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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질문하며 재검표 요원 방해"…트럼프 마지막 안간힘

중앙일보 2020.11.22 16: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막판까지 애쓰고 있다. 재검표 소송에 이어 이번에는 선거인단 수 확정 마지막 관문인 ‘개표결과 인증’(vote certification)을 막고 나섰다. 또 자기 뜻을 거역한 공화당 인사에게는 보복성 비난을 퍼붓고 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미시간와주와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결과 인증을 지연시키기 위해 각종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미시간와주와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결과 인증을 지연시키기 위해 각종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주 공화당은 미시간주 개표참관인 위원회에 개표결과 인증을 2주 늦춰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미시간 주는 오는 23일 주 개표결과 인증을 앞두고 있다.
 
개표결과 인증은 각 주의 개표참관인 위원회가 개표 결과에 대한 투표로 선거 결과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선거인단 수를 마감하는 작업이다. 주는 인증을 마친 뒤 늦어도 12월 8일까지 연방 의회에 인증 결과와 주 선거인단 명부를 제출해야 한다.
 
CNN은 “개표결과 인증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인증 작업마저 지연시키려고 한다”고 전했다.
 
미시간주의 웨인 카운티에는 조 바이든 당선인의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 디트로이트가 속해있다. 앞서 공화당은 웨인 카운티의 개표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개표인증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이 소송을 기각한 데 이어 웨인 카운티 개표참관인 위원회의 공화당 위원들마저 입장을 바꾸면서 지난 17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했다.
 
그러자 RNC와 주 공화당이 미시간 주 개표참관인 위원회에 웨인 카운티의 개표 결과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며 개표결과 인증을 미뤄달라고 한 것이다. 미시간 주정부는 개표결과 인증 전에는 감사를 허용할 수 없다며 주 참관인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인증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공화당 참관인, 재검표 방해 공작”

대선 다음날인 지난 4일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중앙 개표소에서 한 참관인이 개표 과정을 감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선 다음날인 지난 4일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중앙 개표소에서 한 참관인이 개표 과정을 감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또다시 재검표 요청 소송이 제기됐다. 소송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번엔 부재자투표를 확대한 법률을 문제 삼았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공화당 측은 펜실베이니아 주 법원과 연방 법원에 수십건의 비슷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 법원이 소송을 받아들인 적은 없다. 이날도 펜실베이니아주 중부지구 연방 판사는 트럼프 대선 캠프가 개표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실효성도 없고 추측에 근거한 제소”라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선거법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소송 역시 이기기 위해 제기한 것이 아니라 개표결과 인증을 지연시키기 위해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일부 재검표장에서는 트럼프 측 참관인의 방해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도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측 참관인들은 규정을 어기고 재검표 요원에게 불필요한 질문과 지적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를 상대로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대담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 현대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이름만 공화당원”…보복성 응징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에 반기를 들었던 공화당 인사들은 보복성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21일(현지시간) 애틀란타에 있는 조지아 주의회 의사당 외곽에서 '부정 선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21일(현지시간) 애틀란타에 있는 조지아 주의회 의사당 외곽에서 '부정 선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나면서 축출 위기에 놓였을 뿐만 아니라 극성 지지자들에게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표적이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이다. 래펜스퍼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선거결과 확정을 막아달라는 요청에도 “부정 선거 증거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조지아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그의 사퇴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그의 가족들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다.
 
래펜스퍼거 장관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2022년 재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내 일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지아주는 지난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했다. 이에 다음날인 21일 트럼프 대통령 측은 조지아주에 “서명 확인 작업이 누락됐다”면서 추가 재검표를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가 공격을 받는 공화당 인사는 래펜스퍼거 장관뿐만이 아니다. 펜실베이니아의 필라델피아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인 공화당원 알 슈미트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트윗 저격’을 받은 뒤 집단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슈미트가 “이번 대선에서 선거 사기 증거가 없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슈미트를 “이름만 공화당원”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거세게 위협했다고 한다. 그는 가족의 안전까지 위험하다고 보고 필라델피아시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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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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