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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대북 인도적 지원 제재 면제 빨라진다

중앙일보 2020.11.26 11:49
지난 9월 북한의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농촌으로 파견됐던 북한 노동당원들이 지난 20일 평양으로 복귀해 금수산궁전을 참배했다.[AFP=연합뉴스]

지난 9월 북한의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농촌으로 파견됐던 북한 노동당원들이 지난 20일 평양으로 복귀해 금수산궁전을 참배했다.[AFP=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면제 절차를 신속·간소화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국제 구호단체들이 북한의 코로나19 팬데믹 및 태풍·수해 피해에 대한 긴급 구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北 긴급 인도적 지원 요청 '패스트 트랙' 승인
제재 면제 기간도 기존 6개월→9개월 연장
코로나·수해·태풍 인도적 위기 지원 간소화
VOA "코로나 여파 북·중 무역 사실상 중단"
10월 접경 지린·랴오닝성 세관 거래 '제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27일 15개 이사국이 참여한 전체 회의에서 팬데믹과 자연재해에 대응한 구호 활동과 같은 긴급한 인도적 지원 요청에 대해 '패스트 트랙'을 신속하게 허용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기존 '제재 이행 안내서'에 새로 포함돼 이의가 없으면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된다.
 
안보리의 한 외교관은 "이번 조치는 위원회가 긴급 구호활동 요청은 신속하게 처리하고 제재면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실제 구호물품 전달에 필요한 제재면제 기한을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이다.
 
대북 인도적 긴급 구호활동에 대해 신속 제재면제 및 기한 연장 조치는 북한의 코로나19 국경 봉쇄로 북·중 국경무역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의 소리(VOA)는 26일 중국 해관총서 무역자료를 인용해 "지난 10월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4개 품목을 수입하고, 7개 품목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며 "북·중 합작으로 운영하는 수풍댐 등 압록강 발전소의 전력 거래를 제외하면 실제 무역품목은 5개에도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특히 북한과 접경 지역인 지린성과 랴오닝성은 '전력'을 제외하면 국경 지역 세관 거래가 전무했다. VOA는 이에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 3월 177개 품목을 거래한 것과 비교해 사실상 북·중 무역은 중단된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토머스 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북한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거론하며 "제재를 부분적으로 해제할 필요가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인도적 목적으로 제재 완화를 제안했지만,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벌인 2006년 이래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해왔다. 대신 기아 및 자연재해와 같은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 북한 주민을 위한 식량·의약품 등 지원은 대북 제재 이행을 감독하는 안보리 제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제재 예외로 인정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2017년 6차 핵실험과 세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강행하고 2018년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채택 이후 후속 절차도 지연되자, 미국의 요구에 따라 개별 인도적 지원에 대한 심사 절차도 까다로워졌다. 승인을 받는 데 최장 5개월이 걸리고, 지원 물품 대금 송금이 막히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초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미국 내 구호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긴급 구호활동을 위한 패스트트랙 승인 절차를 도입하고, 일부 사업의 경우 기존 6개월의 면제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안보리 제재위원회 회의는 지난해부터 시행하던 인도적 지원에 관한 제재면제 간소화 절차를 공식화하는 의미도 있는 셈이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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