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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에 디지털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 조주빈 징역 40년

중앙일보 2020.11.27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조주빈

조주빈

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닿는 장발의 모습으로 ‘박사’ 조주빈(25·사진)씨가 입장해 무표정한 표정으로 1심 선고 결과를 기다렸다. ‘태평양’ 이모(16)군, 공익요원 강모(24)씨, 전 공무원 천모(29)씨 등 공범들도 조씨 옆에 나란히 앉았다.
 

1심 “다수의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라는 공동 목표 조직적 실행”
조주빈 전자발찌 착용 30년 명령도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이현우)는 이날 텔레그램 채팅방인 ‘박사방’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조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유기징역형으로는 드물게 높은 형량이었다. 재판부는 또 조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취업제한 10년, 1억400여만원 추징 등 명령도 함께 내렸다.  
 
이 형량이 확정돼 만기 복역할 경우 조씨는 65세가 돼야 출소할 수 있고, 출소 후에도 30년간 전자발찌를 차고 있어야 한다. 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 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촬영하고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유인·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오랜 기간 여러 사람에게 유포했다. 특히 많은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복구 불가능한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의 중대성과 치밀성, 피해자의 숫자와 범행으로 인한 해악, 피고인의 태도를 고려하면 엄한 처벌과 장기간의 사회 격리가 필요하다”고 중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관심을 모았던 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주로 조직폭력 집단에 적용되던 이 혐의를 인정했다는 건 박사방이 조직적인 범죄집단이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구성원들이 조씨를 따르면서 조씨가 만든 성착취물을 유포했다는 데 박사방의 본질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사방 조직은 범죄라는 공동 목적에 따라 범죄의 계획과 실행을 용이하게 할 조직적 구조를 갖췄다”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유포를 목적으로 조직이 구성됐으며 역할을 나눠 수행한 점, 서로 원하는 성착취물 내용을 제시하며 협력한 점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조씨는 중형이 선고되자 다소 당황한 듯 얼굴이 붉게 상기됐지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구치소로 향했다. 공범 강씨는박사방 관련 범죄 외에 자신의 고교 담임 교사 자녀에 대해 살인을 청부한 혐의(살인예비)도 유죄로 인정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공범들에게도 징역 7~1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미성년자인 이군은 장기 10년, 단기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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