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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신고 오류 또 있다" 김홍걸 변호인의 불리한 고백, 왜

중앙일보 2020.11.23 17:44
선거 과정에서 재산을 축소신고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과정에서 재산을 축소신고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걸 무소속 의원과 재산 신고를 도와주었던 직원들은 더 많은 오류를 범한 사실이 있습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서 열린 김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첫 공판, 김 의원 측의 변호인이 한 말이다. 검사도 아닌 변호인이 왜 의뢰인에게 자칫 불리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일까.  
 
김 의원은 4‧15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시절 재산을 축소 신고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의원이 당선을 목적으로 배우자 명의 10억 원대 상가 건물의 면적을 축소해 신고하고, 배우자 명의 상가와 아파트 보증금 총 7억1000만원을 채무 목록에서 누락했다고 의심한다.  
 
김 의원 측은 “김 의원이나 재산 신고를 도와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비서와 경리 모두 재산 신고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실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상가 건물은 대지와 건물 면적을 더한 전체 면적을 신고해야 한다. 직원은 이를 알지 못했고, 전체 면적이 아닌 산정 면적을 기재했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됐다는 것이 변호인의 설명이다. 임대보증금의 경우에도 채무에 해당하는지 몰라 신고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만약 신고했다면 총 재산이 58억원에서 51억원으로 줄어들기에 오히려 김 의원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추측했다.  
 
김 의원 측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재산 신고를 도왔던 직원들의 다른 실수를 언급했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예금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를 알지 못해 신고 당시인 3월 기준으로 했다가 급히 정정했고, 일원동 아파트 가액 역시 지난해 말이 아니라 3월의 실거래가를 신고한 오류가 있다고 했다. 2020년 7월 국회의원 당선 이후 공직자 재산을 등록할 때도 배우자가 상가의 지분을 다 갖고 있음에도 등기부등본에 ‘공여자 지분 1/2’ 기재를 보고 반만 신고했다. 경험이 없어 실수로 일어난 것이지 당선 목적으로 허위사실임을 알면서도 신고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반면 검찰은 “재산 신고 경험이 부족한 직원에게 맡겼다면 본인이 더욱 꼼꼼히 확인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을 수사 의뢰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A씨는 증인으로 나와 “선거 실무를 해보지 않은 지인이라면 후보자라도 꼼꼼하게 챙겨봐야 하는데 선관위에 물어볼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 허위 재산 공표의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고, 호남에서의 역할이 인정돼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김 의원이 당선 취소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부러 재산 누락을 할 이유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250조는 선거 후보자가 재산을 허위로 공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에 A씨는 “숨길만 한 동기는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를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다주택자나 갭투자에 관한 부정적 이미지가 생기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상가 임대료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청렴한 이미지와 달리 전과와 형제간 상속 분쟁이 알려졌고, 다주택자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지면 충분히 감추고 싶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질문했고, A씨 역시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김 의원은 “직접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요청에 아무런 의견도 밝히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이었던 지난달 15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김 의원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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