이 이 밑으로 내려서야 레임덕이라는 게 신 교수의 논리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도 국정 지지율 30% 선을 레임덕의 마지노선으로 보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84.7%)가 압도적이고 호남(58.3%)과 40대(48.9%)도 여전히 탄탄하다”고 말했다. 레임덕의 징후로 꼽는 ‘차기 주자 내지 여당과의 충돌’ ‘측근 비리 수사’ 등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배 소장은 “지금의 검찰 이슈가 공수처법 통과 등 검찰개혁 공약 이행으로 이어진다면 문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대통령 국정 지지율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③역대 대통령은=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분기별 직무 수행 평가 자료’에 따르면 직선제로 당선된 대통령들은 대부분 임기 초에 높은 지지율을 보이다가 임기 말로 갈수록 떨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집권 4년 차가 레임덕으로 가는 분기점이 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초 금융실명제 실시와 역사바로세우기 정책 등으로 80%대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집권 4년 차인 1996년 말 노동법 처리를 강행하며 정권 내부에서도 반발을 샀다. 이듬해 김 전 대통령은 아들 현철씨의 특혜대출 비리 사건 연루와 IMF 구제금융 신청을 거치며 지지율이 급락(5년 차 4분기 지지율 6%)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년 차 1분기 국민 71%의 지지를 받으며 시작했다. 이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3년 차 말에도 54%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집권 4년 차에 진승현·정현준·이용호 등 게이트급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그 후 차남 홍업씨와 3남 홍걸씨가 구속되면서 여론이 급격히 돌아섰다. 임기 마지막엔 최저치인 24%까지 곤두박질쳤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중앙포토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중앙포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초 60%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지만, 대북 송금 특검 실시 등으로 임기 초부터 지지층이 이탈했다. 이후 ‘탄핵안 가결 역풍’으로 지지율이 반등했다. 하지만 친형인 건평 씨의 땅 투기 의혹, 집권 4년 차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레임덕이 가속화됐다. 집권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서도 줄줄이 탈당하는 등 여권 분열을 겪으며 4년 차 4분기에는 지지율 12%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초 인사 논란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등으로 1년 차 2분기에 21%로 떨어졌다. 이후 친서민정책 등을 추진하며 30~40%의 지지율을 유지해 오다 집권 4년 차에 친형 이상득 의원과 ‘왕 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구속되면서 24%의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한 해인 2013년 3분기 60%까지 치솟았다. 세월호 참사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30% 이하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으며 '콘크리트 지지율'을 지켰다. 하지만 집권 4년 차인 2016년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급락했고, 같은 그해 12월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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