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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 5조 증액뒤 3차지원금? 정은경 경고 현실되면 또 혼선

중앙일보 2020.11.30 18:18
여당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문을 닫은 사업장(집합금지업종) 중심으로 3차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급 예정 시기는 설 연휴(내년 1월 24~27일) 전이다.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차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와 관련해 “2차 재난지원금과 같은 수준으로 똑같이 지급하자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라며 “야당(국민의힘)이 3조6000억원을 제안했지만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면 그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차 확산 때는 14개 집합금지업종에 (재난지원금) 지급을 우선했지만, 지금은 5개 업종에 대해서만 (집합금지가) 돼 있고 일부 추가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정적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정적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콜라텍 5개가 집합금지업종으로 지정됐다. 2차 확산 때(방문판매 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 집단 운동(GX류), 뷔페, PC방 등)보다는 대상이 적다. 집합금지 등으로 인한 피해 업종이 줄어든 만큼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도 2차 때보다 축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3차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혼선은 이제 시작이다. 당ㆍ정이 선별 지급으로 결론을 낸 만큼,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 벌어졌던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하냐’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  
 
현재 집합금지 업종으로 한정하면 유흥업종에만 재난지원금이 집중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예산상의 한계가 있다면 당연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어려움에 부닥친 소상공인에게 재난지원금이 우선 지급돼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에서 기동민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에서 기동민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3차 재난지원금 협상이 국회에서 본격화할수록 논란은 증폭될 수 있다. 2차 때도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통신비, 아동돌봄 등 주요 지원금 대상자와 지원액을 두고 혼선을 거듭했다. 
 
거센 반발 여론 속에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원 대상에 유흥업종과 법인택시(추후 별도 지원) 등을 막판에 추가했다. 아동돌봄비 지급 대상도 만 7세 이하에서 초등ㆍ중학생으로 확대했다. 통신비는 당ㆍ정ㆍ청 논의 과정에서 ‘선별→보편→선별’로 지급 범위가 잇따라 뒤집히는 촌극도 벌어졌다. 
 
일단 피해 계층이 겹치는 만큼 2차 때 지급 대상자를 중심으로 3차 지원금이 나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빠듯한 예산과 여전히 불투명한 코로나19 확산세다.  
 
3차 재난지원금에 코로나19 백신 구매 예산까지 더해져 재정 여건은 더 빠듯해졌다. 지난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 정부안에 코로나19 백신 구매 명목으로 배정된 돈은 사실상 ‘0원’이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백신 구매 명목으로 3562억원을 확보했지만 올해 예산(4차 추경 합산)에 포함된 돈이다. 그마저도 백신 공급 국제 협의체인 코백스(COVAX) 등에 지급할 선납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 여야 입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 여야 입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는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한 9월 초까지 백신 확보가 불투명했다”며 “정부가 제출한 안은 3000만 명분에 대한 예방접종 물량으로 지금은 국내ㆍ외 백신 개발 소식이 있는 만큼 백신 확보 위한 예산 증액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당정은 3차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 백신 예산을 합쳐 내년도 4조9000억원을 증액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내년도 예산 중 비상금 격인 목적 예비비 등을 우선 활용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국채 발행으로 메우기로 했다. 순수하게 늘어나는 2조원가량의 지출 예산은 국채 발행으로 메울 예정이다. 나랏빚으로 고스란히 쌓이는 돈이다. 
 
“올겨울이 최대 위기”라는 이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의 경고가 현실이 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단계 추가 격상과 이에 따른 피해 업종 확대가 불가피해서다. 당정이 현재 예상하는 4조9000억원 예산 증액으로는 막을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재난지원금 3조6000억원을 비롯해 11조원 안팎의 민생 예산을 반영하라고 민주당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날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아예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30만 원을 지급하고 모든 자영업자에게 월평균 임대료의 절반 수준인 100만 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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