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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절 내쫓느냐" 선긋던 박영선, 서울시장 출마설에 "시간 달라"

중앙일보 2020.11.27 11:27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진전된 반응을 내놨다. 27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저한테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입을 닫거나 다른 주제로 답변을 돌리던 것과 차이가 있다.
 
이날 박 장관은 “중기부가 문재인 정부 상징 부처로서 굉장히 열심히 일하고 있고,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속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며 “과연 이것을 갑자기 그만두는 것이 맞느냐 하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신중한 생각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돌고 있는 여성후보 차출론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내년 4월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치러지는 것이어서 여성 후보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박 장관은 “디지털 경제나 플랫폼 경제, 프로토콜 경제라는 경제전환이 오는 21세기는 ‘3F’의 시대”라며 “빠르고(Fast), 공정하고(Fair), 여성다움(Female)이 이끌어가는 시대가 바로 21세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괴테가 쓴 파우스트에 보면 맨 마지막 구절에 이 세상은 여성다움이 이끌어가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괴테가 피우스트를 쓰면서 그런 예견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연합뉴스

 
박 장관은 그동안 서울시장 출마설을 부인해왔기 때문에 이날 발언이 정치권과 관료 집단에서 화제가 됐다. 박 장관은 박 전 시장 사망 뒤 주요 정책 기자회견 때마다 서울시장 출마의 뜻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는데, 주로 침묵하거나 웃으며 손사래를 치는 방식으로 대답을 대신해왔다. 9월 다른 라디오 방송에선 “중기부에 와서 제가 벌여놓은 일이 많고, 지금 챙겨야 할 일이 많다”며 “아직 정말 거기에 대해 생각해볼 여유가 없다”고 말했었다.
 
그러다가 이달 3일 중기부의 스타트업 지원 계획인 ‘컴업(COMEUP) 2020’ 관련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땐 “왜 자꾸 저를 (중기부에서) 내쫓으려고 하느냐”는 농담으로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러분들이 좋아서 계속 더 있고 싶다”라고도 했다.
 
이 때문에 중기부 내부에서도 이날 발언을 두고 “이제 출마 작업 시동을 거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에 대한 여론조사가 나오기 시작한 시기라는 점도 의식한 발언이라는 게 중기부 안팎의 평가다.
 
실제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박 장관은 1위를 했다. 이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지역별ㆍ성별ㆍ연령대별 할당 등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공표 불가 판단을 내렸지만,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혀온 다른 정치인보다 지지율이 앞선 결과였다.
서울시청 출입구를 드나드는 민원인과 공무원. 뉴스1

서울시청 출입구를 드나드는 민원인과 공무원. 뉴스1

 
박 장관의 정치 행보가 가속화될 거란 관측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연말 개각설이다. 새 중기부 장관이 임명되면 박 장관은 일반 정치인 신분으로 활동이 가능하다. 다만 박 장관은 개각설에 대해 “인사권은 대통령 몫”이라며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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