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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도급 대금 후려치기 과징금 150억

중앙일보 2020.11.30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 업체에 줘야 할 공사대금을 부당하게 깎은 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물고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대우조선해양에 시정 명령을 하고 과징금 153억원을 부과한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는 또 대우조선해양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시공 후 계약’ 악용, 원가보다 덜 줘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도급 업체 91곳에 추가 공사 1471건을 의뢰했다. 그런데 공사 대금을 미리 정하지 않고 공사가 이미 진행된 뒤에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일방적으로 하도급 대금을 제조원가보다 낮게 책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공사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계산할 때 실제로 일한 시간보다 적은 ‘시수’만 인정하는 방식으로 공사대금을 깎았다. 공정위가 직접 계산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은 제조원가보다 약 12억원 적은 대금을 지급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 대금을 임의로 깎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 시공, 후 계약’의 거래 관행이 있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하도급 업체가) 이미 작업을 끝낸 다음에 대금 협상을 해 수급 사업자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 업체 194곳에 발주한 11만1150건을 임의로 취소·변경한 행위도 문제 삼았다. 하도급 업체는 실질적인 협의 없이 동의 여부만 선택할 수 있었다. 육 국장은 “발주자가 규격이나 사양을 정해 제조를 위탁한 거래에서는 대체 거래처를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협의 없이 취소·변경이 이뤄지면 수급 사업자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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