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한 가족] 휠체어 두고 걸어 나가게 … 휜 무릎 쭉 펴는 ‘바이오센서 인공관절 수술’

중앙일보 2020.11.30 00:06 건강한 당신 1면 지면보기
최유왕 강북연세병원장은 실시간으로 무릎의 압력을 측정하는 바이오센서를 통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와 만족도를 높인다. 김동하 객원기자

최유왕 강북연세병원장은 실시간으로 무릎의 압력을 측정하는 바이오센서를 통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와 만족도를 높인다. 김동하 객원기자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핵심은 정교함이다. 내비게이션·로봇·3D프린터 등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퇴행성 관절염 말기로 망가진 무릎뼈를 얼마나 정확하게 절삭하느냐에 집중한다. 엉덩이뼈인 고관절과 무릎·발목을 잇는 중심축을 맞추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다리뼈만 잘 맞추는 수술 방식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강북연세병원 최유왕 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 후 자연스러운 무릎 운동성까지 고려하면서 환자 중심 치료를 실천한다. 무선 주파수 기술이 접목된 바이오센서로 개인의 관절 모양과 힘줄, 인대의 상태를 수술 중 실시간으로 확인해 균형을 맞춰준다.
 

명의탐방 최유왕 강북연세병원장
무릎 균형 맞추는 바이오센서
오염된 공기 막는 무균 수술실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안전성↑

최유왕 병원장은 ‘바이오센서 인공관절 수술’의 개척자다. 누구보다 먼저 바이오센서 인공관절 수술에 관심을 갖고 발 빠르게 임상에 적용했다. 바이오센서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기능 회복을 강조한 최신의 인공관절 수술 트렌드다. 국내에서는 2016년 최 병원장이 처음 시도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오래 앓으면 무릎 위아래 뼈는 물론 주변에 위치한 부드러운 연부 조직까지 틀어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최 병원장은 “인공관절을 중심축에 맞춰 삽입해 임상적으로는 수술이 잘 마무리됐는데 무릎이 안 구부러지고 뻣뻣해 불편하다는 불만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무릎 운동성 회복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바이오센서 인공관절 수술 국내 선구자

 
왜 그럴까. 지금까지는 인공관절 삽입 후 최적의 위치를 찾는 마무리 단계를 손가락 촉각에 의존했다. 인공관절 내부로 손가락을 집어넣은 후 느껴지는 압력으로 이를 조절했다. 주관적인 감각에 의존하는 만큼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했다. 최 병원장은 “바닥에 앉아서 생활하는 한국인은 무릎 안쪽 연골이 닳아 이를 지탱하기 위해 내측 인대는 짧아지고 외측 인대는 늘어난 경우가 흔하다”며 “인공관절을 중심축에 맞춰 삽입해도 주변 조직의 균형이 깨져 있어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고 펴기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의 할머니도 인공관절 수술 후 이런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바이오센서 인공관절은 인공관절 수술 시 실제로 무릎을 움직이면서 어느 위치에 얼마만큼의 압력이 가해지는지 등 객관적인 생체 데이터를 보여준다. 측정값이 높다면 인공관절 위치나 인대 길이 등을 조정해 무릎의 균형을 맞춰 주면서 보다 정확하게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무릎 운동이 가능하다. 실제 미국 내 5개 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법에 따른 만족도를 조사했더니 바이오센서 인공관절 수술의 치료 만족도는 98%로 기존 인공관절 수술의 만족도(81%)보다 현저히 높았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최유왕 병원장은 최소침습적 접근으로 환자 친화적 치료도 실천한다. 가능한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근본적으로 통증을 없앤다. 최 병원장은 손상된 무릎뼈를 자를 때 가능한 근육 결을 따라 접근한다.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대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인공관절 수술 후 더 빨리 아물고 통증도 덜하다.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도 똑바로 눕힌 상태에서 근육 절개 없이 앞으로 접근해 탈골 위험을 줄였다. 이런 전문성은 치료 경험이 쌓이면서 빛을 발한다.
 
최 병원장은 고난도 무릎 인공관절 수술과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을 모두 집도한다. 한 명의 의사가 두 전문 분야의 수술을 소화하는 것은 드물다. 그를 찾은 84세 여성은 무릎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O자로 휘어져 변형됐고, 골다공증으로 부러진 엉덩이 관절이 붙지 않아 휠체어로만 이동이 가능했다. 이미 지방에서 두 번이나 엉덩이 관절을 붙이는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이 더뎠다. 최 병원장은 “무릎도 문제지만 고령에 이미 1년 정도 뼈가 붙길 기다리면서 하체 근력이 매우 약해진 상태였다”며 “두 차례에 걸쳐 엉덩이·무릎 인공관절을 넣어 휘어진 다리를 곧게 만들자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난도 치료 기술만큼이나 기본도 강조한다. 수술실 무균 양압 감염관리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망가진 무릎 연골과 뼈를 잘라내고 금속 고정물인 인공관절을 이식한다. 따라서 철저한 감염관리가 치료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만약 수술한 부위에 감염이 발생하면 삽입한 인공관절을 다시 빼내고 염증을 치료한 다음 재수술을 해야 한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는 고령층은 면역력이 약한 데다 당뇨병·심장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작은 염증이라도 이제 막 이식한 인공관절과 맞닿은 안쪽부터 곪으면서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
 
 

무균 양압 감염관리 시스템 갖춘 수술실

 
최 병원장은 자신이 근무하는 강북연세병원에 수술실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한 무균양압 감염관리 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다. 수술실 천장에는 고성능 헤파필터로 오염된 공기를 여과한다. 수술실 내부 압력을 외부보다 높게 설정해 공기 중에 부유하는 입자의 확산을 억제한다. 오염된 바깥 공기가 섞이거나 들어오지 못한다. 수술실을 관통하는 공기의 흐름을 통제해 감염관리를 강화한 것이다. 강북연세병원은 철저한 병원 내 감염관리 시스템을 인정받아 올해 보건복지부로부터 3주기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관절·척추 병원으로는 유일하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