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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통화연결음이 '새 광화문광장'…野 "성형집착 이유 뭐냐"

중앙일보 2020.11.23 17:35
지난 1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동쪽(주한미국대사관 앞) 차로 확장 공사를 시작해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까지 순차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람이 쉬고 걷기 편한 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동쪽(주한미국대사관 앞) 차로 확장 공사를 시작해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광장으로 조성하는 공사까지 순차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서울시입니다. 광화문광장이 진짜 광장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23일 오후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김학진 행정2부시장의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은 이렇게 시작했다. 서울시는 최근 간부 법인폰, 시청 사무실 유선전화, 120다산콜센터 등의 통화연결음을 코로나19 방역 수칙 안내에서 광화문광장 조성 소개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민생당·정의당 공동기자회견
“서울시 광장 성형에 집착, 혈세 낭비”
시민단체 반대 성명도 연일 이어져
서울시 “절차대로 진행, 강행은 어폐”

 
서울시는 올해 통화연결음을 통해 ▶코로나19 방역수칙 ▶신혼부부 주거지원 ▶재난지원금 지급 ▶소상공인 지원 ▶제로페이 혜택 등 역점 정책을 홍보해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지금 통화연결음을 광화문광장 소개 내용으로 바꾼 것은 그만큼 강한 사업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교체를 위해 지난 20일 시 총무과와 120다산콜센터 등에 관련 공문을 보냈다”며 “시청 사무실 전화에는 23일 오후 6시 이후 반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서울시의회 야당 의원들은 최초로 국민의힘·민생당·정의당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광장 사업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 서울시와 야권 간 입장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민생당, 정의당 의원들이 23일 중구 서울시의회 기자회견실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전면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민생당, 정의당 의원들이 23일 중구 서울시의회 기자회견실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전면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민생당·정의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즉각 중단하라”며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진수·이석주·성중기·김소양·이성배·여명 의원(이하 국민의힘), 김소영 의원(민생당), 권수정 의원(정의당) 등 야당 의원 8명이 전원 참여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공포와 치솟는 집값으로 시민이 고통 속에 살아가는 가운데 서울시가 권한대행 체제에서 할 일은 시민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행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라며 “그런데 (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두고 숱한 논란이 제기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기습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의원은 “최초의 야당 공동 기자회견인 만큼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 사업은 내년 선출되는 새 시장이 변화된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밝혔다. 의원들은 “시장 부재 상황에서 791억원이라는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쏟아붓는 ‘광장 성형’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두 가지를 요구했다. 
 
우선 “시민의 반대 목소리를 무시한 채 착공을 졸속으로 강행했다”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또 “국가적 위기 속에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2021년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예산을 자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 착공 기자설명회를 열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 착공 기자설명회를 열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40조479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시의회 각 상임위원회는 23일부터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다. 광화문 예산을 들여다볼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예산 심의는 오는 30일 열린다. 
 

야당 반대 표명에 여당 시의원 찬성 입장문 ‘맞불’

권수정 정의당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보라매병원 위탁운영비 51.74% 감축을 비롯해 서울의료원 가정폭력피해자 의료지원사업 100%, 나눔진료봉사단 52.06% 삭감 등 공공의료와 공공돌봄 예산마저도 삭감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는 시민 이견이 합의되지 않은 광화문광장에 791억원이라는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시민을 위한 예산 증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원 109명 가운데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나머지 8명이 야당이다. 예산 삭감을 결정하려면 의원 절반 이상이 본회의에 참석해 출석 의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의석 분포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삭감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예산 심의에서 한 푼의 세금도 허투루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삭감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야권의 반대 의견 표명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을 중단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포럼, 시민대토론회, 공청회 등 4년여 동안 300여 회에 이르는 시민·전문가와의 소통을 거친 만큼 야당의 일방적 졸속 추진 주장은 그동안의 과정을 모두 도외시한 것으로 상당히 의외”라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및 시민단체, 부암·평창동 주민들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및 시민단체, 부암·평창동 주민들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이하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시에 대한 비판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5일에 이어 20일 비판 성명을 내고 “19일 서울시 간부들과 면담했지만 상식과 예의에서 벗어난 일방적 억지 주장으로 대화가 20분 만에 결렬됐다”며 “시민사회 요구에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상택 서울시 광화문광장추진단장은 “시민과 소통, 중앙정부와 협의, 행정 절차를 거쳐 진행하는 사업인데 일부에서 강행이라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주장에 관해서는 “변화 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렇게 얘기하지 않으셨느냐’고 물었는데 면담 도중 단체 측 네 분 중 두 분이 나가셨다”면서 “파행인 것처럼 얘기되는 게 속상하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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