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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소비자 위해 보험 판매채널 선진화해야

중앙일보 2020.11.23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이순재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이순재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보험은 예기치 않은 사고와 재난에서 재산과 생명을 보호받기 위한 사회 제도다. 수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보험은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가정과 기업의 존립에 안전망 역할을 해오고 있다. 보험 상품은 오랜 기간 개별 보험회사에 소속된 보험 모집인(보험 설계사)에 의해 판매가 이뤄졌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들어와 여러 보험회사를 대리하는 독립적 판매조직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보험시장에서 ‘제판(製販) 분리’, 즉 제조와 판매의 분리는 여러 나라로 확대해가는 추세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험상품을 구매할 때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해 취사선택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스러운 시장의 변화다.
 
독립 판매 채널은 2000년대 초반 법인 보험대리점의 출현과 함께 급속한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불완전 판매 등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대형 법인 보험대리점은 다수의 보험회사를 대리한다. 이때는 개별 보험회사가 해당 보험대리점의 영업 행태를 관리·감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는 대형 법인 보험대리점에 보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회사로서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이 있다. 법인 보험대리점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한 유인책이다. 동시에 소비자 보호의 실효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보험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완전 판매와 소비자 민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보험 판매 전문회사 제도의 도입에는 고려할 요소가 많다.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보험상품 판매업자는 적절한 인가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보험 소비자의 손실이 발생하면 판매 전문회사에 1차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보험 소비자의 대리인으로서 최적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전속 보험 모집인을 중심으로 영업해온 일부 보험회사는 시대적인 변화에 순응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험 판매 전문회사 제도의 도입에 대비하고 판매 전략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 보험시장의 판매 채널 선진화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은 보험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업계에서 논의하는 보험 판매 전문회사 제도의 도입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보험 소비자의 편익 증대와 권익 제고가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순재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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