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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슈에 찢어진 ‘조금박해’···대선 시사 박용진, 친문 러브콜?

중앙일보 2020.11.26 05:00
20대 국회 초선의원으로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온 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박용진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왼쪽부터). 이들은 '조금박해'로 불렸지만 현재는 따로 연락을 취하거나 모임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뉴스1, 연합뉴스

20대 국회 초선의원으로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온 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박용진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왼쪽부터). 이들은 '조금박해'로 불렸지만 현재는 따로 연락을 취하거나 모임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뉴스1, 연합뉴스

 

“지금이 이럴 때인가.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한 사안 아니냐.”(박용진 민주당 의원)

 
민주당 쓴소리 모임 ‘조금박해’가 갈라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배제·징계청구한 사안을 두고서다. 조금박해는 20대 국회에서 초선으로 조국 사태 등을 공개비판한 조응천·금태섭(탈당)·박용진·김해영 등 전·현직 민주당 의원을 지칭한다.
 
조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에 대해 추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몹시 거친 언사와 더불어 초유의 수사지휘권, 감찰권, 인사권을 행사했다”며 “급기야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라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고야 말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출범시키고 윤석열을 배제하면 형사사법의 정의가 바로섭니까?”라고 적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총장의 ‘판사 사찰’이) 관례였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 문제”라며 추 장관에 동조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야당 비토권 삭제)에 대해서도 “비토권이라고 이름은 붙여져 있지만 (야당이) 제도 거부권처럼 행사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선시사 박용진, 친문 러브콜?

20대 국회에서 조금박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위 사건 관련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며 조명받았다. 그러나 공수처 설치 반대를 표명한 금태섭 전 의원과, 조국·윤미향 사태 당시 지도부 입장을 비판한 김해영 전 최고위원이 재선에 실패하며 조금박해는 각자도생 분위기로 가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조응천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재선에 성공한 건 조 의원과 박 의원 둘이었는데 21대 국회 들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였다. ‘쓴소리맨’을 자처한 조 의원은 윤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추 장관을 향해 “임명권자에게도 부담이 될까 우려스럽다”(지난 6월)고 밝혔고, 추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엔 “묻고 넘어갈 단계는 넘어섰다”(지난 9월)고 꼬집었다.
 
반면 박 의원의 쓴소리는 줄었다. 검찰이 월성 원전 1호기 수사를 단행하자 “권한 남용 행위”(지난 19일)라며 당 지도부에 동조했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금 전 의원을 향해선 “탈당계 잉크도 안 말랐다”(지난 23일)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서울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박 의원이 대선 경선에 나서기 위해 친문 지지층에 어필하려는 행보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추 장관 결정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부산 지역 여권 인사는 “부산시장 출마를 고심하는 상황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태섭 효과…모두 입 다물었다”

조 의원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민주당에서 추미애 장관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의원들의 공개 발언은 절대 다수가 추 장관 행보에 힘을 보태는 쪽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에 참석했다. "윤석열 총장이 '한점 부끄럼 없이 검찰 중립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추 장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에 참석했다. "윤석열 총장이 '한점 부끄럼 없이 검찰 중립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추 장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종택 기자

물론 물밑에선 추 장관 결정을 못마땅해 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중진 의원은 “추 장관 방식은 정치공방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의원들이 말을 못하는 거 같다”고 전했다. 의원들이 입을 닫는 건 ‘금태섭 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공수처법 표결 당시 찬성 당론을 어기고 기권했다가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경선탈락→징계→탈당’ 등 풍파를 겪고 있는 금 전 의원 수난 사례가 생생해서다.
 
역시나 이날도 친문 지지층은 조 의원에게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조응천을 징계하자”, “조응천은 탈당하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조응천도 곧 ‘태섭’(징계 후 탈당 암시)된다”는 글이 화제를 뿌렸다. 비문 성향의 한 당내 인사는 “지도부조차 친문 눈치를 보는데 초선 의원들이 자기 생각을 밝히기는 더 어렵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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