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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사실 모른 채 출산…사망한 영아 방치한 여성 무죄

중앙일보 2020.11.24 09:28
임신 사실을 모른 채 홀로 출산한 뒤 아기를 사망한 채로 방치한 20대 여성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성지호 정계선 황순교 부장판사)는 A(25)씨의 사체유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시신을 유기한다는 생각보다는 상황을 단순히 모면하려는 의도였다고 보인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단을 인정했다.  
 
지난 9월 10일 새벽 자신의 집 회장실에서 36주 된 아이를 홀로 출산한 A씨는 사망한 채 태어난 아이를 방치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남성과 성관계 후 임신했으나 출산 일주일 전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비로소 임신 35주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정일보다 앞당겨 출산하게 된 A씨는 영아 시신을 화장실 내 서랍 안에 넣어뒀다.  
 
A씨의 어머니가 뒤늦게 출산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1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피고인이 일부러 시신을 숨기거나 내버릴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홀로 출산의 고통을 겪고 배출된 태아가 사망한 사실까지 확인한 후 사건 당시 극도의 당혹감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량의 피를 흘려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시신을 찾기 어려운 곳에 숨기는 등 행위가 없어 '유기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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