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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허브·나무토막·오일···원하는 형태로 향을 빚어 즐겨요

중앙일보 2020.11.23 09:00
백채희(왼쪽)‧김온유 학생기자가 향을 즐기는 체험부터 인센스‧스머지 스틱‧에센셜 오일 롤온 만들기까지. 아로마테라피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즐겨봤다.

백채희(왼쪽)‧김온유 학생기자가 향을 즐기는 체험부터 인센스‧스머지 스틱‧에센셜 오일 롤온 만들기까지. 아로마테라피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즐겨봤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간에 좋은 향기를 채워주는 향과 방향요법인 아로마테라피(향기를 뜻하는 아로마(aroma)+요법(치료)을 의미하는 테라피(therapy)의 합성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향은 냄새를 제거하는 목적 외에도 향을 맡으면서 긴장·스트레스 등 몸의 부작용을 완화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죠. 아로마테라피의 모든 것을 알아보기 위해 김온유‧백채희 학생기자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착한공방을 찾았습니다.  
아로마테라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아로마테라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양승희 대표가 "고대인들이 우연히 나무를 태웠는데 거기서 향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며 아로마테라피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어요. 특정 식물이 지닌 고유의 힘을 우연히 습득하거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고, 약효가 있는 방향성 식물을 종교의식이나 상처 치료, 질병 치유 등에 사용해 온 겁니다. “향을 피우는 건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며 신과의 접점을 향하는 의식이기도 하고요. 마음과 공간을 정화하며 긴장을 늦추고, 공간을 평화로운 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행위이기도 해요.”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아로마테라피의 모든 것을 알려준 양승희 착한공방 대표.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아로마테라피의 모든 것을 알려준 양승희 착한공방 대표.

중세시대 지금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인 페스트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요. 당시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공간과 영혼을 정화하는 의미로 주니퍼베리‧로즈마리 같은 것들을 불태웠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렇게 태웠던 장소에서는 페스트라든지 질병이 발병하지 않았대요. 허브가 공간을 정화하고 나쁜 것들을 태워버리는 효과를 발휘했던 거죠.”
 
향을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
소중 학생기자단은 아로마테라피 태초의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직관적으로 향을 즐기는 체험을 해봤습니다. 스머징(smudging)은 향기가 나는 식물을 건조한 뒤 불을 붙여 연기에서 나오는 향기를 즐기는 방법인데요. 스머징 종류에는 나무토막, 수지‧검, 최근 많이 사랑받는 스머지 스틱, 인센스를 태우는 것이 있죠. “아메리카 원주민이 나무토막을 태웠다고 알려져 있죠. 샌달우드‧팔로산토 나무토막 향을 맡아보세요.” 김온유 학생기자가 “신기해요. 은은한 향이 나요”라고 말했죠.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하며 나무토막에 불을 붙였습니다. 다른 곳에 불이 붙지 않게 도자기 같은 곳에 올려두고 태워야 하는데 옛날에는 전복껍데기 같은 걸 활용했다고 해요. 어느 순간 공방 전체에 은은한 향기가 퍼졌습니다.  
수지‧검은 소나무의 송진처럼 나무에 맺히는 물질인데요. 유향이라고 알려진 프랑킨센스, 몰약이라고 알려진 미르 등의 수지‧검을 태워 향기를 즐기는 겁니다. 양 대표가 인센스용 숯을 불에 달구고 그 위에 프랑킨센스 검을 올려 태웠습니다. 순식간에 연기가 공방을 가득 채우자 김온유‧백채희 학생기자의 입에서 함성이 터져나왔죠. 향로 사이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이 환상적입니다. “오만 살랄라 지역에서는 손님이 왔을 때 환대의 의미로 프랑킨센스를 태운다고 해요.”
스머지 스틱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말린 허브 다발을 의미합니다. 세이지‧시더우드‧라벤더‧로즈마리‧타임 등 다양한 허브로 만든 스머지 스틱을 불에 태워 에너지를 불러들이고 액운을 막는다고 여겼죠. 마르기 전의 로즈마리‧세이지 향을 맡아보니 강한 허브 향기가 뿜어져 나왔어요. 양 대표가 로즈마리‧세이지‧타임을 섞어 만든 후 건조한 스머지 스틱의 경우 말리기 전 허브의 향기보다 은은한 게 특징이었습니다. 불을 붙여 연기를 바라보고 있으니 요즘 유행하는 불을 보며 멍하게 있는 ‘불멍’을 즐기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매번 허브를 가져다가 만들기 힘들고, 대량으로 유통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겠죠. 그래서 나무를 가루로 만들고 뭉쳐서 편안하게 태울 수 있도록 향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게 인센스예요.” 대나무를 가느다랗게 잘라 가루를 묻힌 것을 죽향, 대나무 없이 가루를 길게 뭉친 것을 선향, 똑같은 형태를 원뿔 모양으로 뭉친 것을 뿔향이라고 해요. 뿔향 중에서도 백플로우는 밑에 구멍을 뚫어서 위‧아래 모두 연기가 나오게 만들었죠. 선향‧뿔향을 피워봤는데 향도 좋지만 향로를 통해 연기가 위‧아래로 나오는 모습이 너무 신비스러웠습니다. 백채희 학생기자가 “냄새가 좋아요. 명상이나 템플스테이 할 때 피워도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맞아요. 실제로 그렇게 많이 하고 있어요. 잡내를 없애기 위해 피우거나, 차를 마시면서 향을 즐기기도 하죠. 화학적인 게 하나도 안 섞인 순수한 나무의 향기지만 집에서 태울 때는 반드시 환기하고, 태운 다음의 잔향을 즐겨보세요. 친구하고 싸웠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음을 평화롭게 하기 위해 태우는 것도 추천해요.”
 
인센스스머지 스틱 만들기
유근피‧상백피‧샌달우드 가루를 넣고 잘 섞어준 후, 물을 넣고 반죽해 뿔향‧선향 형태로 잘 빚어주면 인센스가 완성된다.

유근피‧상백피‧샌달우드 가루를 넣고 잘 섞어준 후, 물을 넣고 반죽해 뿔향‧선향 형태로 잘 빚어주면 인센스가 완성된다.

유근피‧상백피‧샌달우드 가루를 넣고 잘 섞어준 후, 물을 넣고 반죽해 뿔향‧선향 형태로 잘 빚어주면 인센스가 완성된다.

유근피‧상백피‧샌달우드 가루를 넣고 잘 섞어준 후, 물을 넣고 반죽해 뿔향‧선향 형태로 잘 빚어주면 인센스가 완성된다.

향을 즐긴 후 직접 인센스 만들기에 도전해봤습니다. 유근피‧상백피는 점도를 올려주고 가루를 잘 뭉쳐주는 역할을 해요. 사발에 유근피 3숟가락, 상백피 2숟가락을 넣고, 샌달우드에서 나온 자단향‧침향 중 하나를 골라 8숟가락 넣어줍니다. 고심한 끝에 각자 자단향과 침향을 만들어 나눠 갖기로 했어요. 재료를 넣고 절구 방망이로 서로 잘 섞이도록 빻아줍니다. 비닐봉지에 섞은 가루를 넣고 물을 2숟가락 넣은 다음 섞어주세요. 반죽할 때 잘 뭉쳐진다는 느낌이 안 들면 물을 더 넣고요. 어느 정도 뭉쳐지면 랩에 옮겨 찰지게 될 때까지 반죽합니다. 반죽이 끝난 후 조금씩 떼어 동글동글 만지면서 뿔향과 선향의 형태로 빚어주면 되죠. 뿔향에 구멍을 뚫어 백플로우 형태도 만들었어요. 처음엔 잘 안 돼서 힘들어했지만, 꼭 정해진 모양이 있는 게 아니라는 양 대표의 조언에 끈기를 가지고 여러 번 시도한 끝에 나만의 인센스 만들기에 성공했습니다. 2~3일 속까지 바싹 건조하고, 습도가 높을 때는 전자레인지에서 5~10초간 돌려줍니다. 인센스가 타다가 안 탄다면 건조가 덜 된 거예요.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2~3개월 안에 빨리 사용하고, 보관할 때는 실리카겔처럼 수분을 흡수하는 제습제를 넣는 것도 좋습니다.  
로즈마리를 일정량 잡고 원하는 실로 묶어주면서 세이지를 첨가하고, 원하는 모양이 될 때까지 첨가하고 묶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머지 스틱을 만들었다. 생 허브로 만들며, 바싹 건조한 뒤 사용한다.

로즈마리를 일정량 잡고 원하는 실로 묶어주면서 세이지를 첨가하고, 원하는 모양이 될 때까지 첨가하고 묶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머지 스틱을 만들었다. 생 허브로 만들며, 바싹 건조한 뒤 사용한다.

로즈마리를 일정량 잡고 원하는 실로 묶어주면서 세이지를 첨가하고, 원하는 모양이 될 때까지 첨가하고 묶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머지 스틱을 만들었다. 생 허브로 만들며, 바싹 건조한 뒤 사용한다.

로즈마리를 일정량 잡고 원하는 실로 묶어주면서 세이지를 첨가하고, 원하는 모양이 될 때까지 첨가하고 묶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머지 스틱을 만들었다. 생 허브로 만들며, 바싹 건조한 뒤 사용한다.

로즈마리‧세이지를 활용해 스머지 스틱도 만들어봤는데요. 로즈마리를 일정량 잡고 원하는 실로 묶어주면서 세이지를 넣으며 원하는 모양이 될 때까지 첨가하고 묶는 과정을 반복하면 됩니다. 학생기자단이 모양을 잡기 힘들다고 하자 양 대표는 삐죽삐죽 삐져나와도 상관없다고 했죠. 끝부분은 가위로 다듬어주면 됩니다. “집에 남은 허브를 섞어도 좋아요. 이걸 만드는 과정도 힐링이죠. 허브가 마르면서 수축하기 때문에 실은 최대한 단단하게 조여주세요.”
 
나를 치료하는 향기
에센셜 오일 3~4가지를 선택한 후 블렌딩하여 롤온까지 만들어봤다.

에센셜 오일 3~4가지를 선택한 후 블렌딩하여 롤온까지 만들어봤다.

에센셜 오일 3~4가지를 선택한 후 블렌딩하여 롤온까지 만들어봤다.

에센셜 오일 3~4가지를 선택한 후 블렌딩하여 롤온까지 만들어봤다.

현대적인 아로마테라피로 넘어오면 에센셜 오일이 있어요. 꽃‧잎‧열매‧가지 등에서 채취해 특유의 향과 살균‧진정‧이완 등 치유효능을 가진 고농도의 천연 식물성 오일을 말하죠. “진짜 로즈마리 향을 맡아봤죠. 이번엔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은 어떤 향이 나는지 맡아보세요.” 굉장히 고농축이라 눈을 감고 스쳐 지나가듯 향을 맡아줍니다. 다양한 향을 느껴본 후 오늘 나의 마음에 다가오는 에센셜 오일 3~4가지를 선택한 후 블렌딩해 롤온 형태도 만들어봤죠. “매번 다가오는 향기가 다른데, 그게 나에게 필요한 거예요. 어떤 날은 고기가 먹고 싶고 어떨 땐 과일이 먹고 싶은, 음식이 당기는 것과 같죠.” 김온유 학생기자는 라임‧레몬‧오렌지, 백채희 학생기자는 자몽‧오렌지‧레몬을 골랐습니다. “라임과 레몬은 기능이 비슷한데 잠을 일깨우고,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향기예요. 자몽과 오렌지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기능이 있죠.”
 
15방울을 블렌딩하는데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은 향을 좀 더 많이 넣거나, 똑같이 5방울씩 넣는 등 방법은 자유입니다. 수첩에 원하는 조합을 적은 후, 이 조합에 맞게 공병에 오일을 넣고 막대로 50번 정도 섞어줍니다. 여기에 식물성 오일을 넣고 다시 50번 정도 섞은 후 롤온 용기에 넣으면 완성. 나의 시그니처 향기가 될 수 있게 이름도 정했는데요. 김온유 학생기자는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며 ‘무제’로, 백채희 학생기자는 ‘렌지레몽’이라는 깜찍한 이름을 정했죠.  
 
향기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시간들이 필요한데 오늘 저녁에 쓸 때 다르고 모레 쓸 때 향기가 다를 거라고 했습니다. 용기를 굴리며 맥박이 뛰는 손목‧귀 등에 발라서 향을 즐겨주면 됩니다. “남을 끌어들이기 위한 향수와 다르게 내가 흡입하는 정말 나를 위한 향기라고 생각하면 돼요. 뭔가 지치고 오늘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들 때 집에 돌아와서 발라도 좋고, 오렌지‧라임 나무토막을 가방에 넣어 다니는 듯 가지고 다니면서 발라도 좋아요.”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온유(경기도 광성드림학교 6)·백채희(경기도 수원금호초 6)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이번 취재로 잘 몰랐던 아로마테라피에 많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고대부터 사용됐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고, 아로마테라피를 배우고 체험해 본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특히 스머지스틱에 대해서는 처음 알았는데, 모양도 예쁘고 향기도 좋아서 마음에 들었죠. 롤온도 직접 만들며 정말 재미있었는데 학교에 가져가서 친구들에게 발라주니 친구들이 좋아해줘서 정말 뿌듯하고 보람찼어요.   김온유(경기도 광성드림학교 6) 학생기자
 
처음엔 아로마테라피가 뭔지 잘 몰라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스머지 스틱, 인센스 스틱이란 말도 처음 들어봤지만 선생님과 만나서 얘기한 후 궁금증을 풀 수 있게 되었죠. 스머지 스틱을 직접 만들어봤는데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냄새가 매우 강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향이었죠. 인센스는 처음에는 잘 안 됐지만 점차 익숙해갔죠. 구멍을 뚫으면 불에 태울 때 연기가 아래로 간다는 점이 매우 신기했어요. 기회가 되면 또 만들어 보고 싶어요.   백채희(경기도 수원금호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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