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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백신 접종률 높이게 도와달라” 축구스타·왕실에까지 SOS

중앙일보 2020.12.01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을 앞두고, 영국 정부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유명인과 SNS 인플루언서(Influencer) 등 각계각층 인사를 홍보 모델로 앞세워 백신 음모론과 회의론을 불식하겠다는 계획이다.
 

NHS, 대규모 백신 장려 캠페인 준비
백신 신뢰도 높이려고 유명 모델 기용
접종률 65~70% 이상돼야 집단면역 효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국무조정실과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최근 SNS에서 현명한 이미지로 주목받는 유명인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당신의 NHS는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될 대규모 백신 접종 장려 캠페인 홍보를 위해서다.

 
NHS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홍보 모델로 영국 왕실 가족과 축구선수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거론된다. 영국 왕실은 영국을 대표하는 유명인으로, 래시퍼드는 두 차례의 아동빈곤 퇴치 캠페인 모델로 대중에게 신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반면, 정치인 모델은 캠페인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아동 빈곤 퇴치 캠페인에 동참해 온 잉글랜드 축구선수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려 대국민 캠페인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아동 빈곤 퇴치 캠페인에 동참해 온 잉글랜드 축구선수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장려 대국민 캠페인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와 함께 NHS는 권위 있는 종교 지도자와 미디어에 자주 노출돼 대중에게 친숙한 의사들에게도 캠페인 동참을 요청한 상태다.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홍보에 나선다. 동시에 140만 명의 보건 서비스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 소수 민족까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원활한 백신 접종 진행을 위해 수천 명의 대규모 관리팀도 꾸릴 예정이다. 항공사 승무원, 소방관, 실업자 등을 시급 11.2파운드(1만 6000원)에 고용해 교육한 뒤 캠페인에 투입할 방침이다.
 
영국 왕실도 영국을 대표하는 유명인으로 백신접종 캠페인 모델로 언급됐다. 왼쪽부터 찰스 왕세자, 엘리자베스 여왕, 조지 왕자, 윌리엄 왕세손. [EPA=연합뉴스]

영국 왕실도 영국을 대표하는 유명인으로 백신접종 캠페인 모델로 언급됐다. 왼쪽부터 찰스 왕세자, 엘리자베스 여왕, 조지 왕자, 윌리엄 왕세손. [EPA=연합뉴스]

이처럼 영국 정부가 유명인까지 총동원해 대대적인 백신 장려 캠페인을 준비하는 이유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백신 회의론 때문이다.
 
영국은 지난 5년간 전 세계에서 백신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높은 국가에 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신뢰도는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Lancet)에 따르면 지난 3월만 해도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7%에 그쳤지만, 6월 11%, 7월 14%로 증가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영국 국민 3분의 1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부정적이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영국인 상당수가 접종을 거부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아 백신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최소 65~70%에 달해야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런던 세인트 조지 병원의 잭퀄린 토터델 이사장은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만을 기대하는 것 같지만, 막상 백신 접종에는 선뜻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0월 영국 아동기아 퇴치 캠페인 활동에 나선 축구선수 마커스 래시퍼드. [AP=연합뉴스]

지난 10월 영국 아동기아 퇴치 캠페인 활동에 나선 축구선수 마커스 래시퍼드. [AP=연합뉴스]

영국 의사협회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확신을 주기 위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각 집단에 맞춤형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 접근성이 낮고, 감염 취약계층이 많은 집단에는 신뢰 높은 유명인이 나서서 명확하고, 쉽게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은 이번 주 회의를 열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할 전망이다. 사용승인이 나는 즉시 백신은 유통돼 이르면 오는 7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4000만 회분,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한 백신 1억 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 밖에 미국 모더나 백신 총 700만 회분 등 7개 개발사에서 총 3억5700만 회 분량을 확보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NHS는 이미 코로나19 치료 병원을 대상으로 10일 이내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백신 접종 우선 대상자는 병원 의료진, 요양원 거주 노인과 근로자, 80세 이상 노인층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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