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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년 걸리는 신약…코로나 백신 1년 만에 개발한 비결은?

중앙일보 2020.11.25 14:04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도 최근 코로나19 백신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세 회사 모두 3상 중간 결과에서 90% 이상의 효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올 초 중국 우한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백신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온 셈이다. 신약 개발에는 통상 10~15년이 걸린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은 어떻게 1년 만에 개발 완료 단계까지 왔을까.  
 

각국 정부 정책·재정 지원 한 몫 

25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BPRC)는코로나19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요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이 큰 몫을 했다. 미국 정부의 ‘오퍼레이션 워프 스피드(Operation Warp Speed)’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미국 정부는 민관 협력 차원에서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존슨앤드존슨·머크 등 5대 제약사가 백신 개발부터 제조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생산시설 사전 허가 등 제도를 바꾸고 자금을 지원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3상에서 90% 이상의 효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3상에서 90% 이상의 효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백신 개발사 10억 달러 넘는 재정 지원 받아  

각국 정부의 ‘재정 지원’도 제약사가 위험 부담을 덜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다. 모더나의 경우 미국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에서 9억5500만 달러(약 1조600억원)를 지원받았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독일 정부로부터 4억5500만 달러(약 5040억원)의 연구·개발 지원금을 확보했다.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에 나선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미국·영국 정부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지원받았다. 국제기구인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도 모더나를 포함한 9개 제약사에 백신 개발 비용을 지원했다.  
 

신약 개발 노하우와 플랫폼 기술도 영향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개발 노하우와 플랫폼 기술 영향도 컸다. 플랫폼은 하나의 기술을 다양한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말한다. BPRC는 “백신 개발 성공이 임박한 제약사들은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모더나는 해당 플랫폼 기술의 제조시설 보유로 신속한 임상 진입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이 단백질이 아닌 유전자를 항원으로 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바이러스 백터 기반인 점도 빠른 개발에 영향을 줬다. BPRC는 “단백질 백신은 달걀에서 배양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항원 생산량도 제한적”이라며 “유전자를 항원으로 하면 시공간적 한계가 적고 대량·신속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반 신약 개발과 코로나19 백신 신약 개발 비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일반 신약 개발과 코로나19 백신 신약 개발 비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동시다발 진행하고 임상 환자 조기 확보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제조를 동시다발로 진행하고, 임상 환자를 빠르게 확보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은 수년이 걸리는 순차적인 개발 방식이 아니라, 백신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가 나오기 전에 임상·제조 단계를 동시다발로 추진하고 1·2상을 동시에 진행했다. 또한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3만명 이상의 3상 임상 참가자 모집도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화이자·모더나 등 3상 결과 효능 90% 이상 

앞서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결과에서 95%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각각 94.5%, 90% 효능을 보인 것을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상 가격은 1회 접종에 약 3000원이다. 화이자(1회 2만원)나 모더나(1회 2만5000원)보다 저렴하다. 또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 2회, 모더나 백신은 4주 간격 2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달 간격 2회 접종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3상 결과를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3상 결과를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AP=연합뉴스〉

내년 코로나 백신 최대 50억회분 이상 생산 기대  

논란이 됐던 보관 방식도 다르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에서 최대 6개월, 일반 냉장고에서는 최대 5일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에서 최대 6개월, 2~8℃에서 30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8℃에서 최대 6개월 동안 유통할 수 있다.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최대 5000만회분을 생산하고 내년에 13억회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올해 2000만회분을 포함해 내년 5억~10억회분, 아스트라제네카는 내년에 30억회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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