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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최초일듯...한국 여성 아마추어가 파 4홀서 홀인원

중앙일보 2020.11.27 14:26
파4홀 홀인원의 주인공 이진영씨. [사진 이진영]

파4홀 홀인원의 주인공 이진영씨. [사진 이진영]

여자 아마추어가 파 4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대구에 사는 이진영(43)씨는 지난 10월 25일 구니CC 웨스트코스 2번 홀 레드티(244m)에서 티샷을 홀에 집어넣었다. 파 4홀에서 1타로 홀아웃했으니 기준타보다 3타 적은 앨버트로스다.
 

92년 역사 PGA 투어에서도 딱 한 번
71년 역사 LPGA 투어에서도 한 번뿐

기록은 없지만 여성 아마추어의 파 4홀 홀인원은 처음인 것으로 추정된다. 92년 역사의 PGA 투어는 단 한 번, 71년 된 LPGA 투어에서 두 번씩밖에 나오지 않은 희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PGA 투어에서는 2001년 앤드루 맥기가 스코츠데일 TPC에서 열린 피닉스 오픈 17번 홀(파4·332야드)에서 기록했다. LPGA 투어에서는 2016년 장하나가 바하마 클래식에서, 호주 교포 이민지가 기아 클래식에서 각각 한 번씩 파4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PGA 투어와 LPGA 투어의 파 4홀 홀인원 기록은 확률로 계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라운드에 파 4홀이 10개가 있다. 한 대회에 평균 144명이 참가하고 평균 3라운드를 치른다(절반은 컷 탈락으로 2라운드, 절반은 4라운드). 1년에 40개 대회로 잡으면 17만2800번의 파 4홀 홀인원 기회가 있다. 
 
PGA 투어의 경우 1929년부터 92시즌을 치렀다. 약 1600만 번의 기회에서 딱 한 번 나왔다. LPGA 투어는 1226만8800번의 기회에서 두 번이었다.  
 
이런 기록을 아마추어가, 그것도 여성이 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파 3 홀인원 확률은 1만2000분의 1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정확한 근거는 없다. 요즘 프로대회에서는 한 대회에 하나꼴로 홀인원이 나온다. 파 3홀에 자동차가 걸리면 절반 정도는 선수가 타간다. 대회당 홀인원이 하나라고 가정하면 프로의 홀인원 확률은 약 1700분의 1이다. 
 
파 5홀에서 2번째 샷을 홀에 넣는 앨버트로스는 홀인원보다는 훨씬 귀하다. 그러나 파 4홀 앨버트로스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정은6은 지난 7월 KLPGA 투어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5번 홀(파5)에서 171m를 남기고 두 번째 샷을 홀에 집어넣었다. 각 투어에서 일 년에 한두 건씩 파 5홀 앨버트로스가 나온다.  
구니CC 웨스트코스 2번홀 홀인원 . [사진 이진영]

구니CC 웨스트코스 2번홀 홀인원 . [사진 이진영]

 
파 4홀 홀인원의 주인공 이 씨는 대구 롯데백화점 타이틀리스트 어패럴 매니저다. 이 씨는 “약간 내리막이어서 평소 이 홀에서는 티샷을 치면 그린 주위에서 칩샷을 한다. 그날은 조금 더 잘 맞았고 운 좋게 들어갔다”고 기뻐했다. 이날 81타를 쳤고 평소에도 80대 초반의 스코어를 낸다고 했다. 최저타는 76타다. 
 
경력 9년의 이 씨는 2018년엔 파 3홀에서 홀인원도 해봤다. 청도 그레이스 골프장 110m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한 번에 넣었다.  
 
드라이버의 평균 캐리 거리가 190m 정도라는 이 씨는 “거리가 많이 나가니 화이트티에서 치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일부러 치마 입고 나와 레드티에서 친다. 화이트티에서 칠 때도 있지만 버겁다”고 했다.  
 
거리가 많이 나는 비결에 대해 이 씨는 “처음에 기초를 잘 배워서 몸통 회전이 잘 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앨버트로스를 할 때 공은 타이틀리스트 프로V1,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 TS1을 썼다. 샤프트는 여성용 중 강한 것인데 정확히는 잘 모른다고 했다. 한 달에 대 여섯 번 라운드하고 연습은 별로 하지 않는다.  
 
이 씨는 또 “파 4홀 홀인원이 처음엔 별것 아닌 줄 알았는데 인터뷰까지 하고 보니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고 좋아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LPGA 투어에서 역대 파 4홀 홀인원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나왔으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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