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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빅딜 이륙, 걸림돌 일단 뺐다

중앙일보 2020.12.02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탄력을 받게 됐다.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 위로 아시아나 항공기가 날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탄력을 받게 됐다.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 위로 아시아나 항공기가 날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첫 고비를 넘었다. KCGI(강성부펀드)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이 1일 기각하면서다. 산업은행은 2일 예정대로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5000억원어치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법률 분쟁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노동조합 설득 같은 과제가 남아 있다.
 

법원, KCGI 가처분신청 기각
산은 오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도 탄력

3자연합, 내년 주총서 재대결 예고
1년내 갚아야할 부채 10조도 난제

한진그룹은 1일 입장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갖는 큰 의미와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항공산업 구조 재편의 당사자로서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 일자리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자 연합(조현아·강성부펀드·반도건설)도 책임 있는 주주로서 항공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뜻을 함께 모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원태

조원태

반면 KCGI는 내년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표 대결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KCGI는 입장문에서 “한진그룹의 전문 경영인 체제 및 독립적 이사회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며 “이를 위한 고민과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칼 이사회에 KCGI 측 인사를 들여보내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3자 연합이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불복해 항고하거나 본안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본안 소송의 경우 최종 판결까지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며 “산은이 한진칼 주주로 있는 상황에서 3자 연합에 우호적인 신규 이사 선임 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은 지난달 16일 제3자 배정방식으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코스피 시장에 공시했다. 산은은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칼 주식 706만 주(지분율 10.66%)를 확보할 예정이다. 산은은 오는 3일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진칼에 3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산은이 원하면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산업은행 증자 전·후 한진칼 지분구조

산업은행 증자 전·후 한진칼 지분구조

공정위에 따르면 두 항공사의 통합은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경쟁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EU는 2011년 그리스 1위와 2위 항공사 통합에 대해 그리스 항공시장의 90%를 점유하는 회사가 탄생한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22.9%, 아시아나항공은 19.3%를 차지한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계열 저비용항공사(LCC)까지 더하면 62.5%에 이른다. 다만 국제 여객 수송 점유율은 대한항공(19.3%)과 아시아나항공(14.1%)을 더해도 50%를 넘지 않았다. 국제 화물 수송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30.2%, 아시아나항공은 17.5%였다.
 
항공사 통합 이후 경영을 효율화하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진그룹과 산은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복되는 인력과 노선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4개 노조가 참여한 공동대책위는 “고용안정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해 달라”며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두 항공사의 막대한 부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어려운 숙제다. 아시아나항공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4조7979억원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5조원의 금융 부채가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항공사 출범에 대해 ‘승자의 저주’나 ‘독이 든 성배’라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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