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한국을 줌으로 연결해 공연하고, 이를 녹화해 온라인으로 상영한 연극 '보더라인'의 제작 장면. [사진 서울국제공연예술제]](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1/291282ac-8073-4967-b392-0174b0647314.jpg)
독일과 한국을 줌으로 연결해 공연하고, 이를 녹화해 온라인으로 상영한 연극 '보더라인'의 제작 장면. [사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연 온라인 정착에 따라 여러 시도 등장
지휘자처럼 듣는다
![무대 위 출연자를 선택하면 화면이 전환되고 그들의 악기 소리를 두드러지게 들을 수 있게 한 '온:클래식'. [사진 콘텐츠웨이브]](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1/7207691f-d0c5-46cf-aead-54f98a1267f2.jpg)
무대 위 출연자를 선택하면 화면이 전환되고 그들의 악기 소리를 두드러지게 들을 수 있게 한 '온:클래식'. [사진 콘텐츠웨이브]
여기까지는 기존의 온라인 공연과 크게 다른 점이 없지만, 새로운 점은 아래쪽에 5개 분할 화면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차례로 지휘자, 무대 전경, 현악기, 피아노(피아노가 없을 때는 관악기), 해설의 작은 화면이 삽입됐고 시청자는 이 작은 화면을 선택해 메인 시점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휘자를 선택하면 지휘자가 중심이 된 화면을 크게 보면서 지휘자에게 들리는 것처럼 녹음ㆍ편집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피아노를 선택하면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면서 듣는 것과 비슷하게 세팅된 음향이 들린다. 제작진이 판단하고 선택한 영상과 사운드를 계속해서 제공했던 지금까지의 온라인 공연과 차별화한 부분이다.
영상을 제작한 SK텔레콤의 임성희 부장은 “온라인 공연이 장기화하면서 관객의 요구가 변화했기 때문에 선택한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여태까지 온라인 공연의 방식은 전문 제작진이 선택한 최상의 시점과 사운드를 제공했다. 하지만 사실 온라인 공연 관객에게는 과잉 친절일 수 있고, 의견이 어긋날 수도 있었던 부분이다. 온라인 공연을 본인의 선택에 따라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하는 시청자가 등장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공연 영상의 타이틀은 ‘온:클래식’이며 Btv와 웨이브(Wavve)에서 1주일 시청시 1만890원, 소장은 2만790원이다.
줌+녹화+온라인 상영
![줌을 이용해 독일과 한국을 연결한 '보더라인'. [사진 서울국제공연예술제]](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1/a86af29a-fd44-419f-a2d8-31b894d503f6.jpg)
줌을 이용해 독일과 한국을 연결한 '보더라인'. [사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보더라인’의 이경성 연출가는 “원래는 두 나라의 배우들이 한 무대에 서는 공연이었는데 코로나19로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공연하는 무대를 그대로 녹화해 영상 중계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결국에는 줌을 이용했다. “공연의 라이브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코로나라는 제약 상황을 만났을 때 원래대로 공연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것 대신에 그 제약 자체를 기술을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공연의 범주를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이경성 연출은 “줌이라는 기술을 통하지만 끊어지거나 딜레이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있었기 때문에 무대 공연처럼 현장감이 있었다고 본다”며 “공연을 찍어서 영상으로 내보내는 것뿐 아니라, 기술과 공연을 접합하는 여러 시도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가려움 전달’에 도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중 하나로 온라인 중계된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 중 한 장면. [사진 서울국제공연예술제]](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2/01/98276211-89cc-43ea-8ba9-2af81018ac85.jpg)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중 하나로 온라인 중계된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 중 한 장면. [사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나는 그 사람이…’의 황수현 안무가는 “이 공연의 영상화가 난제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무대 공연에서 관객은 적극적으로 공연에 개입하게 된다. 무용수들이 오랫동안 다리를 떨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다리도 흔들어보는 식이다. 공연의 주제가 감각 전이에 대한 일종의 실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이런 효과를 내기 힘들었다. 황수현 안무가는 “영상만의 어법을 도입해야 했다. 무용수가 관객 가까이 가는 장면에서는 클로즈업을 많이 쓰는 식이었다”며 “보고 듣는 것뿐 아니라 경험하는 것까지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다”라고 했다. 온라인 공연의 기법과 방식이 여러 방향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