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秋, 총리·대통령 연쇄 독대…野 " 尹 쫓아내려 秋 버림돌 꼼수"

중앙일보 2020.12.01 19:47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를 잇달아 독대했다. 최근 여권에서 '추미애-윤석열 동반퇴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추 장관의 대통령-국무총리 연속 면담을 두고 "추·윤 동반퇴진이 현실화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국무회의에 앞서 정부서울청사 총리 집무실에서 정 총리와 10여분간 독대했다. 국무회의장에도 정 총리와 나란히 입장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정 총리가 추 장관에게 ‘국무회의 전 집무실에 들르라’고 호출해 독대가 이뤄졌다”며 “전날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이뤄진 논의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정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두 사람의 갈등으로 정국 운영에 큰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윤 총장의 자진 사퇴가 바람직하지만, 물러나지 않는다면 추 장관과의 동반 사퇴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저도 고민이 많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정 총리와 면담한 추 장관은 국무회의 직후인 오전 11시15분쯤 청와대로 들어가 문 대통령을 별도로 면담했다. 추 장관의 청와대 방문은 예고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영상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면담은 비공식 일정으로 논의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는 “(추 장관이) 청와대에 들어가 현 상황에 대해 대통령께 보고 드렸다”며 “대통령 보고와 총리 면담 때 사퇴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동반퇴진론이 불거진 가운데 이례적으로 진행된 추 장관의 대통령-총리 연속 독대를 두고 여권 핵심 인사는 “결국 동반퇴진에 대한 추 장관 의사를 탐색하는 과정이자 동시에 윤 총장에게 간접적 메시지를 던져 퇴로를 열어주겠다는 의미 아니겠는가"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총리실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정 총리가 윤 총장을 직접 만나 사퇴 등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윤석열 찍어내기' 기류가 강했던 여권이 동반퇴진론으로 선회한 데엔 검찰의 집단반발 등 부정적 여론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날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7명 전원 일치로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등이 부적절하다고 결정했고, 전국 법학과 교수들도 성명을 내고 추 장관의 조치를 "적법절차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에게 자진 사퇴를 유도하기도 어렵고,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해임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동반퇴진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동반퇴진론을 윤 총장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이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 감독권 행사는 민주적 통제를 달성하기 위해 최소한에 그칠 필요가 있다"며 윤 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간의 대결 구도에서 일단 주도권을 윤 총장이 쥐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권은 동반퇴진론에 대해 "추미애를 사석(死石)으로 삼아 윤 총장을 몰아내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권을 가진 총리가 국민이 잘못됐다고 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는 게 맞지,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하는 윤 총장이 자진 사퇴하는 게 맞는다는 것은 또 무슨 해괴한 발상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강태화·김기정 기자 thka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