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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주화, 5·18 이어…정청래 "유신 피해자 보상법" 발의

중앙일보 2020.11.30 07:00
더불어민주당이 유신체제 긴급조치로 불이익을 받은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유신헌법은 위헌무효의 악법(惡法)으로 오로지 박정희 대통령의 영구집권을 위한 것이었다. 피해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적절한 배상이나 보상이 없어 여전히 현대사의 얼룩으로 남아있었다”며 ‘긴급조치 피해자 보상법’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소속 도종환·박완주·전혜숙·송갑석·박성준·신정훈·오영환·이병훈·이수진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2년 "유신헌법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구집권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은 이미 역사가 평가를 내렸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가 나서 피해자와 유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명예회복과 합당한 보상을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2년 "유신헌법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구집권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은 이미 역사가 평가를 내렸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가 나서 피해자와 유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명예회복과 합당한 보상을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뉴스1

법안의 주요 골자는 ▶긴급조치로 인한 피해자와 그 유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이를 위한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위원회 설치다. 보상위는 여야 각각 2명씩에,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법무부 장관‧대한변호사협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각 1명씩 추천해 위원회를 구성한 후 피해자 신고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보상위는 필요한 경우 진술청취, 검증, 협조 요청과 함께 자체적인 조사도 할 수 있다.  
 
정 의원은 2012년에도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했지만 19대 국회 회기 만료로 통과되지 못했다. 긴급조치로 인한 피해자 조사의 범위와 수가 광범위하다는 게 주된 반대 이유였다. 당시 국회예산정책처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향후 5년간 344억 5500만 원의 추가 재정 소요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유신청산민주연대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1972년 이후 긴 기간 동안 어떻게 보면 전 국민이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라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엔 19대 국회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긴급조치 1호 위반자였던 고(故) 장준하 선생의 유가족에 대한 국가배상 판결이 나오는 등 사법부 판단이 이전과 비교해 다소 달라졌기 때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대법원은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라며 “대통령의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법원은 장 선생의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선 “국가가 총 7억 8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달리 판결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유신 피해자 보상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은 지난 10월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북구 운정동 소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 후 ″5·18 명예훼손 처벌법 및 진상규명에 관한 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은 지난 10월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북구 운정동 소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 후 ″5·18 명예훼손 처벌법 및 진상규명에 관한 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지난 11월 18일 제주도 4·3평화공원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은 4·3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1

지난 11월 18일 제주도 4·3평화공원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은 4·3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1

현 정부 들어 민주당에선 학생 운동 경력에 대한 예우·혜택이나 관련 과거사를 재평가하는 법안 발의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 민주당은 우원식 의원 대표 발의로, 민주화 운동 중 사망하거나 부상 입은 이들의 자녀에게 취업·의료·금융 지원 등 혜택을 주는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야당으로부터 “운동권 아빠가 무슨 벼슬이냐”는 반발을 샀다. 
 
지난달엔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광주를 방문한 뒤, ‘5·18역사왜곡처벌법’과 ‘진상규명특별법’이 당론으로 채택했고, 지난 18일 당 제주 현장 최고위 회의에선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겠다”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법안 추진에 야당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아픈 역사는 치유해야 하지만, 이를 명분으로 새로운 특권을 나누고, 특권층을 세우는 것에 국민이 공감하기 어렵다”며 “5‧18 유공자 자손들에 대한 특혜 시비가 엊그제다. 제 논에 물대기 식의 저수지는 이제 그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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