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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3점슛 여왕 ‘슬테판 커리’

중앙일보 2020.12.04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강이슬은 주 무기 3점슛과 신무기 리바운드를 앞세워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 하나원큐]

강이슬은 주 무기 3점슛과 신무기 리바운드를 앞세워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 하나원큐]

여자 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 포워드 강이슬(26)은 최고 3점 슈터다. 지난 시즌 국내 선수 평균 득점 1위(16.85득점), 3점 슛 성공 1위(66개), 3점 슛 성공률 1위(37.9%)다. 3점 슛 타이틀을 3년 연속으로 차지했다.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 강이슬
26세 7개월 최연소 3점슛 500개
외국인 떠난 뒤엔 리바운드도
도쿄올림픽 본선행에도 앞장 서

팬들은 미국 프로농구(NBA)의 ‘3점 슛 달인’ 스테판 커리(32·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빗댄 그를 ‘슬테판 커리’라고 부른다.
 
올 시즌에도 여전히 슛 감각이 매섭다. 강이슬은 2일 열린 정규리그 부산 BNK 원정경기에서 3점 슛 3개(20득점 12리바운드)를 터뜨렸다. 특히 이날 두 번째 3점 슛은 개인 통산 500호였다. 만 26세 7개월인 그는 역대 최연소 3점 슛 500개 달성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강아정(30·KB스타즈)의 27세 6개월이다.  
 
강이슬은 3일 전화 인터뷰에서 “신인 때는 주전으로 올라설 날만 기다렸다. 기록 수립은 꿈에도 몰랐다. 그것도 두 가지 기록이라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프로 9년 차 강이슬은 신인 시절 3점 슈터가 아니었다. 국내 선수로는 키(1m80㎝)가 컸고, 미들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프로에서 큰 키는 그다지 강점이 아니었다. 더 크고 힘 좋은 외국인 센터가 즐비했다.  
 
박종천 당시 감독은 그의 정교한 슛 실력을 보고 전문 3점 슈터로 키웠다. 팀 훈련 뒤 혼자 수백 개씩 3점 슛을 던졌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그는 2014~15시즌 3점 슛 1위에 올랐다. 그 뒤로 승부처에서 3점 슛을 쏟아내며 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3점 슈터가 됐다.
 
강이슬

강이슬

2월 세르비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영국전에서 강이슬은 3점 슛 7개 중 6개를 성공시켰다. 그 덕분에 한국은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능력을 알아본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워싱턴 미스틱스 측이 그를 내년 트레이닝 캠프에 초대했다.
 
10월 24일 아산 우리은행전은 강이슬의 3점 슛을 기억해둘 만한 날이다. 그는 이날 18득점(3점 슛 2개)으로 68-65로 승리를 이끌었다. 지긋지긋한 우리은행전 26연패 사슬을 끊었다.  
 
시즌 초 부상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 3점 슛 성공 2위(22개), 성공률 5위(37.3%)에 올라있다. 그는 “‘3점 슛 하면 강이슬’이라는 공식이 생겨 자부심이 크다. 3점 슛 타이틀도 지키고, 앞으로 관련한 기록을 다 갈아치우겠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강이슬은 최근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리바운드다. 여자농구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했다. 3점 슛을 잘한다고 해서 확실한 공격 루트인 골밑 공격을 포기할 순 없다. 높이를 갖춘 그는 내외곽을 오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팀의 해결사라면 3점 슛은 기본이다. 그것 외의 장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리바운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슛만 던지다 막상 몸싸움하려니 근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요즘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산다. 매일 30분씩 리바운드 연습도 한다. 현재 경기당 6.1리바운드(리그 12위, 팀 내 2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4.6개였다.
 
실력만큼 인기도 많다. 3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라이브로 유니폼 경매를 진행했는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실제로 입었던 유니폼 5벌을 팔았다. 특히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영국전에 입은 유니폼은 51만원에 낙찰됐다. 그렇게 모은 150여만원을 코로나19와 관련해 써달라고 기부했다. 그는 “시작가는 3만원이었는데, 금세 입찰가가 올라갔다. 의미 있는 유니폼이었다.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하나원큐 대표로 여자농구 홍보 디지털 화보도 촬영했다.
 
코트 안팎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강이슬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 소속팀하나원큐(3승7패)가 최하위인 6위에 처져있는 점이다. 다행히 팀들 간 성적 격차가 크지 않아 연승이면 단숨에 중위권에 오를 수 있다.  
 
강이슬은 “나는 팀의 에이스이기 때문에 (부진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 3점 슛 500개 달성이 터닝 포인트가 되면 좋겠다. 지난 시즌 3위가 데뷔 후 최고 성적인데, ‘3점 하면 강이슬’에 ‘강이슬 하면 우승’이라는 공식을 더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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