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부터)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민주당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시키려는 시도가 법치국가에서 용납될 수 있는 것인지 일반 국민의 상식에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이 대표가 국정조사를 제안해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며 “남아일언 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다. 신속히 민주당에 얘기해서 국정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 대표의 말씀이 당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국민들로부터 희화화되는 일이 있으면 안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 대표가 먼저 언급한 윤석열 검찰총장 국정조사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불가론을 외치고 있는 여당 상황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낙연 패싱’을 멈춰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비대위 회의를 앞두고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사건에 대해 국회가 나서 철저히 조사하자는 이 대표의 말씀은 매우 적절한 지시였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지시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철저한 ‘이낙연 패싱’을 하고 있다”며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과 박주민 의원의 발언을 인용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조사는 법무부 징계 절차 이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고, 박 의원 역시 “국정조사로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 비대위원은 이들을 향해 “당 대표 말을 무시하고, 항명하겠다는 것이냐”며 “대의를 말한 이 대표의 지시를 정치기술자들이 꼼수로 뭉개려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 첫번째)이 29일 오후 국민의당 초선의원들의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청와대 분수대 앞을 위로 방문해 시위 중이던 이영ㆍ강민국ㆍ배현진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비판의 초점도 추 장관보다는 문 대통령을 향했다. 김미애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추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면 왜 난장판을 수습하지 않느냐”며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놓기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도 문 대통령의 침묵을 집중 공격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 정부가 맞냐. 지금 대한민국 상황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냐”며 대답을 촉구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무법천지를 방불케 하는 추도살윤(秋刀殺尹)은 결국 추도살문(秋刀殺文)이 되어 이 정권의 목을 베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