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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결합' 정부가 먼저 추진…맞춤형 항암치료법 개발한다

중앙일보 2020.11.30 15:36
정부가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에 따라 각 기관에 흩어진 가명정보를 결합, 활용하는 과제를 민간보다 앞서 추진한다. 산업계가 과거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고발됐던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우려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과제를 먼저 추진해 시장 수용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청 등 각 기관에 분산된 환자 데이터를 가명정보로 결합해 환자별 특성에 맞는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등 내용이 골자다.
 

병원·건보공단·통계청 환자정보 결합…암예방 서비스도

가명정보 결합 시범과제 모식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가명정보 결합 시범과제 모식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30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2회 가명정보 결합체계 협의회'를 열고 ▶의료·인구 ▶금융·보훈 ▶소득·복지 ▶통신·유통 ▶레저·건강 등 5대 분야에서 7개 가명정보 결합 시범 과제를 선정,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종산업간 데이터를 연계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게 국립암센터가 추진하는 '암 질병 치료효과 분석'이다. 기존엔 암 환자의 내시경 영상, 영상의학과 영상 등은 병원에, 약물·입퇴원 이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사망원인은 통계청에 흩어져 있었지만 이를 결합해 환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를 개발한다.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고위험군)을 특정해 암 발생 이전에 예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국가보훈대상자 대출이력도 결합…생활 안정화

개인정보·가명정보·익명정보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개인정보·가명정보·익명정보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가보훈처와 신용정보원은 국가보훈대상자의 생활안정 정책을 발굴하기로 했다. 보훈처가 보훈대상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이나 보훈처 차원의 대부제도 이용 내역을 제공하면 신용정보원은 대출 및 연체 이력 등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보훈대상자의 경제적 형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생활안정책을 발굴, 개선하는 식이다.
 
스팸메일, 문자 등 스팸 발송자의 행태를 연구해 탐지기술도 정교화시키기로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보유한 스팸 발송 전화번호, 수신일시 등 신고정보와 민간 통신사가 보유한 통신사 가입정보를 토대로 스팸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사의 상품구매 정보와 통신사의 위치정보를 결합해 소비자 행동 및 소비패턴을 지역, 상권별로 분석하는 과제도 추진한다. 
 

데이터3법 개정에도…산업계, “고발경험 우려”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회 전체회의. [뉴시스]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회 전체회의. [뉴시스]

 
정부가 앞서서 이 같은 과제를 추진하는 건 산업계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올해 초 신설된 개인정보보호법(제28조의2)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할 수 있지만, 여전히 제도가 개선되기 이전 피고발 사례 등을 산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자 대상 산업계 간담회에서는 “과거 비식별 정보 활용으로 인한 피고발 경험 때문에 가명정보 결합 관련 사업은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건강보험, 국민연금, 국세청 방면의 거대한 데이터를 가진 나라가 많지 않지만 한편에서 개인정보가 침해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허공에서 부딪치고 있다”며 “현실에서 검증, 실질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개인정보위는 이 같은 실증 사례 발굴을 추진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정보 보유 기관이 참여하는 '가명정보 결합 시범사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최영진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오늘 논의된 시범사례는 가명정보 결합제도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선보이고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장과의 소통 등을 통해 다양한 선도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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