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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파는 물건 아니다” 아마존 지켜낸 원주민 여성 '그린 노벨상' 받았다

중앙일보 2020.12.01 15:23
에콰도르 와오라니족 지도자로 골드먼 환경상을 수상한 네몬테 넨키모. Amazon Frontlines

에콰도르 와오라니족 지도자로 골드먼 환경상을 수상한 네몬테 넨키모. Amazon Frontlines

“우리의 열대우림은 판매 대상이 아닙니다.”

 
석유 기업으로부터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켜낸 에콰도르 원주민 여성이 ‘그린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드먼 환경상을 받았다.
 
골드먼환경재단은 30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와오라니족 지도자인 네몬테 넨키모(33)를 비롯한 6명을 올해 골드먼 환경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89년 제정된 골드먼 환경상은 매년 전 세계 환경 운동가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그린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재단 측은 “네몬테 넨키모는 원주민 캠페인을 통해 50만 에이커(2023㎢)에 이르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와오라니 영토를 석유 채취로부터 보호하는 법원 판결을 끌어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석유기업 맞서…소송 승리 이끌어

에콰도르 와오라니족 지도자인 네몬테 넨키모가 가족들과 함께 석유기업들에 의해 오염된 땅을 지켜보고 있다. Amazon Fr ontlines

에콰도르 와오라니족 지도자인 네몬테 넨키모가 가족들과 함께 석유기업들에 의해 오염된 땅을 지켜보고 있다. Amazon Fr ontlines

4살 딸을 둔 넨키모는 에콰도르의 아마존 지역에 거주하는 와오라니 원주민이다.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석유 채취와 벌목, 도로 건설은 국토의 15%를 차지하는 열대우림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석유 기업들은 수십 년 간 원주민들을 몰아내는 한편, 그들의 강에 쓰레기를 버리고 땅을 오염시켰다.
 
에콰도르 정부는 2018년 에너지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아마존 열대우림 16개 지역의 석유 채굴권을 경매에 부친다고 발표했다. 와오라니족을 비롯한 원주민 거주지역 다수가 경매지에 포함됐다.
  
이에 넨키모는 정부와 거대 석유산업에 맞서 자신들의 땅을 지키고자 ‘우리의 열대우림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온라인 캠페인을 벌였고, 전 세계 37만8천 명이 동참했다. 또, 드론 등을 활용해 와오라니족 영토를 지도로 만들었다.
  
그는 원주민의 동의 없이 채굴권 판매를 결정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에콰도르 법원은 넨키모의 손을 들어줬다. 넨키모는 BBC와 인터뷰에서 “와오라니 사람들은 수천년간 그들의 땅과 문화를 지켜온 수호자였다”며 “이 상은 우리가 지구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는 의식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지는 아마존 열대우림…12년 만에 최대

산불과 벌목 등으로 황폐화된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로이터=연합뉴스

산불과 벌목 등으로 황폐화된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로이터=연합뉴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이다.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1만1088㎢에 달했다. 1년 전보다 파괴 면적이 9.5%가량 증가한 것으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은 브라질이 아마존 숲을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며 브라질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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