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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문화재로 상속세 내는 물납제 도입될까…문체부, 밑그림 토론회 연다

중앙일보 2020.11.25 10:58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각종 세금 부담 및 재정난으로 인해 경매에 내놨다가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8월 구매한 삼국시대 불상 2점. 왼쪽이 높이 38.2cm의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 오른쪽은 높이 22.5cm의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각종 세금 부담 및 재정난으로 인해 경매에 내놨다가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8월 구매한 삼국시대 불상 2점. 왼쪽이 높이 38.2cm의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 오른쪽은 높이 22.5cm의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상속세·재산세 등 세금을 낼 때 보유한 문화재·미술품으로 납부할 수 있는 물납제도가 우리나라에도 도입될까. 최근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물납제 필요성이 제기된 데 이어 정부도 각계 전문가들을 모아 도입 안의 밑그림 그리기에 나선다.

"간송 불상 2점 경매 등 계기로 공론화 필요성"
지난달 국감서도 제기돼…1일 전문가 토론회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음달 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물납제도’는 상속세·재산세 등을 납부할 때 일정 요건을 갖추는 경우 현금 대신 법에서 규정한 자산으로 세액을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물납은 재산 처분과 관리가 쉬운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한해 인정되고 있다. 한국박물관협회(회장 윤열수)와 함께 하는 이번 토론회는 물납 대상에 문화재·미술품까지 포함시키는 개정안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논의하게 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술품 물납제 논의 자체는 세금부담 완화와 문화유산의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2012년쯤부터 꾸준히 있었지만 조세 형평성 등 문제로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간송미술문화재단의 ‘보물 2점 경매’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재를 구입·보전한 간송 전형필(1906~1962) 일가는 3대째 이르러 각종 세금 부담과 경영난을 겪다가 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놨고 이를 지난 8월 국립중앙박물관이 사들였다. 이밖에 기업가 출신 손창근(91) 선생이 최근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국보 제180호)를 국가에 기증한 것도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논의의 물꼬를 텄다고 문체부 측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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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1대 국회 첫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이광재(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속세의 경우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있는 미술품을 물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을 통한 미술품 국세물납제도 도입, (미술품 물납제도를 위한) ‘미술품 가격감정기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입법조사처도 10월 초 ‘상속세 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론적 검토’라는 입법·정책보고서를 통해 “물납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프랑스의 경우 정부의 예산 규모로 구입하기 힘들었던 많은 미술품들을 국가가 확보하여 국가 주요 유산의 유출 방지 및 국민의 문화향유권 확대에 기여하고 있고, 그 대표적인 예가 피카소 미술관”이라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다만 “이로 인해 우려되는 현금납부자와의 형평성, 납세의무자의 경제적 이해득실에 기초한 물납대상물 선택의 역효과 가능성, 국가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 등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선 ▲정준모 미술비평가가 ‘박물관·미술관 상속세 물납 허용의 필요성’을 ▲김소영 한미회계법인 회계사가 ‘물납제 도입 시 주요 검토 필요 사안과 제언’ 등을 발표한다. 이어 장인경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박선주 영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캐슬린킴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가 참여하는 토론이 열린다.  
 
문체부는 이번 토론회 논의 등을 바탕으로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기초(안)을 마련하고, 향후 정책 토론회를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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