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한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가처분 기각…쟁점은 한진칼 3자배정 유증 정당성
쟁점은 산은의 한진칼에 대한 3자배정 유증 참여가 정당한지 여부였다. 산은은 지난 16일 항공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진칼에 50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증을 포함해 총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2일)하면 한진칼이 이를 통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내년 3월)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내년 6월)한 뒤 통합하는 구조다.
KCGI·산은 장외 설전 끝에 산은 '판정승'

강성부 KCGI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에 산은과 한진칼은 장외에서 가처분 기각 필요성을 호소했다. 항공업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3자배정 유증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한진칼은 "유증 성공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제1 선행조건"이라며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붕괴된다"고 호소했다. 산은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내년도 부족자금이 4조8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긴급한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특히 "후폭풍에 대해 고민하고 법원이 잘 헤아려 판정해주길 바란다(파이낸셜뉴스 인터뷰)"며 법원에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산은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설명자료에서 "한진칼이 신주발행을 결정한 것은 경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서, 그에 따라 주주연합의 신주인수권이 제한되는 것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부득이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며 "신주발행이 진행될 경우 주주연합이 당초 에상했던 한진칼에 대한 지배권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 신주발행이 한진칼의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꾼다고 볼 수는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산은 내년 한진칼 주총서 의결권 행사…KCGI "유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KCGI와 산은은 이번 재판부 결정에 각각 유감과 환영의 뜻을 내보였다. KCGI는 "이번 결정이 시장경제원리 및 상법과 자본시장의 원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우려된다"며 "그동안 천명해온 항공업 재편의 공론화,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 및 독립적 이사회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산은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며 "통합 국적항공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건전·윤리 경영 감시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