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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식물' 대마…학계 "신약·고부가가치 산업 키울 때"

중앙일보 2020.11.22 16:09
전북대 LED 식물공장에서 대마가 재배되고 있다. 사진 전북대

전북대 LED 식물공장에서 대마가 재배되고 있다. 사진 전북대

국내에서 불법 마약으로만 알려진 대마(大麻)를 난치병 치료제나 식품·화장품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북대 약학대학 신약개발연구소가 지난 18일 전북대에서 연 '대마(Hemp)의 국내외 현황과 새로운 용도 개발 및 산업화 방향'이라는 주제의 학술 토론회에서다. 
 

전북대 신약개발연구소, 학술토론회
전문가들 "연구 활성화와 규제 검토"

조만수 교수 "난치병 치료 CBD 함유
"무조건 반대보다 인식 전환 필요"

장재기 농진청 과장 "농업 신성장 동력"
이향기 부회장 "소비자 보호가 우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마의 유효 성분 연구를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법적 규제 기준에 대한 정립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학계에 따르면 대마는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한해살이 식물로 꽃과 열매·섬유·줄기·잎 등 부위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 480여 종의 천연 화합물로 구성된 대마의 대표 성분은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와 CBD(칸나비디올)다.
 
 국제대마학술연구소 자문위원인 김문년 안동보건소장은 '세계 대마 산업의 현황과 한국의 과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대마의 세계 시장 규모는 344억달러(약 40조원)"라며 "대마에 함유된 CBD 성분의 효능과 안전성이 밝혀지면서 많은 국가에서 규제 완화와 합법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의료용 목적으로 대마 사용을 합법화한 나라는 캐나다와 미국·독일·우루과이·남아프리카 등 56개 국이다. 
 
대마 재배 모습. 사진 김문년 안동보건소장

대마 재배 모습. 사진 김문년 안동보건소장

 김 소장은 대마 성분이 뇌의 노화와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고 뇌전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독일과 미국 학계,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대마의 종자와 뿌리, 줄기 사용은 허용하지만 (대마초 재료로 쓰이는) 대마엽(잎) 사용은 금지한다"며 "천연 물질의 특수성을 감안해 THC 함량(농도 기준)에 따라 마약류를 구분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만수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마의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활용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대마에는 환각 성분(THC)뿐 아니라 치료에 사용되는 성분(CBD)도 함유돼 있다"며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연구기관에 의해 CBD 성분의 치료 효과가 검증됐고 미국·캐나다에선 CBD 오일이 함유된 의약품이 합법적으로 출시돼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심현주 전북대 약대 교수는 'LED 식물공장을 이용한 의료용 대마 재배 및 활용'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의약용 대마라는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전북대 약대가 전북대병원, ㈜아이큐어비앤피와 함께 진행하는 'LED 식물공장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첨단 식의약소재 산업화 기술개발 사업'은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첨단바이오신소재)' 과제에 선정됐다. 5년간 총 68억원을 지원받아 의약용 대마를 포함한 식물공장 생산 작물의 산업화 기반 구축 등을 추진하는 국책 사업이다.  

 
지난 18일 전북대 약대 신약개발연구소가 주최한 '대마의 국내외 현황과 새로운 용도 개발 및 산업화 방향' 학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전북대

지난 18일 전북대 약대 신약개발연구소가 주최한 '대마의 국내외 현황과 새로운 용도 개발 및 산업화 방향' 학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전북대

 토론회에선 "대마가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농업의 신성장 동력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재기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장은 "미국에서 대마 산업이 발전하면서 농업계 대학 출신 등 종사자도 급격히 증가했고 임금도 미국 평균치보다 높았다"며 "대마 산업이 (활성화되면) 농업계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박상기 (주)컨설팅앤컨설턴트 대표는 "대마는 부위별 특징이 상이해 용도가 다양하며 주요 성분인 CBD로 의료용·화장품·식품·생활용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대마 산업 활성화는 필요하지만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은 "대마 제품의 활용을 위해서는 철저한 법·제도 정비가 우선"이라며 "CBD 화합물에 대한 찬반 토론에 앞서 많은 연구가 선행돼야 하고 엄격한 시험 지침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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