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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33억 들인 재검표, 바이든이 87표 더 얻어...트럼프 “법원 시스템 엉망”

중앙일보 2020.11.30 17: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재검표 비용까지 대며 반전을 시도했던 위스콘신 주에서 다시 한번 패배를 맛봤다. 
 

위스콘신주 재검표서 격차 더 벌어져
트럼프 "6개월 지나도 내 생각 안 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나와 선거 사기 주장을 이어가며 법원을 비판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나와 선거 사기 주장을 이어가며 법원을 비판했다. [EPA=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카운티 2곳의 재검표를 마친 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재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득표 격차도 기존 개표 때보다 87표 더 벌어졌다.

 
앞서 트럼프 캠프 측은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온 밀워키와 데인 카운티에서 재검표를 요청했다. 재검표 비용 300만 달러(약 33억 2000만원)는 트럼프 측이 내기로 했다. 위스콘신 주법에 따르면 득표율 격차가 0.25%포인트 이하면 주에서 재검표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위스콘신주에서 약 0.7%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꺾어 트럼프 측이 비용을 부담한 것이다.
 
그 결과 밀워키 카운티에선 바이든 당선인이 기존 개표보다 132표 더 얻었고, 데인 카운티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45표를 더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바이든 당선인이 기존 개표 때보다 87표를 더한 것이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AP 통신에 “우리가 말해왔듯 재검표는 위스콘신에서 조 바이든의 승리를 재확인하는 데 기여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법원 가기 어려울 것”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대선 이후 첫 TV 인터뷰를 갖고 대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그는 “6개월이 지나도 (부정선거라는) 내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서 엄청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공화당이 이런 일을 허용한다면, 앞으로 대통령이나 상원에서 공화당원이 선출되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는 증거를 제출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건가, 이건 무슨 법원 시스템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그동안 우편투표 개표를 중단시키거나 주별로 진행하는 개표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해 수십 건의 소송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CNBC에 따르면 24개 이상의 소송들이 대부분 기각되거나 철회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을 연방대법원까지 끌고 가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연방대법원이 진짜 큰 결정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연방)대법원까지 가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방대법원까지만 간다면 소송에서 맞서 싸울 최고의 변호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대법관 현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을 지명하며 보수 성향 6대 진보 성향 3의 구도가 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국 연방대법관 현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을 지명하며 보수 성향 6대 진보 성향 3의 구도가 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 나라 최고법원에서 결론을 낼 것”이라며 줄소송을 제기해왔다. 자신이 임명한 대법관 3명을 포함해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명 중 4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사건을 심리한다.
 

◇잇따른 소송 기각에 패색 짙어져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에 앞서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선거 결과 인증을 중단시키려는 트럼프 측의 소송을 기각했다. 마이크 켈리 공화당 하원의원과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 의원들이 주 의회가 우편투표 확대 여부를 결정할 때 적절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제기한 소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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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이어 25일 주 고등법원이 선거 결과 인증 절차를 중단하라고 주 정부에 내린 명령도 무효로 했다. CNN에 따르면 재판부는 부재자 투표 절차가 제정된 지 1년이 지났고, 수백만 명의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들이 투표한 지 수 주가 지난 시점에서 해당 소송이 너무 늦게 제기됐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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