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현안마다 침묵…이해할 수 없어
추·윤 임명한 대통령이 설명하고 책임져야
문 대통령의 침묵은 처음이 아니다. 현안마다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 김해신공항 뒤집기 갈등이 증폭돼 국가적 혼란으로 이어졌지만 이를 수습하고 책임지는 대통령의 발언은 없다. 탈원전 결론을 내려놓고 공론화위원회를 들러리 세울 때도, 미친 집값으로 온 나라에 난리가 나도 국정 최고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게 대통령의 마지막 진단이었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만든 ‘무공천 당헌’이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뒤집혔을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대통령은 농업인의 날 기념식 등에 참석했다. 대통령은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해 다른 행사에 열심히 참석하는 건지, 아니면 상황이 난처해 애써 외면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직무배제한 내용과 방식은 여러모로 납득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윤 총장은 여기에 ‘법적 대응’을 외치고 있어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할 지경이다. 하지만 더 시급한 건 대통령의 분명한 태도다. 검찰총장을 경질하든, 법무부 장관을 해임하든 이젠 이 문제에 선을 그어야 한다. 그러고는 대통령의 입장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 최소한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뒤에 숨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 후세에 ‘비겁한 대통령’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