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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 총리'였지만…이낙연의 '리스트 정치' 두고 당내 뒷말 무성

중앙일보 2020.11.25 10: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다음달 3일까지 자가격리 대상이 됐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다음달 3일까지 자가격리 대상이 됐다. 오종택 기자

“가덕 신공항 특별법안을 잘 만들어 야당 법안과 병합심의하고, 대구공항, 광주공항 관련법에 대해서도 여야가 지혜를 모아가기를 바란다.”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화상 의원총회에서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날 공항 관련 법안 외에도 ▶공수처법 ▶국회법▶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의 조속한 심사를 당부했다. “이제는 우리가 국민께 약속드린 개혁, 공정, 민생, 정의 입법을 하나씩 수확해야 할 시기”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의 발언이 조율을 마치지 않고 먼저 나온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특히 공항 관련 특별법이 대표적 케이스다. 민주당 국토위 관계자는 “대구신공항특별법은 상임위에서 한 번도 논의한 적이 없다. 지방공항 다수가 적자인 상황에서 무슨 대구 신공항까지 국비로 짓냐”고 했고, 광주공항 관련법(군공항이전특별법)이 제출된 국방위 관계자 역시 “여야 갈등 사안은 아니나 조율할 게 남아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0일 발의된 가덕 신공항 특별법으로 숙려기간(20일)을 따져도 정기국회 내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낙연의 ‘입법 리스트’ 정치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음성’ 판정을 받은 이 대표는 격리 기간에도 정기국회 입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화상으로 참석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필수노동자지원법 ▶생활물류서비스법 ▶온종일돌봄특별법 ▶공수처법과 함께 공항 특별법 3가지를 언급했다. 
 
지난 21일엔 당 대변인을 통해 ‘이낙연 대표의 미래입법과제’ 15개 법안 리스트도 공개했다. 이 리스트엔 공수처법, 국정원법, 경찰청법, 국회법, 이해충돌방지법. ‘경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민주당 중점 법안에 중대재해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고용보험법, 5·18특별법, 4·3특별법 등이 총망라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지한 이낙연 대표의 '미래입법' 과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공지한 이낙연 대표의 '미래입법' 과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캡처.

이와 관련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과거 ‘꼼꼼 총리’로도 불릴 만큼 현안을 꼼꼼히 챙기는 이 대표의 세심한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자가격리 중에도 당 대표로서 책임감을 갖고 정기국회 입법 현안을 점검하고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내에선 불만도 적지 않다. 지역 공항 관련 법은 물론이고, 5·18특별법, 4·3특별법 등 법안이 각 지역 ‘맞춤형 법안’이어서다. 당내 견해차가 큰 중대재해법도 한국노총 요구 법안이다. 당초 당 정책위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었고, 최종적으론 두 법안을 상임위에서 각각 심사하려 했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당론이 아닌 법까지 대표 명의 입법 리스트로 포장해 발표하는 건 ‘김대중 총재’ 시절에나 하던 행동”이라며 “벌써 대선 운동을 하냐는 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벌써 대선 행보” 논란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금명간 국토부가 전월세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호텔 방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사진기자협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금명간 국토부가 전월세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호텔 방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사진기자협회

최근 여권에선 이 대표의 언행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지난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호텔 전세방’을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이틀 뒤 발표할 정책을 이 대표가 앞질러 언급하면서 ‘호텔 전세방’만 부각됐다”며 “전세난 해결을 위한 정부 대책이 여론의 역풍만 맞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 20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5주기 추모식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 대표는 추모식 당일 대구 경북대에서 열린 대학생 대상 강연회 연사로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 지도부가 오는 국립현충원 추모식에 여당 대표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안 가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 측은 “김 전 대통령 기일(22일)과 겹치지 않게 20일 경북대 특강 일정을 정했다”며 “특강 일정을 몇 차례 번복한 터라 순연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원내대표가 당을 대표해 추모식에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YS 추모식엔 지난해를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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