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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했다가 한방에 훅 갈라···공무원 2주간 '금인(禁人)령'

중앙일보 2020.11.25 05:00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의 한 노래방 입구에 집합금지명령서가 붙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식당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며 프랜차이즈형은 물론 동네 소규모 카페도 포장과 배달 주문만 할 수 있다.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은 사실상 영업금지에 해당하는 '집합 금지'가 내려졌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의 한 노래방 입구에 집합금지명령서가 붙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식당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며 프랜차이즈형은 물론 동네 소규모 카페도 포장과 배달 주문만 할 수 있다.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은 사실상 영업금지에 해당하는 '집합 금지'가 내려졌다. 뉴스1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A담당관(45)은 지난 23일 부랴부랴 저녁 약속을 취소했다. 인사혁신처에서 ‘공공부문 방역관리 강화방안’ 지침이 내려오면서다. 지침에는 직원 3분의 1 재택근무와 출장 원칙적 금지, 대면 모임 자제 등이 담겼다. 
 

약속 줄줄이 취소하는 공무원 

A담당관은 앞으로 2주간 예정됐던 5개 일정을 싹 지웠다. 이중에는 26일 고교 동창 2명과의 만남도 포함됐다. A담당관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문책까지 한다니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경찰 간부는 “몰래 모임을 할 수는 있겠지만 만일 코로나19 접촉자라도 된다면, 한 방에 가는 분위기”라며 “살벌하다”고 전했다.
 
3차 유행 와중 전국 공무원들에게 특별 방역 지침이 내려졌다. 24일 0시부터 수도권에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와는 별개다. 공공부문이 거리두기에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다. 지침의 핵심은 23일부터 2주간 필요하지 않은 모임을 아예 취소하거나 연기하라는 것이다. 만일 이를 어기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경우 문책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24일 장사를 접은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 불이 꺼져있다. 뉴스1

24일 장사를 접은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 불이 꺼져있다. 뉴스1

 

9월만 해도 문책은 '카더라'였는데 

지난 9월 22일 국무총리실 한 간부공무원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적 있다. 그는 같은달 16일 세종시 내 식당서 저녁식사 후 인근 호프집에서 2차 모임을 이어 갔다. 확진판정이 나오자 총리실이 발칵 뒤집혔다. 정세균 총리를 비롯해 직원 40여명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문책은 없었다. 당시 세종 관가에서는 “징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카더라’였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2차 유행이 잡히던 지난 9월 중순과 딴판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공부문이 먼저 방역관리 방안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모든 불요불급한 모임은 취소·연기하고 모임이 필요한 경우라도 비대면 방식으로 할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모이더라도 식사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 연합뉴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 연합뉴스

 

방역당국 "2020년 모임은 이제 없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일반 국민을 향해서도 “지금 관건은 일상에서 지인과의 모임조차 얼마나 줄이고 자제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송구한 표현이지만 코로나19의 전국적 대유행이라는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2020년 모임은 이제는 없다’고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중인 22일 경남 하동군 하동읍 한 식당 테이블 위로 의자가 놓여 있다.   식당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 영업을 중단하고 내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영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중인 22일 경남 하동군 하동읍 한 식당 테이블 위로 의자가 놓여 있다. 식당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 영업을 중단하고 내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영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깊어진 자영업자의 한 숨 

자영업자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 이외 상당수 지역은 거리두기 2단계를 비껴갔다. 이들 지역 내 식당들은 오후 9시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다. 같은 시간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2단계 적용지역과 대비된다. 하지만 관공서 인근 식당은 공공부문 방역관리 강화지침에 연말 특수가 실종된 모습이다. 
 
세종시 내 한 음식점 대표는 “이번 주 예약이 한 팀도 없다”며 “슬슬 잡혀야 할 때인데 그나마 예정됐던 것들도 어제(23일) 줄줄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점심 때는 도시락만 30~40개 정도 판매한 게 다다”며 “저녁 장사는 현재 손님 5명이 전부”라고 하소연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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