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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3차 대유행 날벼락" 9월 악몽 떠올린 자영업자 한숨

중앙일보 2020.11.22 17:20
21일 제주 새별오름에 관광객이 몰려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켜지 않는 모습.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내리고 사진을 찍었다. 독자제공

21일 제주 새별오름에 관광객이 몰려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켜지 않는 모습.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내리고 사진을 찍었다. 독자제공

“연말 앞두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요.”

 
22일 낮 12시 30분 경기도 용인의 한 한식당. 100여석 규모 이 식당에는 주말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4명 있었다. 이 식당 사장은 “올해 겨우 버티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되면) 연말 특수마저 놓칠까 봐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올라가면 오후 9시부터 매장 운영을 할 수 없다.
 

‘3차 대유행’ 불안한 시민

22일 성남시 한 스터디카페 고객 소리를 적는 종이에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는 말이 적혀 있다. 채혜선 기자

22일 성남시 한 스터디카페 고객 소리를 적는 종이에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는 말이 적혀 있다. 채혜선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세가 거세자 방역 당국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현행 1.5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과 수도권 중심의 8∼9월 ‘2차 유행’에 이어 이미 ‘3차 유행’이 진행 중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 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다. 
 
경기도 성남 중원구에서 9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지모(53·여)씨는 지난 9월 ‘2.5단계’ 당시를 “악몽 같았다”고 떠올렸다. 지씨는 “오후 9시에 문을 닫으라는 건 그냥 장사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2단계가 되면) 손님 발길이 뚝 끊긴다. 지난 10월 말부터 매출을 조금씩 회복하나 싶었는데 다시 2단계가 된다고 하니 한숨부터 나온다. 15년 넘게 장사하고 있는데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수험생이나 학부모도 노심초사다. 코로나 19에 걸리면 수년간 쌓아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이날 성남시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 만난 재수생은 “확진자 급증 소식을 접할 때마다 너무 두렵다. 수능 전까지 별 탈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인에 사는 재수생 학부모 오모(49·여)씨는 “아이가 학원갈 땐 최대한 승용차만을 타고 이동하게 하고 있다”며 “수능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감염이 제일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 생활과 보육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없는 맞벌이 부모 사이에서도 걱정이 흘러나온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키우는 김모(45·여)씨는 “코로나 19 초기 땐 시어머니가 집에 있는 아이들을 봐주셨지만, 원격수업이 이어지면서 부탁드리기도 어려워졌다”며 “아이 맡길 데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때가 반복될까 봐 고민이 커진다”고 말했다. 인터넷 맘 카페에도 “아이들과 부모들이 또 고생하게 생겼다” “확진자 증가 뉴스 볼 때마다 보육 걱정해야 하는 워킹맘은 마음이 아프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주말 관광지 ‘북적’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시행 첫 주말인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가 한산하다. 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시행 첫 주말인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가 한산하다. 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시행 후 맞는 첫 주말인 이날 시민들은 실내보다 산이나 야외에서 주말을 보냈다. 경기도 수원시 광교산 등 전국 유명한 산에는 늦가을 단풍을 즐기려는 등산객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에서 거리 두기를 잘 지키지 않는 등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진 분위기도 감지됐다.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에도 관광객이 몰렸다. 제주에서 택시를 끄는 60대 송모씨는 “지난 10월 단풍철부터 제주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어제(21일)도 서울 확진자가 제주 식당을 들렀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도민끼리 모이면 확진자 급증 소식에 불안하다는 말만 한다”고 전했다. 40대 관광객 A씨는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이 왔다”며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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