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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너무 늦은 것 아닌가

중앙일보 2020.11.23 00:09 종합 34면 지면보기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닷새 연속 300명 선을 웃돌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어제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4일부터 2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지금은 경제 우선보다 방역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이 맞다. 국내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3만 명과 500명 선을 돌파한 상황에서 늦은 감이 있다. 중대본은 “내달 초에 하루 확진자가 600명을 넘을 것”이라며 3차 대유행을 걱정하면서도 며칠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3차 대유행…확진자 닷새째 300명대
‘경제 우선’보다 ‘선제 방역’ 집중해야

앞서 중대본은 지난 19일부터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올렸지만 코로나 확산 차단에 실패했다. 느슨한 단계별 기준을 근거로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 확진자가 억제되지 않고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다음 달 3일 대입 수능을 앞두고 2주간 수능 특별방역 기간을 설정했지만, 대책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아 수능 차질을 우려하는 학부모의 불안감만 키웠다.
 
중대본은 지난 7일부터 거리두기를 기존 세 단계에서 다섯 단계로 세분화한 정책을 도입했는데 방역보다 경제를 우선한다는 의심을 샀다. 실제로 경제 충격을 줄이겠다며 소비쿠폰 카드를 다시 꺼내자 방역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이 크게 무뎌졌다.
 
물론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으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둘을 동시에 얻기 어려울 때는 방역을 우선해야 한다. 방역이 성공해야 경제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처럼 3차 대유행 시기에는 선제 방역이 시급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대규모 집회에 대한 정부의 이중잣대도 방역 정책의 신뢰와 실효성을 떨어뜨렸다. 지난 14일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 집회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기존 보수단체 집회 때와는 사뭇 다르게 대응했다. 정치 진영에 따라 기준을 달리 하니 방역 수칙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정부 스스로 추락시켰다.
 
코로나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월 말 1차 대유행과 8월 2차 대유행에 이어 지금 3차 대유행이 사실상 시작됐다. 또 한 번의 힘겨운 전쟁을 치러야 한다. 24일부터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국민의 일상생활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예컨대 10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가 금지된다. 초·중·고교는 등교 인원이 대폭 제한된다.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매장 영업이 금지되고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당국은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계기로 코로나 관련 사망자 줄이기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확진자가 급증하면 병실 확보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중환자 병실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도 챙겨야 한다. 해외에서 백신을 확보하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은 자신과 공동체를 지킨다는 자세로 다시 한번 거리두기와 일상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래야 다시 웃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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