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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쓰나미 닥친다…신흥국 6곳 디폴트 선언

중앙일보 2020.11.23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빚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올해 안으로 세계 각국이 진 부채를 합산하면 277조 달러(약 30경 9400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1~9월 사이 전 세계 총부채액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이 공격적 통화 팽창에 나선 여파다. 불이 꺼지기도 전에 부채 쓰나미가 각국 경제를 덮칠 수 있다는 잿빛 전망까지 나온다.
 

코로나로 전 세계 돈 풀기 후유증
GDP대비 총부채 1년새 320→365%
미국?유럽 등 선진국도 안심 못해
중국은 신흥국 꿔준 돈 떼일 위기

코로나19발 ‘빚의 쓰나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발 ‘빚의 쓰나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로 인한 부채 증가는 예견됐지만 상승세가 이 정도로 가파를지는 짐작을 못 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는 지난해 말 320%였지만 올해 말엔 365%로 늘 것이란 예상치가 나왔다. 전례 없는 상승 폭이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낸 보고서 내용이다. IIF는 70개국의 450여 개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비영리 국제금융기관 연합기구다. 지난해 전 세계 GDP 대비 총부채는 연내 소폭 등락이 있었지만 320% 선을 크게 넘지 않았다. 올해에만 약 15%가 껑충 뛴 셈이다.
 
문제는 재정이 허약한 신흥국이다. FT에 따르면 신흥국이 내년 말까지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7조 달러에 달한다. ‘코로나 부도’가 두려운 국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아프리카 일부 저개발국의 경우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국가가 이미 여럿이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코로나19 부도 위기감 크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가난한 나라일수록 코로나19 부도 위기감 크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FT는 “잠비아 등 이미 6개 신흥국이 디폴트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잠비아의 에드거 룽구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 온라인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경제는 망가졌고 빈곤층은 늘어났다”며 “잠비아 정부는 세계 각국의 개입을 요청한다”고 공개적으로 SOS를 쳤다.
 
코로나19는 특히 신흥국에 피해를 줬다. 올해 신흥국일수록 세수에서 차지하는 국채 상환 비율이 더 높았다. 빚 갚는 데 허덕이고 있다는 의미다. 루이스 오거니스 JP모건 신흥시장 담당은 FT에 “지금처럼 빚이 늘어난다면 신흥국엔 좀비 기업과 좀비 은행이 넘쳐나게 되면서 더 큰 침체를 맞을 것”으로 우려했다.
 
부채 상승으로 시름 깊어가는 미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부채 상승으로 시름 깊어가는 미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선진국도 맘 놓을 상황은 아니다. 단순 부채만 놓고 보면 신흥국보다 선진국이 더 많이 늘었다. 선진국의 올해 1~9월 GDP 대비 부채 비율은 50%포인트 이상 늘어난 432%였다. 신흥국은 26%포인트 상승한 250%였다.
 
미국 부채가 많이 증가했다. IIF가 분석한 선진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 중 약 절반이 미국 몫이다. IIF는 미국의 총부채액이 지난해 말 71조 달러에서 올해 말엔 80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자인 중국도 편하지는 않다. 디폴트를 이미 선언한 잠비아 등 신흥국들의 주 채권국이 중국이다. 자칫하면 돈 떼일 위기에 처한 셈이다. 국영 중국수출입은행이 잠비아에 제공한 차입금만 30억 달러에 달한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에 진 부채는 모두 1450억 달러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중국은 19일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채무를 상당 부분 유예하거나 탕감해주는 선진국들의 조치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의 신흥국에 대한 ‘채무 상환 유예 이니셔티브(DSSI)’ 얘기다. IIF는 보고서에서 “전 세계 부채 증가 비율은 전례 없이 빠르다”며 “향후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심각한 수준이며 경제 활동에 미칠 영향 역시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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