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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인선, 베테랑들의 귀환…정권 인수 본격화

중앙일보 2020.11.25 00:03 종합 1면 지면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출범할 새 행정부의 첫 인선 결과를 23일(현지시간) 발표하면서 ‘바이든 시대’를 향한 정권 인수 절차가 본격화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연방총무청(GSA)에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에 필요한 절차에 협력하라고 지시하며 한발 물러섰다. 바이든의 승리 확정 후 16일 만에, 대선 투표일 이후 20일 만이다.
 

트럼프 대선 20일 만에 “협력” 지시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발표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외교안보 베테랑 6명을 다시 전면에 복귀시켰다.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장관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해 오랜 측근을 요직에 재배치했다.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DNI)에는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배치했다. 이 자리에 여성이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명했다. 쿠바 아바나에서 태어난 마요르카스는 부모와 함께 피델 카스트로의 정치적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민 1세대가 이민과 국경 통제를 다루는 국토안보부 수장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첫 라틴계 국토안보부 장관이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 진영이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던 기후변화 대응을 추진할 대통령 기후특사에는 거물급 정치인인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지명했다.
 
미국의 다자외교 복귀를 이끌 주유엔대사에는 흑인 여성인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지명했다.
 
국토부 장관 발탁 마요르카스 지명자, 오바마 때 부장관
 
경력 35년의 직업 외교관 출신을 유엔에 배치해 북핵·인권 등에서 일관된 원칙 외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장관 지명이 예상되는 재닛 옐런은 2014년 오바마 정부에서 여성 최초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올랐다.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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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지명자를 제외한 지명자 5명은 4년 만에 직함에서 ‘부(副)’자를 떼고 한두 단계씩 승진하며 금의환향했다. 바이든 부통령과 호흡을 맞췄던 오바마 정부의 관료들이 바이든 정부 요직에 재배치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2.5기라는 표현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권 인수인계와 관련해 오후 6시쯤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에밀리(에밀리 머피 GSA 청장)와 그의 팀이 초기 의례에 맞게 해야 할 일을 하라고 권고한다”며 “내 팀에도 같은 일을 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머피 GSA 청장도 이날 바이든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인수인계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트윗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좋은 싸움을 할 것이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해 정권 인수 협조 지시가 대선 결과에 대한 공식 승복은 아님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CNN은 바이든에게 인수인계를 허용한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인수인계 협조를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바이든 정부에 반대하는 공화당 지지층의 정치적 구심점 역할을 하려 한다는 관측이 워싱턴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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