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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20 회의 중 ‘대선 불복’ 트윗 날리고 골프장행

중앙일보 2020.11.23 00:02 종합 14면 지면보기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G20 정상회의 도중 자리를 비우고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라운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G20 정상회의 도중 자리를 비우고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라운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의 도중 트윗을 하거나 자리를 떠나 골프장으로 향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사우디 국왕 개회 연설 중 글 올려
정상들엔 “오래 함께 일하길 고대”
장관 대리참석시키고 골프장으로
WP “지인에 대선 재출마 뜻 밝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G20 화상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개회사를 하는 동안 책상 위를 응시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9분가량 이어진 사우디 국왕의 개회사가 끝나가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는 “우리는 대규모의 전례 없는 (투표) 사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G20 정상들의 비공개회의가 이어질 때도 트위터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언급하면서 “내 아들은 아주 잘 있다. 감사하다”는 글을 게시했다. 발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낮은 실업률과 수요 급증을 언급하면서 “경제적으로나 전염병 대처에 있어 임기 동안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을 했다”고 자찬했다.
 
이날 회의에서 백신 공유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희망하는 미국인이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다른 나라, 특히 빈곤국과 백신을 공유할 필요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상황에 대해 어떤 것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듯 각국 정상에게 “여러분과 함께 일한 것은 영광이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라고도 말했다. 발언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회의에 대신 참석시킨 뒤 자리를 떴다.
 
이후 그는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대선 이후 주말마다 이 골프장을 찾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도 먼저 자리를 떴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공동성명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트윗을 올렸다. 지난해 프랑스 G7 정상회의를 앞두고는 참모들에게 왜 이 회의에 참석해야 하냐고 회의론을 제기하면서 시간 낭비라는 불만을 토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전염병과 기후변화를 논의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미국 선거 다툼이라는 다른 곳에 가 있었다”며 “이런 회의체에 대한 무관심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인들에게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연내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보도했다.  지금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소송전을 불사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퇴임 후의 삶을 모색 중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출마를 선언할 경우 대선 불복 국면이 전환점을 맞으며, 공화당 내 대선 구도 재편 등 차기 대선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고 WP는 전망했다.
 
한편 펜실베이니아주 연방법원의 매슈 브랜 판사는 21일 트럼프 캠프가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면서 제기한 소송을 “실효성도 없고 추측에 근거한 제소”라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민정·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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