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산업체 출신"···플러노이 국방장관 지명 놓고 美민주당 진통

중앙일보 2020.11.26 15:07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국방부 장관 유력 후보인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국방부 장관 유력 후보인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 국방장관 인선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 중도와 진보 진영 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첫 여성 국방장관으로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진보 진영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언론 "선두주자지만 바이든, 최종 결정 못해"
진보 진영, 방산업체 연관성, 강경 성향에 반대
"방산업자 기용한 트럼프 전철 밟지 않아야"
당 서열 3위 흑인의원 "흑인 기용 너무 적어"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는 플러노이가 여전히 강력한 선두주자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완전히 마음을 굳힌 것은 아니라고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바이든이 지난 23일 발표한 외교·안보팀 장관급 6명 가운데 국가안보 핵심 직책인 국방장관이 빠져 있어서 관심이 증폭됐다.
 
진보 진영은 플러노이가 외교·안보 이슈에서 강성이라는 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리비아 전쟁을 지지하고,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반대하며,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무기 판매를 옹호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문제 삼았다.
 
방산업계와 연결돼 있다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민주당 마크 포칸 하원의원과 바버라 리 하원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방산업체와 연결된 사람을 국방장관에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민주당 로 칸나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해당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 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자리에 지명돼서는 안 된다. 회전문을 영구화하지 않도록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플러노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나온 뒤 2017년 워싱턴에 외교·안보 전략자문업체 '웨스트이그젝어드바이저스'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공동 설립했다.
 
폴리티코는 "어떤 고객들을 위해 무슨 업무를 해왔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라면서 "로비회사가 아닌 전략 컨설팅업체이기 때문에 공개의무가 없다"고 전했다. 진보 진영은 플러노이가 2007년 공동 설립한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방산업체 지원을 받는 점도 문제 삼았다. 
 
민주당 진보 진영은 바이든 당선인이 방산업체 출신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국방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의 미사일 방어시스템 부사장 출신인 패트릭 섀너핸을 국방장관 대행에 임명했고, 마크 에스퍼 전 장관은 항공기 엔진과 미사일 제조업체인 레이시온의 대관 담당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진보 진영의 불만에 바이든 당선인이 얼마만큼 관심을 기울이는지는 불분명하다고 WP는 전했다. 진보 진영이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대해서도 강성이라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그대로 지명했다는 것이다.
 
진보 진영이 플러노이 임명을 끝까지 막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이 기회에 진보의 어젠다를 알리려는 것일 수 있다고 디펜스뉴스는 시민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플러노이와 블링컨은 진보 진영을 적대시하지 않고 소통 채널을 열어 놓고 지속해서 대화해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원 인준 과정에서 '웨스트이그젝어드바이저스' 비밀 고객 명단이 문제 될 수 있고, 공동 창업자 블링컨을 이미 국무장관에 지명한 마당에 플러노이까지 주요 장관에 기용하는 게 바이든 당선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국방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행정부 국방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플러노이의 강력한 경쟁자로 흑인 남성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이 떠올랐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가 취임하게 되면 첫 흑인 국방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때마침 민주당 서열 3위인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 원내총무가 내각에 흑인 기용이 너무 적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25일 정치전문매체 더힐 인터뷰에서 바이든의 내각 인선 6명을 거론하며 "흑인 여성이 1명"이라며 "지금까지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클라이번은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정치인으로, 바이든이 흑인 표를 얻는 데 기여했다. 흑인 사회가 바이든의 당선을 도운 만큼 후속 인선에서 흑인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압박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다만, 존슨 전 장관이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 이사 출신이어서 진보층의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CIA 국장 후보로 거론되는 톰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CIA 국장 후보로 거론되는 톰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바이든 당선인이 톰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검토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바이든의 오랜 측근으로 최근 백악관 선임 고문에 임명된 마이크 도닐런과 형제 사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안보보좌관으로 있으면서 아시아 중시 전략인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수립에 관여했다.
 
마이클 모렐 전 CIA 국장 대행과 함께 국방장관 및 법무장관에도 거론되는 존슨 전 장관도 후보로 거론된다. CIA를 통솔하는 DNI 국장 지명자 애브릴 헤인스의 의견이 반영될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근무 때 상사였던 도닐런보다 모렐 전 국장대행을 선호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