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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부엉이모임' 대놓고 세력화"…58명 참여 '민주주의4.0'

중앙일보 2020.11.22 19:12
더불어민주당 친문재인(친문) 의원들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연구원’(이사장 도종환, 이하 민주주의4.0)이 22일 공식 출범했다. 현역 국회의원 56명을 포함해 친문 정치인만 58명이 모인 매머드급 조직이다. 일단 정책연구원을 표방하긴 했지만, 여권에선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4월), 임시 전당대회(5월), 대선 후보 선출(9월) 등 주요 정치일정 과정에서 민주주의4.0의 역할이 작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주의4.0은 이날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회원 4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창립총회에서 ▶지속해서 혁신하는 정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정치 ▶국민을 책임지는 정치 ▶늘 질문하고 사유하는 정치 등 네 가지의 설립 목적을 밝혔다. 이들은 “질병과 싸워 국민 건강을 지키고, 마이너스 성장으로 가는 국가와 가계의 경제적 어려움을 잘 대처하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다. 국민은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해 나가는가를 보면서 다음 대선에서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와 참석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와 참석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민주주의4.0은 “좌는 악, 우는 선이라고 믿으며 세상을 좌우 이분법으로 보는 냉전 기득권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정권을 엄호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며 “4번째 민주정부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성공하는 정부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다시 집권한다면 집권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명료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위기의 시대에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고 실천하며 우리와 우리 시대가 가야 할 방향을 찾아가자”고 덧붙였다.
 
창립총회 뒤 이어진 심포지엄에서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2025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정재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코로나19 이후 민주주의), 이원재 LAB2050 대표(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휴머노믹스와 프로토콜 경제)의 발제와 이광재·김종민 의원 등의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차기 대선에서 민주주의4.0의 역할론도 나왔다. 이광재 의원은 “정당 연구소는 선거연구소지 국가 미래를 설계하지 않는다. 설계도 없이 집권하니까 모든 대통령 후보가 캠프를 꾸린다”며 “꿈을 설계하기 위해 민주주의4.0이 설계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동근 의원도 “새로운 정부 창출을 캠프 중심으로 하지 말고 당이 주도해서 해야 한다. 민주주의4.0이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황희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황희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민주주의4.0 출범 준비를 주도해 온 황희 의원은 이날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이재명)두 후보가 박스권에 있어서 제3 후보를 찾느냐는 질문이 있는데, 이런 작업이 없어서 박스권에 있는 것”이라며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4.0이 제3 후보 옹립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발언이었다. 
 
다만 그는 “대선 후보 누군가를 띄우기 위해서 사단법인까지 만들진 않는다”며 “여긴 선거운동조직이 아니다. 대선 이후 지속될 조직이라 누굴 찍으라고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인사말에서도 “원래 준비를 1년 전부터 해왔다. 시기의 문제로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 전당대회 마무리되고 국정감사가 끝난 11월이 가장 적절하다 생각했다. 더 늦추면 또 다른 오해가 생길까 봐 부랴부랴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4.0 회원엔 홍영표·도종환·전해철·김종민·최인호·황희 의원 등 기존 ‘부엉이모임’ 멤버였던 재선 이상 의원 외에도 이용선·민형배·정태호·김영배·한준호·고민정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초선 의원도 여럿 이름을 올렸다. 원외 인사로는 김병관 전 의원과 최지은 당 국제대변인이 참여했다. 부엉이모임 멤버였던 박광온 의원은 당 선거사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을 맡고 있어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과거 부엉이모임은 친문의 보이지 않는 세력이었다면 민주주의4.0은 대놓고 세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창립 취지와는 무관하게 선거가 다가올수록 존재감을 과시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호·김홍범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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