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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5G' 논란에도 가입자 1000만…"소비자 기대 부응해야"

중앙일보 2020.12.01 16:37
5G 이미지. [연합뉴스]

5G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은 막대한 설비 투자와 통화품질 개선 등 산적한 과제로 마냥 웃지 못할 상황이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5G 서비스 가입자 수는 998만3978명이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7037만3082명 가운데 14.2%가 5G 가입자다.  
 
통신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수가 460만8315명으로 가장 많다. KT는 303만9859명, LG유플러스는 233만1928명이다. 알뜰폰 5G 가입자는 3876명으로 집계됐다.
 

이통사 "11월 초 5G 가입자 1000만명 돌파" 

업계에서는 5G 가입자 수가 매달 최소 30만명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지난달 초 1000만명을 무난히 넘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실제로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6일을 기점으로 이통 3사의 5G 누적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고, 연내 1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5G 가입자 1000만명'은 상징적인 숫자다. 지금까지 5G는 대용량 파일을 초고속으로 소비하는 얼리어답터를 위한 시범 서비스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서면 일반 사용자를 위한 보편 서비스로 자리 잡는다. 더는 "안 터져서 속 터진다"는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이 대한민국의 남쪽 맨 끝에 위치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 국내 최초로 5G 기지국을 구축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대한민국의 남쪽 맨 끝에 위치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 국내 최초로 5G 기지국을 구축했다. [SK텔레콤 제공]

5G 전국망 구축 서둘러야…농촌·실내로 커버리지 확장

발등의 불은 5G 전국망 구축이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5G 기지국 구축률은 LTE 대비 13.5%에 불과하다. 도시와 농촌, 실내와 실외 격차도 크다.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34곳은 5G 기지국이 10개 미만이고 5곳은 기지국이 전혀 없다. 실내 무선국 비중은 2.9%에 불과하다.
 
속도와 통화품질 만족도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상반기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부산 등 6개 광역시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였다. LTE(158Mbps)에 비해 4배 빠른 수준에 그쳤다.
 

속도·통화품질 만족도, 소비자 체감 수준 높여야 

이마저도 가용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 6월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이 발표한 '한국 5G 사용자 경험 보고서'에 따르면, 5G 스마트폰 사용자가 실제 5G에 접속한 시간은 전체 이용 시간의 15%였다. 고가의 5G 요금을 납부하면서 실제로 LTE 망에 접속한 시간이 훨씬 많아 '무늬만 5G'라는 비판이 나온다.
 
5G가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자 아예 LTE로 되돌아가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과기정통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서 알뜰폰 LTE 가입자가 크게 증가했다. 전달(434만456명) 대비 100만명 이상 늘어난 592만8869명을 기록했다. 전체 알뜰폰 가입자가 898만1998명 가운데 67%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알뜰폰 LTE 요금제의 약진에 대해 "5G의 고가 요금제와 미흡한 커버리지에 실망한 소비자 가운데 자급제로 5G 고가 단말기를 구매하고 알뜰폰의 LTE 요금제를 이용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래픽] 이통3사 5G 품질 측정 결과. [연합뉴스]

[그래픽] 이통3사 5G 품질 측정 결과. [연합뉴스]

전문가 "정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성 제시해야"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5G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서비스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최신 단말기가 5G 전용으로 출시됐기 때문"이라면서 "5G 가입자 1000만명을 계기로, 통신사들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커버리지와 속도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한 때"라면서 "정부는 통신사업자에 저가 요금제 출시를 압박하기보다, 5G 설비투자와 킬러 콘텐트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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